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탕

Ⅴ. 건강·음식

by 이들멘

이솝 우화에 나오는 여우나 두루미처럼 나 중심으로 행동한 별수 없는 사람이다.


원래 오후 4시에 그녀를 만나기로 했다. 나로서는 그전에 만나는 게 좋았으나 오히려 한 시간을 늦춘 오후 5시에 만나자고 카톡이 왔다. 짜증이 났지만 그러자고 회신을 보냈다. 억지로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한 시간을 더 늦췄으니 뭘 하지?


일각이 여삼추 같은 시간을 보내고 조금 일찍 자리를 일어섰다. 밖으로 나가니 아직 비가 뿌려지고 있었다. 강동역에서 지하철을 탔다. 목적지에 도착하니 5시 20분 전이었다. 그녀는 약속 시간보다 10분 늦게 왔다. 지금까지 한 번도 시간 전에 온 적이 없었으나 이번엔 그녀가 약속을 한 시간 늦추자고 했기에 약속 시간에 맞춰 나타나리라 기대했었는데.

그녀는 출판사 대표다. 그리고 이번에 OO 문학상 일을 본다고 했다. 그러고 보면 내가 ‘을’의 입장인가? 문학상 이야기며 책 출판 이야기며 즐겁게 수다를 떨다 보니 시간은 빠르게 흘렀다. 6시에 사람이 붐비는 전철을 타기보다는 그 시간을 피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녁을 먹고 갈래요?’


마침 고등학교 동창과 한 달에 한 번씩 만나 들렀던 식당이 근처에 있었다. 점심때 가는 집인데 곰탕에 곁들여 막걸리 한 주전자를 비우는 재미가 쏠쏠했었다.

들어가 자리에 앉으니 뭘 먹을지를 묻지도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곰탕’을 즐긴다고 했다. 하지만 ‘특’을 시키려고 하니 ‘보통’으로 해도 충분하다고 하며 음식이 나왔을 때 먹는 양이 적다며 그릇 속에 건더기를 내 그릇에 옮겼다. 그녀가 빈 소리를 했다는 걸 알았다.

곰탕과 설렁탕은 우리가 자주 먹는 음식이다. 두 가지 음식을 정확히 구분해보기 위해 인터넷을 찾아보니 이렇게 적혀 있었다.


곰탕은 소의 고기와 뼈를 진하게 푹 고아서 끓인 국 또는 탕이다. 주로 양지머리, 사태, 업진살, 곱창, 갈비, 꼬리, 다리 등의 부위를 사용하며, 무를 같이 넣고 끓이기도 한다.

설렁탕은 한국의 전통 음식으로, 소의 머리, 내장, 뼈, 발 등을 푹 삶아 만든 국물에 밥을 말아 먹는 음식이다. 국물이 뽀얗고 진한 것이 특징이며, 주로 겨울철에 많이 먹는다. 설렁탕은 오랜 시간 동안 끓여야 하기에 만들기에는 시간이 많이 소요되나, 그만큼 깊은 맛을 느낏 수 있다.

비슷해 보이는 곰탕과 설렁탕의 차이점은 뭘까? 인터넷의 설명에서 알 수 있듯이 재료가 서로 다른 게 특징이다. 곰탕은 뼈를 사용하지 않고 고기와 내장을 주로 사용하는 데 비해, 설렁탕은 주로 뼈와 내장을 사용하여 끓인다.

두 가지 음식 모두 겨울철에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보양식으로 인기가 많으나 여름에도 이열치열의 음식으로 사랑을 받고 있다.


나는 예전에는 두 가지 음식에 대해 거꾸로 알고 있었다. 곰탕이 진한 국물이고 설렁탕이 말간 국물이라고. 어쨌든 국물이 말간 음식을 선호한다. 그러니 곰탕을 더 좋아한다는 말이다. 그래서 그녀의 의사를 물어보지도 않고 이솝 우화에 나오는 여우나 두루미처럼 행동했다. 전철을 타고 가다 생각하니 얼굴이 후끈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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