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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르 Jan 28. 2022

9. 지속가능 스마트시티의 미래

자원순환 탄소중립 도시

  세계는 지금 지구를 지속가능하게 하자는 담론으로 뜨겁다. 코로나 상황에서 스마트시티를 추구하는 도시들은 지속가능성에 필요한 기술과 시민참여 방법을 찾기 위해 서로 경쟁하고 있다. 지구온난화, 온실가스배출, 자원순환(메타볼릭 Metabolic), 탄소중립, 15분도시 같은 말은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시민들의 일상과는 멀리 있는 일부 비영리단체나 환경론자의 관심 영역이었다. 정확하게는 2015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2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에서 탄소중립 의무국가 범위가 확대되고, <2018년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에서 2030년까지 온실감축 목표를 기준년도 대비 45%로 권고하면서 이 문제는 세계 전면에 떠올랐다. 그동안 미온적이였던 한국은 2020년 10년 대통령 국회시정연설에서 탄소중립 국가선언을 하였다.    


주요 국제 기후변화 협상의 전개


  올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CES 2022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영역은 지속가능한 친환경기술의 약진이다. 지속 가능한 발전(sustainable development)은 환경을 보호하고 빈곤을 구제하며, 장기적으로는 성장을 이유로 단기적인 자연자원을 파괴하지 않는 경제적인 성장을 창출하기 위한 방법들의 집합이다.

  외부환경 변화를 수용하여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시민중심의 스마트시티에서 지속가능성은 매우 중요한 목표이다. 이는 공간을 점유하는 개발중심 도시 개발에서 지속가능한 생태계를 구현하는 도시개발로 도시개발방식으로 변화함을 의미하며, 나아가 도시 서비스도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를 동시에 요구함을 말한다.

 한편 지구온난화와 온실가스배출의 직접적인 연관성에 대한 회의론자가 많다. 지구온난화 문제를 지구생명의 소멸기, 즉 빙하기와 간빙기의 주기로 이해하려는 지질학자들이 있다. 과학자 사이에는 이런 주장이 오히려 우세한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하지만 과학적 자료 없이 정황상으로 판단해도 지구온난화의 원인은 명백히 인간에게 있다. 5~6년마다 IPCC는 기후연구보고서를 발표하는데
 2013년 5차보고서에 인간활동이 지구온난화 원인임을 95%의 신뢰도로 검증 발표하였고, 2021년 6차보고서에서는 99%의 신뢰도로 발표하였다.
사실 1차 보고서부터 계속해서 '인간이 지구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인과성을 조사했지만 구체적인 발표는 자중하여 왔다.
결론적으로 지구온난화는 지구자체의 생명주기 활동과 산업화 이후 인간 생산활동 증대 둘 다 영향을 주고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지구의 제4빙하기는 11만년전에 시작하여 1만2천년전에 끝났다. 그 중간 지점인 4만년전에 지구 온도는 안정화되어 그전 온도에 비해 4도 가까이 상승하고 약 1만년 전부터 농사를 지을 수 있는 안정된 기후환경을 제공하였다. 하지만 산업화가 시작된 1850년부터 지구 온난화는 급격하게 가파르게 상승했다. 지구연대기로 볼 때 4만년을 가만히 있다가 급격하게 상승한다는 것은 자체만의 생명주기로 보기 어려운 이유이다.
 1850년의 이산화탄소의 농도는 공기 분자 100만개 중 285개 즉 285ppm정도였다. 그때 학자들이 350ppm을 넘기면 지구가 위험하다고 주장하였다. 하지만 지금 탄소배출은 400ppm이 훨씬 넘어 섰다.


 자원순환 탄소중립도시

 오늘날 스마트시티를 추구하는 도시들이 탄소중립도시를 주목하는 이유는 도시의 지속가능성 확보 때문이다. 스마트시티는 외부환경 변화를 수용하여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며 도시성장과 시민공동체 다양성을 수용해야 한다. 도시는 민관의 행정거버넌스(都)와 시장경제시스템(市)의 복합생태계이다. 도시는 흥망성쇠를 거듭하여 왔으며 오늘날 세계 도시들은 자원 수급과 공급의 내적 완결성을 추구함과 동시에 네트워크를 통한 외연확대를 추구하며 도시공화국으로 진화하고 있다. 도시가 자기완결성은 개방성과 창의력을 바탕으로 단단한 시민력, 이를 수용하는 민주적인 절차, 지속가능한 발전 실현, 도시문제를 공동체 참여방식으로 해결하는 혁신플랫폼이 필요하다. 


  세계 스마트 도시는 지구온난화  문제를 도시의 지속가능발전(sustainable development)에 심대한 영향을 주는 문제로 인식하고 이 문제 해결을 위한 스마트 로드맵 설정에 집중하고 있다. 말하자면 지구온난화는 전지구적이면서도 도시적이고, 그러면서도 시민 한사람 한사람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가 요구되는 어젠다이다.

  지구온난화는 대기에 존재하는 온실기체에 의해 지구복사에너지의 일부가 지구 밖으로 방출되지 못하고 재흡수되면서 지구 내부의 기온이 상승하며 발생하는 현상이다. 지구에서 사용되는 에너지의 대부분은 태양의 복사에너지로부터 온다. 이렇게 입사된 에너지는 지구표면에 일부 축적된 다음 적외선의 영역을 통해 천천히 우주로 다시 복사되면서 지구표면의 온도가 일정하게 유지된다. 지구의 공기층 상단에 상당히 두터운 대기층이 비닐막처럼  존재하는데, 지구에서 방출된 적외선의 복사에너지가 여기서 일부 흡수되고 천천히 지구밖으로 나가면서 온실효과가 발생한다.

온실효과 (Green House effect)

  태양으로부터 지구에 복사된 에너지가 두터운 대기층에 의해 천천히 지구 밖으로 배출되면서 지구온도를 일정량 유지하는 온실효과가 안정화된 시기는 불과 1만년전이다. 안정적인 균형의 온실효과는 인간이 농사를 짓거나 자연생태를 유지 가능하도록 돕는다. 이러한 온실효과의 방출과 흡수의 균형이 깨지면서 지구온난화 현상이 발생하는데 이는 재흡수 효율이 다른 기체보다 월등히 좋은 이산화탄소 같은 기체들에 의해 일어나고 있다. 즉 이산화탄소가 많이 발생하면 지구밖으로 서서히 빠져나가야할 복사에너지가 빠르게 재흡수되어 지표면의 온도를 상승시키는 작용을 한다.

산업화 이전 관측된 전지구 월평균 지표온도변화

유엔의 지구온도 변화 억제 목표는 명확하다. 1850년 산업화 기준에서 1.5도 이상 올리면 지구는 돌이킬 수 없는 지점에 도달한다. 지구 온도가 올라가면  빙하가 녹아 해수면의 상승하여 지표면의 줄어드는 정도의 문제가 아니다. 지구 맨틀아래에 있는 이산화탄소, 메탄 등 유해한 기체가 온도상승으로 약해진 지구 동토층을 뚫고 올라와 대기중에 흡수되어 지구 온난화를 가속화 시킨다는 점이다. 산업화 이후 지금까지 지구온도는 1.12도 상승하였는데, 학자들은 앞으로 탄소를 420기가톤을 더 배출하면 1.5도를 넘길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지금 전세계는 매년 42기가톤의 탄소를 생산하고 있다. 남은 시간은 고작 10년정도이다.

이러한 문제인식하에 2018년 48차 IPCC(송도)에서 2030년 탄소배출 50%감축, 2050년 탄소제로를 목표로 제시되었다. 이 기준에 따라 한국은 2018년 기준 온실가스배출 7.26억톤에서 IPCC권고안 50%보다 낮은 40% 감축을 2030년까지 달성하겠다고 보고하였다. 에너지전환, 산업 영역에서 배출이 많은 한국에서 이 목표는 달성가능성이 낮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여기에 바로 스마트시티 기술의 역할이 중요해진다.


 ◆  스마트시티 기술은 탄소중립을 어떻게 지원하나?

  지구온난화를 억제하기 위한 인간활동의 절제는 전지구적인 이슈다. 시민행동과 스마트한 기술, 그리고 목표를 향한 집결된 노력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나 하나 안해도 되겠지, 우리도시 아니더라도 다른 누군가 하겠지 하는 생각이 전체의 균열을 가져온다. 전체는 부분의 합 이상이다.

한국의 2050 탄소중립 선언과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수립 과정


우리나라는 2050년 탄소중립을 위한 시나리오를 2021. 10월 발표하였다. 시나리오는 2개 안이 있으며 2가지 모두 국내 순배출량을 0으로 목표하고 있다. A안은 화력발전을 전면 중단하는 반면, B안은 화력 발전이 일부 잔존하는 대신 이산화탄소 포집 및 활용‧저장(CCUS) 등 기술을 적극 활용하는 방안이다.  

하지만 전체 탄소배출 37% 비중을 차지하는 에너지 전환의 노력과 함께 전체 배출의 56%를 차지하는 산업, 건물, 수송 등에 스마트기술을 적용하는 탄소배출을 절감하는 구체적인 대안마련이 필요하다.

스마트시티를 추구하는 모든 도시들이 2050년을 목표로 탄소중립을 실천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몇몇 도시들, 헬싱키 2035년, 비엔나 2040년을 탄소중립 목표연한으로 앞당겨 제시하고 있다. 이웃하는 광주는 2045년 탄소중립을 선언하였다.

  스마트시티 기술은 어떻게 탄소중립에 기여하는가? 우리나라에서 탄소배출에서 93%이상을 차지하는 에너지생산, 산업, 건물, 수송 분야에 바로 스마트시티 기술이 적용될 필요가 있다.


 에너지생산 분야에 전환의 우선순위는 같은 에너지를 만드는데 천연가스 보다 2배이상 온실가스를 방출하는 석탄발전소의 퇴출과 현재 6%정도를 차지하는 재생에너지 생산 비중을 최소한 OECD 평균인 25%까지 끌어올리는 일이다. 또한 도시에 스마트시티 기술을 이용하여 지능형 전략망(스마트 그리드)을 구축하고 간헐성 재생 에너지의 생산량을 결합정보로 관리하면서 초과 예비율관리로 낭비되는 에너지를 효율화 시키는 일이다.

  산업분야에서 온실가스 배출을 가장 많은 산업군은 철강, 석유화학, 시멘트 등이다. 일회용 플라스틱을 만드는 석유화학제품을 줄이고 썩는 플라스틱제품 사용을 일상화하며 한번 만든 물건을 고치고 수리해서 재사용성을 높여야 한다. 스마트기기는 작은 부품 교체만으로 재사용이 가능하도록 사용연한을 늘여야 한다. 건축분야도 마찬가지다. 건물을 철거하고 새로운 시멘트와 철제를 투입하는 건축방식보다 ICT기술과 결합한 건물 리모델링으로 원료 가공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을 줄인다.  

디지털전환의 핵심인 ICT산업도 탄소배출이 많은 산업군으로 등장하고 있다.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하나를 위해 1기가와트의 발전소가 필요하다. 1기가와트면 대구시 전체 전력사용량의 절반에 해당된다. 우리에게 익숙한 딥러닝 알고리즘 운영 등도 비효율적인 에너지 낭비요소가 많다. 이러한 에너지 문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구글 같은 회사는 2010년부터 태양광과 풍력 발전설비에 투자하여 100% 재생에너지로 자체 에너지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구글 뿐만 아니라 애플, 아마존, SKT도 韓친환경에너지에 투자를 적극적으로 동참하며 재생에너지 사용 100% 캠페인(RE 100)에 동참하고 있다. 향후 이들의 협력업체까지도 RE100을 요구하는 수준으로 확대할 것이 예상된다.

  최근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해 스마트시티 기술이 가장 활발하게 실증되고 있는 분야는 교통수송이다. 탄소중립을 위한 교통수송분야의 우선과제는 모든 내연자동차를 전기차로 대체하는 것이다. 이는 재생에너지로 생산하는 발전기술, 전기저장장치인 밧데리 기술 등이 전제되어야 한다. 다음으로 탄소중립을 위해 무엇보다 이동의 필요성을 작게 만들고 대중교통수송 분담율을 높이는 도시개발 방식으로 획기적인 변화가 요구된다. 도시내 대중교통 수송분담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자동차, 퍼스널 모빌리티(PM), 자전거를 포함 모든 이동수단을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하는 서비스로서의 이동 수단(MaaS) 시스템을 도입이 필요하다. MaaS를 이용하면 스마트폰 하나로 카셰어링뿐 아니라 철도, 택시, 자전거, 전동 스쿠터, 주차장, 라이드셰어, 렌터카, 그리고 숙박에 이르기까지 포괄적인 이동 서비스를 제공이 가능하다. 또한 시민들에게 장거리 이동의 수요를 줄이며 15분내에 자동차 없이도 보행이나 자전거로 근로, 여가, 교육, 주거, 문화활동이 가능한 ‘파리 15분 도시’ 같은 도시계획의 전환이 필요하다.


 탄소중립 스마트시티 대구를 위한 소셜픽셔닝

 대구시는 작년 11월에 탄소중립 비전을 선포하고, 구체적인 이행계획을 수립 중에 있다. 탄소중립 이행은 지속가능한 스마트시티 발전계획과 결합이 필요하다. 지속가능한 스마트시티를 위해 탄소중립은 단순히 지구온난화를 방어하는 기술적 노력만으로 도달할 수는 없다. 여기에는 시대 변화를 수용하는 시민행동과 이를 받쳐주는 스마트 기술의 결합이 있어야 가능하다.

 

  100% 재생에너지로 보급되는 전기자율차가 도시외곽에 주차장에 있다가 필요시 도심안으로 들어와 수송을 담당하는 공유도시, 15분 거리에 보행과 자전거로 근로, 여가, 교육, 주거, 문화활동이 가능한 복합모듈 지구들로 구조화된 도시, 지구별로 특화되어 다양성과 조화로운 도시, 자원순환을 통해 자체 생산 보급률을 50% 높이는 팹시티, 자전거도로와 보행으로 도로는 축소(diet)되지만 지능교통망으로 차량의 흐름은 더 좋아진 도시,  도심에 빈집과 공유지를 중심으로 다양한 시민활동이 허가되고 메타버스와 NFT를 공간에 콘텐츠가 입혀지는 입체적인 도시 등 탄소중립 스마트시티 대구를 먼 미래관점에서 상상해본다. 꿈꾸는 자가 만든다. (2022. 1. 28. 초안)


참고

2050 탄소중립위원회

RE100 구글 재생에너지 100%

구글은 왜 원전을 선택했나

한국의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내용과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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