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들 먹으려고 산으로 내려왔네
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다음날,
남편과 아이, 그리고 나는
다 함께 엄마네 집으로 향했다.
차창 밖 풍경은 아직 축축했고,
습기를 머금은 공기 덕분인지
도로는 잔잔히 반짝이며 빛났다.
고속도로 위를 달리는 동안
나는 멍하니 창 밖을 바라보다가
옆자리에서 지루해하던 아이에게 말을 건넸다.
나: "유뉴야, 저기 창밖 좀 봐봐!
구름이 산 중턱까지 내려왔어!
구름은 원래 하늘 높이 둥둥 떠 있는 거잖아!
근데 오늘은 산에 걸쳐 있네!
너무 신기하다.
조금만 손을 뻗으면 잡힐 거 같지 않아?"
아이는 창밖을 향해 눈을 크게 뜨며 외쳤다.
아이: "우와!! 정말이네!
엄마, 구름이 어제 비를 너무 많이 뿌려서 배가 고픈가 봐.
그래서 식물들 먹으려고 산으로 내려온 거 같아."
그 말이 어찌나 사랑스럽던지!
나는 아이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생각지도 못한 한마디,
그 순수한 상상에
내 심장은 두근두근 요동쳤다.
아가야,
너와 나누는 대화는
언제나 내 마음을 몽글몽글하게 만들어.
세상이 아무리 모질고 차가워도
너의 이야기는
항상 따스히 내 마음속으로 스며들지.
오늘도 어김없이
날 웃게 해 줘서
정말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