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102 두 번째 글쓰기
어른이라, 어릴 때 어른이라는 단어에 대해서 생각해 본 기억은 나지 않는다. 연관해서 생각나는 건 국민학교 다닐 때, 존경하는 사람을 써내는 칸에 아버지, 어머니를 써내는 친구들이 그렇게 많았다는 거였다.
그때는 별생각 없이 지나갔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내가 부러워하던 화목한 가정의 일부가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다.
나는 어릴 때 툭하면 혼나기 일쑤였고, 나이가 들어서는 이렇게 계속 살아야 하나, 생각하던 시절도 꽤 길게 가지고 있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나에게 문제가 있다는 게 느껴졌고, 주변의 권유로 상담을 시작하면서, 아, 우리 집에 문제가 많은 거였구나, 나는 오랫동안 우울했구나를 깨달으며, 많이 울던 시간들이 생각난다.
감정 조절을 어려워하던 엄마, 그걸 외면하고 술과 외박을 일삼던 아빠, 우리 집엔 좋은 어른의 롤모델이 없었다.
다행히도 사회에 나와서 좋은 경험들을 쌓으며, 일말의 희망이 쌓여 나갔던 것 같기도 하다.
나의 영어 설명이 쉽고 좋다고 진심으로 칭찬해 주던 영어학원 같은 반 아저씨, 연말마다 울고불고 회사 못 다니겠다고 징징거리던 나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들어주시고, 있는 그대로 수용해 주시던 임원분, 부부 사이에 존댓말을 하며 부드럽게 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시던 친구의 부모님까지.
하나하나 떠올려 보니 본인의 중심이 있고, 타인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는, 자존감이 높은 사람을 나는 좋은 어른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