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애인이 스토커가 되었다. (7)

교제폭력과 스토킹을 혼자 헤쳐나온 이야기.

by 김호요

이 글은 스토킹 피해자의 시선에서 경찰서부터 법원에 가기까지의 이야기를 세밀하게 담고 있습니다.

관련 트라우마가 있으신 분은 주의해주세요.

또한 비슷한 상황으로 도움이 필요하신 분은 댓글을 남겨 주시면 아는 선에서 최대한 도와드리겠습니다.


2차 잠정조치가 끝나간다

법원에 사건이 송치된 게 3월 중순, 벌써 6월 말이다.

결과가 나오기까지 최대 반 년은 걸린다고 알곤 있었지만, 잠정조치도 끝나가는 데 슬슬 불안해졌다.

이젠 간접적으로도 연락이 오지 않기 때문에 잠정조치 연장은 불가능하다.

이대로 나를 잘 잊어준다면 고맙겠지만, 검찰에 기소됐으면서도 자기가 하는 행동이 사랑이라고 생각했던 저 사람이 잠정조치 기간이 끝나면 어떻게 나올지 예측할 수가 없었다.


법원에 전화해보니, 언제 판결이 날지는 모른다고 한다.

아침마다 사건을 검색해서 판결이 났는지 확인하는게 하루의 루틴이 되었다.


그렇게 최소한의 안전장치라고 느꼈던 잠정조치는 끝났고, 판결은 나지 않은 붕 뜬 날을 보냈다.


유독 더운 여름

겨울인 내 생일도 전에 시작된 일이, 매미가 울고 땀이 흐르는 여름이 되기까지 이어져오고있다.

처음 스토킹으로 신고했을 때는 '저 사람이랑 만난 날보다 사건기간이 더 길어지는 거 아냐?'하고 친구들과 씁쓸한 장난을 치곤 했는데, 그 말이 진짜가 되어가고 있었다.


글로는 굉장히 짧지만 1월 말부터 8월까지 반년이 넘어가는 기간을 버텨내고 있었다.

그리고 하루의 루틴대로 사건을 검색하던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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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랍게도 3월 15일 접수된 사건이 5달만에 명령일이 생겼다.


진짜 끝을 향해 달려가는구나! 법원에 전화를 걸어 물어봤다.

약식 명령일이 생겼던데, 이제 사건이 끝난건가요?


이렇게 쉽게 끝날 리가 없었다.

피고인이 약식명령 문서를 송달받고, 그 날부터 일주일동안 정식 재판을 청구하지 않아야 끝나는거라고 했다.

매일매일 전화를 걸어서 송달을 받았는지 물어봤고

송달을 받았다고 한 날부터는 혹시 정식재판을 청구했을까봐 일주일 내내 전화를 걸어 물어봤다.


정식재판을 청구할까 걱정한 이유는,

저 사람이 벌금이 많다, 이런 처분은 과하다! 하고 이의를 제기하는 일이기 때문이였다.

오래 걸리는 건 고사하고 그런 생각을 할까봐 너무 불안했다.


결론적으론 정식재판을 청구하지 않았고, 약식 명령 그대로 처분이 떨어졌다.

아, 이 사람은 법적으로 용서받을 수 있는 조건이 확정됐다.

이제서야 정말. 정말로 끝나간다는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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