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둘 만의 약속, 꼭 지키자!
"엄마, 사람은 모두 다 죽어?"
여섯 살 아이의 갑작스러운 질문에
나는 순간 대답을 고르지 못하고 멈춰 섰다.
나: "왜? 무슨 일 있었어?
아니면 어디서 그런 얘길 들었어?"
아이는 답답하다는 듯 표정을 찡그리고
다시 한번 더, 급하게 말했다.
아이: "아니야, 그냥 물어보는 거야.
나 죽는 거 싫어서"
(도대체 어디서, 누구에게, 무슨 얘길 들은 걸까?
아니면 TV에서 누가 죽는 장면을 본 건가?)
두려움이 스친 아이의 얼굴을 조심스레 살피며
침착하게 대답했다.
나: "유뉴야… 활짝 핀 꽃도 결국 시들고,
단단하게 얼었던 눈도 시간이 지나면 녹아버려.
정말 안타깝지만, 세상에는 영원한 게 없단다.
그리고 엄마랑 아빠랑 친구들이 모두 다 하늘나라로 떠났는데
유뉴만 혼자서 여기 남아있으면 너무 외롭고 심심하잖아."
아이: "엄마, 그래도 나는 죽고 싶지 않아.."
(세상에… 이제 겨우 여섯 살인데,
왜 벌써 이런 생각을 하는 거야ㅠㅠ)
나는 아이의 손을 천천히 감싸며 말했다.
나: "유뉴야, 걱정하지 마.
그런 일은 아주 아주 먼 ~ 한참 후에 일어날 일이야.
그리고 우리 유뉴는 너무 착해서 틀림없이 천국에 갈 거야!
하늘나라에 하나님하고 천사들 만나러 가는 거니까
하나도 무서울 게 없어!"
아이: "엄마, 나 천국 가는 길 잃어버리면 어떡해?
내가 못 찾아가면 어쩌지?"
나: "천사들이 우리 유뉴 데리러 올 거니깐,
절대 길 잃을 일 없어. 진짜야! 근데… 유뉴야…"
그 말을 하던 중
갑자기 나도 모르게 목이 메어온다.
잠시동안 말이 나오지 않았다.
상상만 해도, 상상하기도 싫은
우리 아이의 마지막..
찰나의 순간,
금세 내 눈가엔 눈물이 차올랐다.
재빨리 마음을 다잡고,
다시 천천히 말을 이어갔다.
나: "그런데 유뉴야,
하늘나라에는 엄마랑 아빠가 먼저 가서 기다릴게!
그러니까 혹시라도
유뉴가 먼저 가서 기다릴 생각은 절대로 하면 안 돼!"
아이: "왜? 내가 먼저 가서 엄마랑 아빠 기다리면 안 돼?"
나: "엄마랑 아빠가 유뉴보다 먼저 태어나
유뉴를 맞을 준비를 했던 것처럼,
하늘나라에서도 똑같이 엄마랑 아빠가 먼저 가서 잘 준비해두고 있을 거야.
그러니까 우리 아기는 여기서 오래오래 놀다가
한참 후에, 준비 다 되고 나면 조심조심 천천히 와야 하는 거야!
알았지? 우리 약속하자!"
그렇게 나는 차오르는 눈물을 꾹꾹 참으며
아이의 작은 손가락에
내 새끼손가락을 걸었다.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내 소중한 아가야.
엄마는 네가 '죽음'이라는 어두운 생각에 머무르기보다
매일매일 새롭게 열리는 하루를 바라보며,
생동감 넘치고 밝은 삶을 살아가면 좋겠어.
건강하게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함을 느끼면서 말이야.
하루하루 사랑받고, 사랑 나누며,
다정함과 포근함이 가득한 순간들 속에서
오래도록 행복했으면 해.
유뉴야,
너는 환하고 따스한 것들이
훨씬 더 잘 어울리는 예쁜 아이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