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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홍조 만화 Feb 24. 2022

슈베르트 선율 속의 <세한도>



명작은 통한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시대가 달라도, 동서양이 달라도

음악과 미술로 그 표현이 달라도

예술은 그 모든 걸 초월해서 같은 감성으로 서로 맞닿아 있다고.


그때 저자가 예로 든 것이

<김홍도의 소림명월도>와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14번. 월광>이었는데,

소림명월도를 볼 때 월광 소나타를 함께 들으면서 감상하면

서로 다른 두 작품이 놀랍게도 하나의 감성으로 일치함을 느끼게 된단다.

그 글을 읽고 실제로 소림명월도를 보면서 월광을 들어보았는데

그때 그 묘한 느낌에 나는 깜짝 놀란 기억이 있다.

그림만 보거나 음악만 들을 때랑은 전혀 다른

복합적인 새로운 감정이었다.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를 보러 갈 때

나는 <슈베르트의 겨울 나그네> 바이올린 연주를 선곡했다.

음악을 잘 모르는 내 딴에도

춥고 고독한 극한의 유배지 속 예술가의 감성이

겨울 나그네의 바이올린 선율과 닮아있지 않을까 생각했기 때문이다.


역시나 음악과 함께하는 예술품은 그 감성이 특별했다.

전시장엔 관람객들로 가득하고

조명은 어둡고 답답했지만

바이올린 선율 속에 펼쳐진 세한도는

현재의 시간 속에 살아있는 느낌이었다.

추사 김정희. 

그분의 쓸쓸함이 현실로 전해지고

마치 내가 그의 유배지에 와있는 듯한

기분까지 들었다.





<세한도 이야기>

국보 180호. 

조선 후기의 서화가 김정희가 

제주도의 험난한 유배시절 자신을 잊지않고 여러차례 

서책을 보내준 제자 이상적을 위해 그린 그림이다.

세한연후 지송백지후조야(歲寒然後 知松栢之後彫也)

논어에 나오는 한구절,

날씨가 추워진 후에야 소나무와 잣나무가 시들지 않음을 안다는 의미로

제자의 변하지 않는 인품을 비유하고 있다.

국보 정식 명칭은 김정희필 세한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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