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애인이 스토커가 되었다. (4)

교제폭력과 스토킹을 혼자 헤쳐나온 이야기.

by 김호요

이 글은 스토킹 피해자의 시선에서 경찰서부터 법원에 가기까지의 이야기를 세밀하게 담고 있습니다.

관련 트라우마가 있으신 분은 주의해주세요.

또한 비슷한 상황으로 도움이 필요하신 분은 댓글을 남겨 주시면 아는 선에서 최대한 도와드리겠습니다.


검찰 송치

3월 4일 잠정조치가 시행되고, 곧 사건이 끝날 거라고 생각하며 지낸지 며칠 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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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일하게 경찰 쯤에서 끝날거라고 생각한 일이 검찰로 송치되었다는 문자를 받았다.

형사님께 전화를 걸어 자초지종을 물어봤다.


범죄가 인정되었고 검찰에서 기소여부를 결정하게될거라고 하셨다.

경찰서도, 법원도 종종 갔지만 검찰이라니. 내 인생에 '검찰에 기소된 사건에 엮일 일'이 생길 확률이 얼마나 되겠는가?

모든 일이 끝나간다고 생각한 내가 허탈해서 웃음이 났다.

그리고 범죄가 인정되었다는 말이 나를 반쯤 편하게, 반쯤 불편하게 만들었다.

저 사람도 자기가 하는 행위가 범죄라는 사실을 알게 됐을거라는 사실이 편했고,

자신을 범죄자로 만들어버린(아직도 이 말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나에게 어떤 일을 저지를까봐 불편했다.


아무튼.

나는 저 사람이 어떻게 될 지 끝까지 알아야겠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기 때문에 검찰청에 전화를 했다.


피해자는 사건의 당사자가 아니다

검찰에 처음 전화를 했을 때 당혹스러웠던 건, 스토킹 피해자는 사건의 당사자가 아니라는 말이였다.

경찰이 송치했고, 검찰이 기소중인 사건이므로 피해자에게는 알려줄 수 있는 정보가 거의 없다고 했다.

사건의 피해자라는 말을 몇 번이고 되풀이하고, 가해자의 이름을 몇 번이나 듣고 나서야 검찰청에서 발급된 사건 번호를 알 수 있었다.


피해자가 이 사건 번호로 할 수 있는건 그리 많지 않다.

검찰에 전화해서 사건에 대해 물어볼 때 과정이 조금 짧아진다는 것?

사건에 관련해서 가해자는 손 하나 까딱하지 않아도 과정을 술술 알려주면서, 피해자는 피해자라는 사실을 몇 번이고 밝혀야 사건기록의 한 줄 정도의 정보를 들을 수 있다.

피해자는 당사자가 아니니까.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KICS에서 탄원서를 제출할 수 있다.
'제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냐'고 몇 번이나 물어도 당사자가 아니라서 할 수 있는게 없다고 했는데,
사건이 끝나고 나서야 탄원서를 제출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처분까지는 제법 빠르게 진행되기 때문에
검찰청에 송치됐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탄원서를 작성하는 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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