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해서 보관하는 거야!
거실에서 아이와 함께
그림책을 읽던 중,
팔이 간질간질하여 내려다보니
내 머리카락 한 가닥이
팔에 붙어 있다.
곧장 그 머리카락을 떼어
손에 쥐었다.
나는 머리숱이 많지 않다.
그렇기에
나에게 머리카락 한 올, 한 올은
정말 소중하다.
머리카락이 빠졌다는 것
자체도 서글픈 일이지만,
정말 내 마음을
착잡하게 만든 것은
따로 있었다.
그 머리카락이 하필
흰머리였다는 것이다.
괜스레 속상해서
우울해지려던 참이었다.
그 순간,
내 품에 안겨 책을 읽던 아이가
내 손에 있던
머리카락을 쓰윽 집어 간다.
그러고는 아무렇지 않게
상자 안에 쏘옥 넣는다.
아이의 보물 상자는
장난감들로 가득하다.
그 안에 내 머리카락 한 올을
조심스레 담아 넣는 아이의 표정은
사뭇 진지하다.
나: 윤후야, 왜 엄마 머리카락을 상자 안에 넣었어?
아이: 소중해서 보관하는 거야!
너의 장난감 보물상자 속,
내 머리카락은
얼마 못 가 사라지겠지만,
엄마의 사소한 것 하나까지
소중히 간직하고 싶어 한
여섯 살 유뉴의 예쁜 마음은
엄마 마음 속에 영원히 간직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