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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현동 Nov 02. 2015

무대공포와 노력

무대공포와 노력. 

정신이 혼미해지고 

머리속이 꽉 막혀 버린듯 한 느낌. 

중학교 시절, 

그날은 노래실기가 있던 날이었다. 

한명씩 한명씩, 이름이 호명되었고 

그렇게 내 차례가 왔다

“동구밭 과수원길. 아카시아 꽃이 활짝 폈네........?....”

그런데, 

다음이 생각나지 않았다. 

전날밤 백번도 넘게 연습했던 그 곡의 가사가 

전혀 생각나지 않았다. 

“씨발......” 

그리고 나는 복통을 호소했다. 

그당시 나는 그리 순진하지 않았다. 

나는 아픈척을 해서, 한번의 기회를 더 얻으려고 했다. 

그리고 나에겐 나를 예뻐해주는 음악선생님이 있었다. 

어이가 없다는 듯이 바라보는 몇몇의 시선따위는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 

하지만,  

고등학교 시절, 나는 똑같이 가사를 까먹었고

몸짓으로 나에게 가사를 전해주려고 하던, 

친구들의 노력에도 가사는 내 머릿속을 떠났다. 

나는 그렇게 전교에서 유일하게 노래를 

끝까지 불러보지도 못한 애가 되었다. 

지금은 머릿속을 끄집어 내서, 

굳이 생각해 볼 정도로 오래된 이야기지만.

그때, 난 참 억울했다. 

스스로 참 한심했고 병신 같았다. 

누군가는 시험 보기 10분 전에 스르륵 연습을 하고 

기똥차게 노래를 불렀는데.

밤새 연습을 했던 나는, 

음정 박자는커녕. 노래를 끝마치지도 못하다니.

그렇게 나는 최저 점수와 유일하게 노래를 마치지 못한 

애가 되었다. 

생각해 보면, 지금의 사회도 학창시절과 다르지 않다. 

과거에는 생각지도 못한 직업이 생겨나고, 기회가 창출됐지만. 

노력이 개런티를 보장해 주지 않는 그런 사회.

그래도 조금만 더 해보자는 생각. 

아직 제대로 해보지 못했다는 생각.

그리고 어차피 해도 안된다는 생각. 

머릿속이 복잡하고, 답을 고를 수가 없다. 그래도. 

12살 명민이도 고민이 많은 10월인데, 

나라고 없겠나.  

그냥 그렇게 생각해 보고할 일을 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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