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 테스트 시험장에서는.

[김한별 아나운서의 '아나운서 멘토링' #14]

by 스타킴 starkim


카메라 테스트 시험장에서는..
-첫 번째도 두 번째도 자신감

(김한별 아나운서의 '아나운서 멘토링')


카메라 테스트를 하기 위해 방송국에 도착하면 누구나 위축되기 마련이다. 아침 일찍부터 나름대로 예쁘게, 멋지게 꾸미고 현장에 도착했는데 세상에 예쁘고 멋진 사람이 이렇게 많다는 사실에 놀란다. 여기저기서 입을 풀고, 발성 연습을 하고, 거울을 보며 작은 부분까지도 본인을 체크하는 모습에 기가 죽기도 한다. 나보다 훨씬 자신감 넘치고 당당한 모습을 한 지망생들이 보인다. 그리고 내가 아는 것보다 훨씬 많은 경쟁자를 한 공간에서 만난다는 것은 생각보다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 가뜩이나 경쟁률도 높은 시험, 이 많은 사람 중에 ‘과연 내가 합격할 수 있을까?’ 를 생각하는 순간 긴장감은 더욱 커진다.


그 순간 내가 할 수 있는 100%만 보여주면
그다음은 내 몫이 아니라는 생각이 필요하다.


너무나 당연한 얘기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감’이다. 몇 백 대 일의 경쟁률을 뚫기 위해 자신감은 필수다. 내가 나를 믿지 못 하면 누가 나를 믿고 뽑는다는 말인가. 그리고 중요한 것은 그 순간 내가 할 수 있는 100%만 보여주면 그다음은 내 몫이 아니라는 생각이 필요하다. 내가 가진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보여주려고 하면 그때부터 긴장하고 실수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내가 가지고 있는 화살을 활시위에 얹고 최선을 다해 과녁을 향해서 쏜다. 그다음은 내 몫이 아니다. 날아가는 화살과 과녁에 맞는 것은 더 이상 내 고민이 아니다. 선택은 이제 심사위원에게로 넘어갔다. 나는 화살을 쏘는 순간까지만 집중하면 된다. 거기까지가 내 몫이다. 생각해보자. 나에게 주어진 ‘짧은’ 시간 동안 내가 준비한 것에 몰입해서 준비한 것을 보여주는 사람과, ‘짧은’ 시간 동안 지원자를 평가해서 딱 맞는 인재를 뽑는 사람 중 누가 더 힘들까? 심사위원은 더 힘들다. 심사위원의 마음을 생각하면 긴장감은 많이 줄어든다. 너무 많은 것을 보이려고 하지 말고 본인이 가진 100%만 보여줘도 성공이라는 생각이 필요하다. 화살은 이미 당신을 떠났다.



원고 안에 ‘문제’가 숨어 있다.
-출제자의 의도를 빨리 파악해야 한다.


카메라 테스트에 앞서 원고를 받아들면 2~3개의 문장이 지원자를 기다린다. 저마다의 방식으로 원고를 소화한다. 각종 펜을 이용해서 끊어 읽기와 강조해야 할 단어들을 마치 공부하듯 표시하는 사람도 있고, 짧은 순간 장단음을 표시하기 위해 사전을 찾는 사람도 있다. 전자 기기를 가지고 들어가지 못 하는 시험장에서는 이마저도 할 수 없어 안타까워하는 지원자도 있다. 무조건 큰 소리로 원고를 읽기 시작하는 지원자도 있고 원고를 통째로 머릿속에 집어넣는 지원자도 있다. (실제 필자가 시험 볼 때 원고를 통째로 외워서 원고를 보지 않고 화면만 보고 카메라 테스트를 소화한 지원자가 있었다. 다들 놀라고 박수까지 쳤지만 안타깝게도 그 지원자는 떨어졌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카메라 테스트는 ‘기본기’를 확인하는 시험이다.)

어떤 방법으로 준비하는 것이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다. 지원자에게 주어진 짧은 시간, 자신의 흐름대로 준비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절대 놓쳐서는 안 되는 것이 원고 속에 숨어있는 ‘문제’를 파악하는 것이다. 지원자에게 같은 원고를 주는 것은 같은 얼마나 잘 소화하느냐를 비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잘 소화하는 것’에 대한 평가는 참으로 다양하기 때문에 단순히 잘 하고 못 하고를 느낌으로 평가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카메라 테스트도 시험이기 때문에 채점을 할 수 있는 요소가 필요하다. 즉, 어떤 ‘문제’가 원고 안에 숨어 있다는 것이다.

보통은 원고를 만들면서 ‘어려운 발음’을 곳곳에 배치한다. 원고의 전체 흐름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일반 사람들은 실수하기 쉬운, 그러나 방송인은 절대 실수해서는 안 되는 단어들을 배치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관광’ ‘감기’ ‘지지자’ ‘대한 석탄 공사’ ‘곽진관 과장’ 등 발음이 어려운 단어나 사람 이름, 기관이나 단체, 나라 이름, 숫자, 통계 등을 넣어서 같은 원고 속에서 변별력을 갖는다. 한 문장의 길이를 길게 해서 문장의 의미를 정확하게 전달하는지를 파악하기도 하고, 호흡이나 흐름을 어떻게 적용하는지를 평가하기도 한다. 기본적인 장단음으로 의미가 달라지는 단어를 넣어두기도 한다. 장단음에 따라 의미가 달라진다면 반드시 지켜야 하는 장단음이다. 절대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같은 원고라도 이런 문제나 함정을 파악하고 대비한 지원자의 원고는 그렇지 않은 사람의 원고와 같을 수 없다. 출제자의 의도를 먼저 파악할 수 있다면 답을 내기도 쉬울 것이다. 내가 출제자라는 생각에서 이 원고 안에 숨어있는 ‘문제’가 과연 무엇일까를 파악하는 연습을 해보자.


카메라 테스트도 시험이기 때문에 채점을 할 수 있는 요소가 필요하다.
즉, 어떤 ‘문제’가 원고 안에 숨어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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