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클 모닝

Ⅲ. 일·활동

by 이들멘

무슨 일을 할 때나 그렇지만 글을 쓰는 데서도 재능이나 잠재력이 가장 중요한 요소는 아니다. 재능이나 실력은 훈련을 거치면서 커진다. 미국의 유명한 소설가 나탈리 골드버그가 쓴 『뼛속까지 내려가 써라』라는 책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

“우리의 잠재력은 지구 표면 밑에 있는, 보이지 않는 지하수면과 같다. 누구라도 이 지하수면에 닿을 수 있다. 그것은 노력 여하에 달려있다. 글쓰기 훈련을 계속해라.”


이 구절을 읽고 미라클 모닝을 해보기로 작정했다. 글쓰기 연습을 시작했다. 완성된 글이 아니라 연습 삼아 블로그에서 내주는 숙제를 하는 것이다. 매일 다른 제목이 올라왔다. 어렵지 않게 연습 삼아 글을 써서 한 장을 채울 수 있는 주제는 요즘이나 젊었을 때 경험했던 것들이었다. 반면, 들어보기는 했으나 경험해 보지 않은 분야도 많아 당황스러웠다. 더 어려운 건 아예 들어보지도 못한 생소한 제목이다. 나는 처음 보는 것이지만 인터넷을 찾아보니 젊은 사람들이 즐겨 쓰는 용어란다.

글쓰기라는 미라클 모닝을 이어가는 게 쉽지는 않았지만, 아침에 눈이 떠지면 2시간 정도 무슨 제목으로 씨름해야 할지 기다려지기도 했다.


삼국유사라는 책에 웅녀(熊女) 이야기가 나온다. 곰이 100일간 쑥과 마늘을 먹고 웅녀(熊女)로 변해 환웅(桓雄)의 아들 단군(檀君)을 낳았다는 설화다. 100일 동안 쑥과 마늘을 먹으며 굴속에서 버텨는 걸 얼마나 하기 싫었을까? 나도 후덥지근한 날씨 속에 글을 쓰는 하루하루가 괴로웠다. 그래도 격려해주고 관심을 주는 지인들이 있어 견디고 있다. 한 지인은 말했다.

“무슨 일이든 석 달 열흘은 해야 습관이 되고 손에 익는다고 할 수 있다.”

정신이 퍼뜩 들었다. 중도에 포기하고픈 마음이 사라졌다. 결국 목표로 한 100일이란 고지가 눈앞에 다가왔다.

또 다른 지인은 매일 쓰는 블로그 글에 관련된 사진을 올렸다. 항상 관심을 두고 응원하는 것이니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용기백배해서 계속 쓸 수 있는 에너지의 원천이다.


아침마다 내가 쓴 글이 무슨 내용일지 궁금해하는 지인도 있다. 그걸 읽는 즐거움에 빠져 있고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보는 계기도 되었다고 했다. 시간이 나면 연계된 카톡에 장문의 감상문도 댓글로 올렸다. 마지못해 억지로 쓴 글은 매의 눈으로 콕 찍어서 알려줬다. 두말할 필요가 없는 응원군이다.

문체가 바뀌었다고 이야기하는 지인도 있다. 처음에는 논리적으로 쓰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제는 문학적으로 느껴지는 글이 있다고 했다. 사용하는 단어 선택이나 문장의 흐름에서 뭔가 부드러워졌다는 뜻이겠지. 예리하게 그걸 파악하다니 존경스럽다.


밴드에도 응원해주는 분들이 있다. 사실 밴드에는 처음부터 글을 올리지 않았다. 우연히 아는 시인이 운영하는 밴드가 보이길래 가입해서 내가 글을 쓰는 중간 시점부터 올렸다. 시를 쓰는 분들이라 그런지 적지 않은 분들이 호응을 주셨다. 특히 리더는 댓글을 반드시 달아주었다. 감사한 일이다. 뭐든 한 사람이 싹을 틔울 수는 있지만 여러 사람의 관심과 응원이 있을 때 활짝 핀다.


keyword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연재
이전 12화가을 옷차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