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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르 Aug 09. 2021

2.스마트시민은 어떻게 만들어지나?

스마트시민을 돕는 스마트커뮤니케이션 플랫폼

 스마트시티는 시민을 중심에 두고 도시문제해결과 도시설계운영에 정보통신기술을 적용한 똑똑하고 따뜻하며 지속가능한 친환경 도시를 말한다. 스마트시티는 스마트시민이 사는 도시다. 스마트시민은 도시 문제해결을 위해 재치 있고 지혜로우며 독립적인 행동을 하는 사람을 말한다. 스마트시민은 저절로 나타나지 않는다. 멀리서 보면 좋아 보여도 그냥 되지 않는 것이 세상이치다.  

잘 구현된 스마트시티에는 스마티시민을 만드는 잘 설계된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이 있다. 암스테르담 스마트시티 커뮤니티(네덜란드)는 ASC 웹페이지를 통해 의견을 수렴하고 실생활현장 체험랩에서 시민들과 프로젝트를 공유하며, 포럼 비리움 헬싱키(핀란드)는 다양한 실험 프로그램을 통해 정부·자치단체·주민·시민단체·대학·기업이 기획단계부터 공동으로 사업을 추진한다. 이들은 모두 잘 정비된 스마트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을 통해 시민들을 훈련하고 함께 문제해결과정을 이끌어 간다.


◆ 수요와 공급이 자연스럽게 만나는 플랫폼


 플랫폼에 대한 오해가 많다. 플랫폼은 Plat과 Form의 합성어이다. 그리스어로 Plat은 평평한 땅을, Form은 이데아라는 뜻한다. 즉, 플랫폼은 평평한 이상세계를 의미한다. 때문에 플랫폼에 참여자는 평등하고 공평하며, 모두가 행복해지는 이상 세계를 추구한다. 플랫폼은 자생적인 생명을 가지고 상호배려 원칙 속에 자율적으로 운영된다. 플랫폼이 잘 작동하려면 플랫폼의 양 끝 변방에 있는 수요와 공급이 중심 쪽으로 자연스럽게 낙하하는 오목한 모양(Concave plate)에 되어야 한다. 자연스럽게 낙하하려면 매력적인 새로운 가치가 변병에서 중심으로 이동이 쉬워야 하고 가치에 접근하는 사람들에 의해 네트워크 효과가 생기도록 설계해야 한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공공이 주도하는 대부분의 플랫폼은 수요와 공급을 이끌고 산으로 올라가는 볼록한 모양(Convex plate)이다. 중간 조직이나 공공이 앞서나가 주인공이 되려는 순간 플랫폼은 무너진다. 이러한 플랫폼의 유효 기간은 공적 예산이 투입될 때까지다. 예산이 투입되지 않으면 수요와 공급은 모래알처럼 흩어지고, 구축된 플랫폼은 사막 위의 성처럼 고요하다.          

플랫폼에 대한 정의

 

 스마트시민 한 사람이 모든 도시 문제에 개입(앙가주망, engagement)할 수는 없다. 그래서 스마티시민은 커뮤니티로 연결된다. 우리 동네 문제, 우리 도시공동체 문제, 나의 문제를 가장 잘 알고 오래 고민한 사람, 혹은 그 문제를 해결하고픈 사람들이 쉽게 커뮤니티를 만들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도시가 스마트시티다. 시민이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커뮤니티를 쉽게 만날 수 있는가, 그리고 필요한 스마트한 기술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가는 스마트시티 수준을 결정하는 중요한 단서이다. 스마트 기술은 문제 해결책을 만드는 과정에서 왼손으로 거들기 때문에 중요한 요소이다. 그러나 기술을 위해 없는 문제를 만들지 말아야 한다. 기술을 위해 문제를 확증편향해서도 안 된다. 기술전문가만이 스마트시민이 되는 것은 아니다. 


◆ 스마트시민을 양성하는 대구 스마트 커뮤니케이션 플랫폼


도시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스마트 시민을 양성하는 플랫폼이 있느냐 없느냐는 도시의 건강상태를 가늠하는 척도이다. 스마트 도시가 성공하려면 문제 해결 역량을 가진 스마트 시민을 양성하는 스마트커뮤니케이션 플랫폼이 잘 작동해야 한다. 대구는 민선6기전부터 도시문제를 함께 해결하며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 실현을 동시에 추구하는 스마트커뮤니케이션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대구 스마트커뮤니케이션 플랫폼에는 도시혁신플랫폼·도시문제발굴단·도시문제은행·코드포대구(공익데이터실험실, 시빅해킹)·시빅센싱·리빙랩·교차실증 상용화 등 일곱 개 과정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있다. 

스마트커뮤니케이션

 스마트커뮤니케이션의 첫 단추는 시민들을 자극하고 훈련하며 문제 중심의 커뮤니티 형성을 도와주는 도시혁신플랫폼(포럼 창조도시를 만드는 사람들)이다. 소셜다이닝지원, 마법학교, 리빙랩시민학교, 실패자산의 날, 창조도시 글로벌포럼 등 다양한 세부 프로그램을 통해 지금까지 삼천 명이 넘는 시민들을 스마트시민으로 훈련하였다.  


다음으로 도시의 점·선·면을 따라 발생하는 문제를 시민의 언어로 정의하는 도시문제발굴단과 이들이 만들어낸 도시문제은행이 있다. 도시문제발굴단은 시민 스스로 문제를 찾고, 전문가 및 행정가와 함께 해결책을 설계하는 훈련과정으로 2019년부터 매년 운영되었다. 지금까지 450여명이 참여하였으며 200여명이 시민과학자가 태어났다.


공익데이터실험실은 도시문제발굴단이 정의한 도시문제해결에 필요한 데이터를 찾거나 요구하는 시민들로 구성된다. 공익데이터실험실이 찾거나 만든 데이터 재료는 실제 프로그램으로 코딩하는 시빅해킹과 기업·시민·공공·연구기관이 해결책을 구체화하는 시빅센싱으로 연결된다. 이렇게 구체화된 해결책은 리빙랩 활동을 통해 생활 현장에서 여러 번 사용성을 검증하며 해결책을 고쳐간다.  


리빙랩으로 검증된 솔루션은 도시 전역에 확산하거나 다른 도시로 이식하는 교차실증을 추진함으로써 기업과 연구기관의 서비스상용화를 지원한다. 지금까지 대구는 소셜리빙랩, 골목리빙랩, 스마트리빙랩 등 다양한 리빙랩 122개를 운영하였으며, 특히 코로나로 엄중한 올해에도 40여개 신규 리빙랩을 추진하였다. 리빙랩 운영기관으로 구성된 대구리빙랩네트워크(DNL) 사무국은 매주 비대면 세미나를 개최하며 사례와 경험을 상호 학습하고 있다. 


스마트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의 지향점은 도시를 지속가능하게 하고 혁신이 쉬운 도시를 만드는데 있다. 혁신이 쉬운 도시란 시민이 자발적이고 즉각적으로 의제(agenda)를 만들고 이해관계자 커뮤니티를 쉽게 만날 수 있으며, 문제정의와 해결책을 생활속 실험실을 통해 쉽게 적용하고 결과를 피드백하여 반영함으로써 새로운 혁신을 쉽게 만들 수 있는 도시환경을 말한다.

이상과 같은 대구의 스마트커뮤니케이션 활동 결과로 유네스코 창의도시선정, 대한민국 스마트시티 혁신성장동력 프로젝트 선정, 유럽리빙랩네트워크(ENoLL)와 G20 스마트시티 멤버 가입 등의 성과를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코로나 위기를 가장 먼저 맞은 대구가 가장 슬기롭고 가장 빠르게 극복하는 저력 있는 시민력을 연결하는 주요한 채널이 되기도 하였다. 

공동체와 도시의 문제로 가슴이 뜨거웠던 적이 있는가. 도시가 새롭게 바뀌었으면 하는 마음이 있는가. 만약 그렇다면 당신은 스마트시민으로 가는 첫걸음을 뗀 것이다. 문제공감능력과 해결창의성을 가진 스마트 시민이 즉각적으로 연결되는 도시, 그런 스마트시티 대구를 꿈꾼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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