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별 아나운서 육아 휴직 일기 #10]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막상 육아 휴직을 결정하고
타지에서의 짐을 다 정리했지만
두려운 것은 사실이었다.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남들과 조금 다른 길을 가는 것에 대한 두려움
회사에서 조금 뒤처질 수도 있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
혹시나 아이에게 도움이 되지 못 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
다양한 두려움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하지만 육아 휴직을 결정한 이유도, 목적도 명확했기 때문에
잠시 동안의 두려움 때문에 고민만 할 수는 없었다.
나에게는 지켜야 할 가족이 있었고
그리워만 했던 가족과의 시간이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상하게 평일에는 자주 아팠다.
평소에 감기조차 걸리지 않던 내가.
그런데 또 주말에 가족과 있으면 아무렇지 않았다.
그 누구보다 건강한 평소의 나로 돌아왔다. 진짜 나.
내게 지난 7년은 그 과정의 연속이었다.
아픔과 치유의 연속. 일종의 상사병.
함께 있는 게 너무 당연하지만
그동안 나에게는 허락되지 않았던 가족과의 시간.
7년이 지나 마이크를 잠시 내려놓고서야 허락되는 시간.
지금은 육아휴직 전 마지막 방송을 앞둔 밤.
많은 것을 바라는 게 아니다.
그저, 가족과 함께 살고 싶을 뿐이다.
지지고 볶고 힘들더라도 '남들처럼' 살고 싶을 뿐이다.
가족과 함께.
단지, 그것뿐이다.
육아 휴직을 하루 앞둔 날의 일기.
육아 휴직만 하면 모든 것이 다 잘 될 거라고 생각했다.
무조건 '열심히'만 하면 되는 줄 알았다.
그땐 그랬다.
하지만...
육아 휴직만 하면 모든 것이 다 잘 될 거라고 생각했다.
무조건 '열심히'만 하면 되는 줄 알았다.
그땐 그랬다.
하지만...
하지만...
육아는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일단 내 몸이 육아를 위한 그것이 아니었다.
새벽 뉴스 때문에 시차가 바뀌어 있던 나는
윤슬이가 자기도 전에 잠들기 일쑤였고,
때문에 아내는 나와 윤슬이를 모두 봐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아내와 함께 육아를 하기 위해 육아 휴직을 냈는데
오히려 내가 짐이 되는 상황이었다.
미안했다.
일단 몸을 만들어야 했다.
육아도 체력이 있어야 가능하다는 것을 알았다.
운동을 시작했다.
'열심히'만 하지 않고
'완급조절'을 하면서 틈틈이 잠도 잤다.
적어도 아이보다 먼저 잠드는 일은 없어야 했다.
육아 일기의 시작이 늦은 것도 그 때문이었다.
내 몸 하나 가누지 못하는 사람이,
아이 하나 돌볼 수 없는 사람이 일기는 무슨 일기.
육아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조금씩 적응되어 간다는 점.
아이와도 조금씩 호흡이 맞아간다는 점.
무엇보다 아이와, 아내와,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참 행복하다는 점이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이 소중한 시간이 주어졌음에 감사하게 됐다는 점이다.
아직 많이 미숙하지만
조금씩 육아가 늘어가는 내 모습이 싫지 않았다.
그렇게 조금씩 그 남자는
육아대디로, 라떼파파로 성장해가고 있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조금씩.
나에게는 지켜야 할 가족이 있었고
그리워만 했던 가족과의 시간이 기다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