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에 임하는 마음가짐

[김한별 아나운서의 '아나운서 노하우' #8]

by 스타킴 starkim


면접, 회사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보여야 한다.

(김한별 아나운서의 '아나운서 멘토링')


지망생 시절부터 들었던 생각이 있다. 면접은 연애와 같다는 점이다. 우리가 연애를 할 때 상대방의 작은 점도 알고 싶고, 알기 위해 모든 세포 안테나를 동원해서 그 사람에게 관심을 갖곤 한다. 상대방이 흘려 하는 말도 놓치지 않고 기억하고, 나의 경우를 적용해서 작은 공통점에도 자신만의 해석을 들이대며 얼굴을 붉히곤 한다. 그런 것처럼 면접은 그 회사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필요하고 더 나아가 그 회사의 프로그램과 아나운서에 대한 관심도 필요하다. 의무감에 하는 것이 아닌 자연스러운 관심과 노력. 무턱대고 하는 아부가 아닌 진심 어린 애정. 그런 마음으로 임하는 면접은 다를 수밖에 없다.



“김한별 씨는 본인의 넥타이가 본인에게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나?”
최종 면접에서 처음으로 받은 질문이었다. 당황하라고 했던 질문이라고 생각했다.
“네, 제 피부 톤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사장님께서는 얼마 전 취임식에서의 파란 넥타이보다 오늘 붉은 넥타이가 더 온화해 보이시는 것 같습니다.”

일제히 웃음이 터졌고 분위기는 좋아졌다. 당황하라고 한 질문이 오히려 분위기를 좋게 만들어준 것이다. 임원 면접에 들어오실 분들의 명단을 추려봤다. 사장님을 비롯해서 반드시 들어오실 분들을 미리 예상하고 그분들의 인터뷰 자료나, 예전에 참여했던 프로그램, 저서 들을 찾아서 읽어봤다. 회사에 대한 조사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했던 과정이었다. 그중 취임식에서의 사장님 넥타이가 파란색이었음이 떠올라서 자연스럽게 대답에 녹여낸 것이다. 이후의 아나운서 실장님의 질문에도 나와 생각이 비슷한 부분의 실장님 인터뷰 내용을 인용해서 대답에 녹여냈다. 흐뭇해하셨던 표정이 떠오른다.



KBS에 합격한 후 인사과에서 부탁받은 ‘신입 아나운서 합격 후기’의 내용을 조금 발췌해봤다. 그랬다. 확실히 준비할 수 있는 부분, 확실히 조사해야 하는 부분은 애정과 관심을 갖고 준비해야 한다. 위의 내용은 임원 면접 구성원과 관련된 내용이지만 실제 내가 하게 될 프로그램이나 다닐 회사에 대한 조사와 관심은 필수다. 이것은 단순히 시험을 합격하기 위함이 아니라 내가 준비하고 있는 시험에 대한 정성과 내 꿈에 대한 태도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어차피 면접에 온 지원자의 실력은 큰 차이가 없다고 들었다. 최종 면접을 여러 번 치르다 보면 비슷한 지원자들을 많이 만난다. 서로 인사도 하고 정보도 교환하며, 때로는 스터디를 구성하기도 했다. 실력에서 큰 차이가 없다면 결국 작은 부분에서의 차이, 그 회사와의 인연이 합격과 탈락을 결정하는 경우도 있다. 그 회사를, 아나운서라는 직업을 간절히 원한다면 진정 사랑하는 사람과의 연애를 꿈꾸며 그 회사와의 연애를 준비해야 한다. 지망생 때의 연애를 꿈꾸던 그 간절함과 노력이 평생의 동반자로서의 회사와 만나게 해줄지도 모를 일이다.



면접은 연애와 같다.
그 회사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필요하고
더 나아가 그 회사의 프로그램과 아나운서에 대한 관심도 필요하다.


면접에 임하는 마음가짐
-작은 것에서 준비가 보인다


회사마다 다르긴 하지만 대부분 카메라 테스트 때부터 지참해야 하는 것이 바로 ‘수험표’다. 워낙 많은 사람이 시험을 보기 때문에 수험표를 가슴에 달고 시험을 보면서 본인을 알리기 위해서다. 근데 막상 카메라 테스트를 가면 이 수험표를 지참하지 않은 사람들도 있다. 시험장에서 급하게 출력을 해서 엉성하게 자르고 구겨진 채로 가슴에 붙이고는 시험을 보는 사람들도 있다. 그것이 잘 못 됐다는 얘기를 하는 게 아니다. 절대 그 행동에 대해 나쁜 뜻으로 하는 말이 아니다. 오해 없길 바란다. 이런 사람이 있다. 시험 접수를 하고 수험표를 미리 출력한다. 컬러 프린터로 출력을 했지만 사진이 선명하지 않으니 그 위해 진짜 사진을 다시 붙인다. 정성스럽게 코팅을 하고 시험장에서는 작고 깔끔한 집게를 준비해서 가슴에 붙인다. 만약 두 사람이 함께 시험을 본다면 적어도 그 시험을 준비하는 마음가짐에 있어서 어떻게 심사위원은 어떻게 바라볼까? 후자는 필자의 얘기다. 적어도 시험에 대해 미리미리 준비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 예측하고 정성스럽게 준비하고 있다는 태도를 누군가에게 보여줄 수 있는 방법들이 많이 있다는 것이다. 작은 부분에서조차 말이다.


작은 것에서도 '준비'가 보인다.


또 하나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인사’였다. 떨리는 시험장에서 긴장감을 다스리기 위한 이유이기도 했지만 시험장에 보이는 모든 분들에게 웃으면서 목례를 했다. 어차피 합격하면 선배가 되는 분들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인사를 하면서 여유를 가지려고 노력했다. 누가 보든 안 보든 시험에 임하는 나만의 작은 의식이었다. 시험 접수를 하고 1차부터 최종까지 합격자 발표는 보통 이메일을 통해 통보된다. 이메일 주소는 필수로 적어야 하는 것이며 자기소개서 맨 앞 장에도 적혀있다. 이메일 주소의 의미를 물어보는 심사위원도 있다고 들었다. KBS 아나운서 시험을 보기 전 이메일 주소를 새로 만들었다. 어차피 합격자 통보를 받을 주소이기도 하고, 누군가 혹시 볼지 모르는 나의 의지를 담자는 의미였다.
‘KBSANNOUNCER@naver.com’ 필자의 실제 이메일 주소다. 강연을 갈 때 학생들에게 질문을 받는 이메일 주소이기도 하다. 아주 작은 부분이지만 최선을 다하고 싶었다. 이 회사, 아나운서라는 꿈이 나에게 얼마나 절실한 지를 보여주고 싶었다. 그런 마음가짐으로 임하는 시험, 나의 마음을 누군가는 조금이라도 알아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의 표현이었다.

진심을 담은 준비는 상대에게 전달되기 마련이다. 물론 방송에서도 마찬가지.


적어도 시험에 대해 미리미리 준비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 예측하고
정성스럽게 준비하고 있다는 태도를 보여줄 수 있는 방법들이 많이 있다.
작은 부분에서조차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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