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석사에 저 유명한 무량수전을 보러 갔는데
그 앞마당에 석등이 하나 있었다.
얼핏 봐도 '보통 석등은 아니겠구나' 느껴지는 게
풍파 묻은 돌의 자태가 유구한 세월을 짐작케 했다.
역시나 무려 통일신라시대에 만들어진 '국보'였다.
까마득한 옛날에는 밤마다 저기에 불을 켯을 것이다.
이 절간 마당에 불빛이라곤 달빛과 석등뿐이었을 것이다.
'그러고 보니 저 달과 석등은 천년을 함께 했네'
저 석등에 다시 불을 넣으면 어떨까 생각했다.
오래 불을 켜지 못한 석등에겐 행복한 일일 것이다.
혹시 그 옛날 천년의 기억을 불러올지도.
국보에 손댈 순 없고 하여
나는 그림 속에다 등을 밝혀본다.
<부석사 무량수전 석등 이야기>
부석사 무량수전 앞에 세워져 있는 통일신라시대의 8각석등이다.
국보 제17호.
화강석으로 되어 있으며 전체 높이는 2.97m이다.
불을 켜는 부분인 화사석(火舍石) 역시 8 각형으로,
4면에는 불빛이 새어 나오는 창을 만들었고,
남은 4면에는 보살상이 양각되어 있다.
비례의 조화가 아름다운 신라시대의 전형적인 8 각석 등으로
화려하고도 단아한 걸작이며, 제작연대는 신라 중기 이후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