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인 장마였던 올해, 잠깐씩 햇빛이 나면 동네 길고양이들은 스르륵 모습을 나타낸다. 어느 집이 몇 시에 귀가했는지 길고양이 때문에 알게 된다. 막 들어온 자동차 보닛 위에 드러누워 철판의 뜨끈함을 온몸으로 지지고 있는 고양이를 보면 ‘다들 살길은 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 동네는 4층짜리 빌라 6동으로 구성되어있다. 조용하고 작은 동네이지만, 우리 부부가 이사 오기 전 이미 4마리의 터줏대감이 존재하고 있었다.
이사 오는 날, 경비 아저씨의 주의사항이 있었다.
“빌라 단지에 고양이 4마리가 있는데, 먹을 거 주지 마세요. 집집마다 고양이 사료를 줘서 너무 살이 쪄서 큰일이에요.”
고양이들은 2동씩 각자의 구역이 있었다. 내가 사는 302동에는 호랑이 무늬 고양이 구역이다. 아침과 낮에는 보이지 않던 고양이들은 저녁이 되면 슬금슬금 모이기 시작한다. 저녁 6시쯤에는 201동 앞에 누워있다. 3층에 있는 아주머니가 참치 캔 같은 것을 들고 나와서 고양이들에게 주면 금방 먹고 흩어진다. 7:30쯤 되면 우리 동 앞에 모인다. 1층 쌍둥이 엄마가 사료를 그릇에 쏟아주면 금세 먹고 또 흩어진다.
온종일, 며칠 동안 쉬지 않고 비가 오고 또 오던 그때, 갑자기 고양이 4마리가 걱정됐다.
‘고양이는 물을 싫어하는데, 비가 오면 그들은 어디로 가 있을까?’라고 신랑한테 물었더니,
‘우리보다 더 좋은 빌라에서 TV 보고 있을 거야. 걱정하지 마.’ 하고 한다.
다음 비가 오는 날, 그들이 어디로 가서 비를 피하고 있는지 꼭 확인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