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과 예술 세미나 1

Hybridzation : 인공지능과 혼성적 예술

by kim hojin

발표서문


인공지능의 등장을 통해 우리의 예술은 무엇을 전제로 해야 하는가?

예술은 오랫동안 자연을 모방하는 인간의 행위로 이해됐다. 그러나 인공지능의 등장은 이 오래 된 전제를 전복시켰다. 인공지능은 자연을 모방하지 않는다. 그것은 인간이 남긴 창작의 흔적을 모방한다. 인간의 언어, 이미지, 학습된 감정, 그리고 기술적 산물은 하나의 거대한 데이터 흐름 으로 변환되고 인공지능은 그 안에서 인간이 남긴 정서적 패턴을 조합한다. 비유하자면 인공지능 은 인간의 감정 그 자체가 아니라 감정이 지나간 자리에서 생겨난 그림자를 다룬다.


우리는 이 그림자는 단순한 조합의 산물이 아니라 인간 경험의 잔존 형태이자 새로운 예술적 탐구의 출발점이라 생각한다. H Art Project는 이 그림자를 인간 창작의 ‘이데아적 반영’으로 보 고 그것을 예견의 도구로 삼는다. 인공지능이 만들어내는 생성물은 과거 인간의 창작물을 반복하 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남긴 창조의 패턴을 재조합하여 새로운 질서를 생성하고 제안한다. 우리 는 이 과정을 모방이 아니라 확장된 창작으로 이해하기로 했다.


이러한 인식 아래 우리는 인공지능을 단순한 도구로 보지 않는다. 우리는 인공지능을 하나의 공 동 창작자로 상정하고 인간과 기계가 서로의 사고 구조를 관찰하고 그 속에 다양하게 반영할 수 있는 실험을 수행한다. 그 핵심은 ‘협력학습’이다. 협력학습은 인간의 직관적 창작과정과 인공지 능의 알고리즘적 분석이 교차하는 구조로 이 교차점에서 발생하는 오류나 변형은 협업하는 인간 이 슈퍼바이져가 되어 검증하고 그 검증의 단계에서 새로운 가능성 도출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우리는 협력학습 프로그램을 직접 개발하고 인공지능 기반의 실시간 비주얼라이징 시스템을 구축하였다. 또한 우리의 작업은 현실 세계를 하나의 가상적 장으로 간주하며 생성형 인공지능을 통해 만들어지는 영상 속 인격들 또한 또 다른 차원의 실제로 인식한다. 이들은 단순 한 픽션이 아니라, 인공지능의 알고리즘 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존재다. 우리는 이러한 창작 방식 이 인간의 인식과 존재의 경계를 어떻게 재구성하는지 탐구한다.


이처럼 우리의 작업은 단순히 기술을 예술에 적용하는 시도를 넘어 인공지능과 인간이 공존하 는 창작 구조의 미학적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실험한다. 우리는 공존을 지향하면서 그 내부에 잠재된 철학적 대비와 윤리적 긴장을 동시에 분석한다. 예술은 이제 인간의 전유물이 아니다. 인 공지능과 인간이 함께 만들어내는 감응의 구조 속에서 예술은 새로운 사유의 장으로 확장된다. 결국 우리의 목적은 과거의 예술 개념을 복원하는 것이 아니라, 인공지능 시대에 도래할 새로운 미적 패러다임을 미리 실험하고 해석하는 것이다.


우리는 인간과 기계가 상응하며 만들어가는 감정의 질서 속에서 다가올 예술의 방향을 능동적으로 탐구하고 있다. 그것은 불안정하고 예측 불가능하지만 바로 그 불확실성 속에서 예술은 여 전히 가장 선명한 언어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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