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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기원 | 서은국

by Erica


왜, 인간은 행복을 느끼는가?


어떻게?


무엇으로?가 아니라


왜?


너무 당연하다 생각한 것일까? Why란 질문이 신선하게 다가와서 궁금했다.


행복은 우리가 평생을 좇는 감정이다. 많은 사람들이 행복을 삶의 목표로 삼고, 더 많이 가지고, 더 높이 올라가면 행복할 것이라 믿는다. 하지만 서은국 교수는 행복의 기원에서 행복이란 우리가 달성해야 할 목표가 아니라, 생존과 번식을 위한 신호일뿐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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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하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살기 위해 행복감을 느끼도록
설계된 것이 인간이다.





전체적인 책의 구성


1장. 행복은 생각인가

2장. 인간은 100퍼센트 동물이다

3장. 다윈과 아리스토텔레스, 그리고 행복

4장. 동전 탐지기로 찾는 행복

5장. 결국은 사람이다

6장. 행복은 아이스크림이다

7장. ‘사람쟁이’ 성격

8장. 한국인의 행복

9장. 오컴의 날로 행복을 베다




책 속으로


이상적인 삶은 시대에 따라 변한다. 중세 때의 키워드는 구원, 최근에는 행복, 그리고 또 시간이 흐르면 무엇이 될지. 행복이 중요하지만, 그것을 유일한 인생 나침반으로 삼을 필요는 없다. 즐겁고, 화나고, 웃다가 우는 것이 인생이다. 이 모든 순간들, 뇌가 필요해서 찍어 놓는 인생의 인증 샷들이다. 버릴 장면이 없다. 이 매력적인 여정을 경험하는 것 자체가 생명을 가진 자에게만 주어지는 특권이다.

QnA


행복은 나를 세상에 증명하는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이 아니다. 어떤 잣대를 가지고 옳고 그름을 판단할 필요도 없고, 누구와 우위를 매길 수도 없는 지극히 사적인 경험이 행복이다. 내가 에스프레소가 좋은 이유를 남에게 장황하게 설명할 필요도 없고, 그들의 허락이나 인정을 받을 필요도 없다.

8장. 한국인의 행복



사람은 행복의 절대 조건이지만, 나의 모든 것을 버리고 오직 남을 '위해' 사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각자가 가진 독특한 꿈, 가치와 이상을 있는 그대로 서로 존중하며 이해하는 것. 이것이 사람과 '함께' 사는 모습이다. 그래야 사람의 가장 단맛을 서로 느끼며 살 수 있다.

8장. 한국인의 행복



생명체는 행복하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다. 호모사피엔스의 존재 이유도 벌, 선인장, 꽃게와 마찬가지로 생존이다. 당연한 얘기다. 하지만 이것을 행복과 연결시키면 당연하지 않은 결론이 나온다. 이 새로운 관점으로 보면 행복은 삶의 최종적인 이유도 목적도 아니고, 다만 생존을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한 정신적 도구일 뿐이다. 행복하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생존하기 위해 필요한 상황에서 행복을 느껴야만 했던 것이다.

4장 동전 탐지기로 찾는 행복




책장을 덮으며


저자는 행복을 진화의 관점에서 설명한다.


인간은 생존에 유리한 환경에 있을 때 행복을 느끼도록 설계되었다.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할 때, 목표를 달성했을 때 느끼는 행복감은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우리를 계속 살아가게 만들기 위한 동기 부여의 도구다.


이러한 행복은 오래 지속되지 않는데, 이를 ‘쾌락 적응’이라고 한다. 이는 인간이 정체되지 않고 끊임없이 발전하도록 만든 진화적 메커니즘이다.


많은 연구자들이 돈과 행복과의 관계를 궁금해했다. 돈이 많을수록 행복하다 느끼는지에 대한 연구 결과는 일정 수준 이상의 부는 행복 증가와 큰 상관이 없음을 보여준다. 돈이 없으면 불행할 가능성이 크지만, 일정 수준 이상의 경제적 안정이 보장되면 돈이 행복을 결정하는 요소는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돈보다는 관계가 행복에 더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우리는 사회적 동물이며, 가족, 친구, 연인과의 관계 속에서 가장 큰 행복을 느끼도록 설계되었다는 것이다. 결국 좋은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행복한 삶을 사는 핵심 열쇠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현대인은 왜 더 풍요로워졌음에도 불구하고 더 행복하지 않을까? 이는 끊임없는 경쟁과 비교, 과도한 목표 추구로 인해 만족할 줄 모르는 삶을 살기 때문이다. 지금보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하고, 목표를 이루기 전까지는 불행할 수밖에 없다고 믿는다. 하지만 행복은 목표가 아니라 과정 속에 있다. 특정한 상태에 도달했을 때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순간순간의 작은 기쁨을 발견할 때 느껴지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의 결론은 음식과 사람이다.


이 책의 내용과 지금까지의 다양한 연구 결과들을 총체적으로 생각했을 때, 그것은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음식을 먹는 장면이다. 문명에 묻혀 살지만, 우리의 원시적인 뇌가 여전히 가장 흥분하며 즐거워하는 것은 바로 이 두 가지다. 음식, 그리고 사람.


책장을 덮는 기분이,

눈앞에 핸드폰을 두고 어디에 있는지 찾아다니다가, "어라! 여기 있었네." 하면서 놀랄 때와 같았다.

그러게, 이렇게 당연하고, 단순한 것을.

때론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는 것이 답에서 더 멀어질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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