Ⅴ. 건강·음식
형은 은행에 다닐 때부터 골프를 즐겼다. 퇴직 후에도 틈틈이 필드로 나갔다. 주로 경기도권에 있는 골프장에 갔다, 4년 전 고향인 여주에 아파트를 사서 자리를 잡았다. 때맞춰 집 근처에 여주시가 만든 파크골프장이 들어섰다. 처음에는 ‘싱겁게 무슨 파크골프를 해?’라고 했었다. 요즘은 형수와 함께 틈만 나면 출근 도장을 찍는다.
파크골프(Park + Golf의 합성어)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공원과 골프가 합쳐진 현대 스포츠다. 전통적 골프의 공간과 방식을 간소화한 형태의 스포츠로, 공원 또는 도심 생활권 가까운 유휴지를 활용한 공간에서 정식 골프와 다르게 골프채 하나로 즐길 수 있다. 특별한 신체 능력이나 기술을 요구하지 않기에 골프 문외한이었던 형수도 처음에는 가길 망설였으나 지금은 흠뻑 빠져 즐기고 있다. 결국 “하루라도 파크골프장에 가지 않으면 몸이 개운하지 않다”라는 예찬론자가 되었다.
파크골프는 약 50년 전 일본 홋카이도에서 처음 시작되었다고 한다. 고령화에 따른 사람들의 건강 유지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스포츠다. 대부분 거주지와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 있어 이동에 따른 시간 부담을 줄일 수 있고, 공원 내의 자연환경을 즐길 수 있어 사람들의 이용이 점점 늘고 있다. 규칙도 아주 간단하다. 나무로 된 클럽을 이용해 공을 쳐 잔디 위의 홀에 넣으면 된다. 여러 종류의 금속제 클럽을 사용하는 정식 골프와는 달리 하나의 목제 클럽만을 사용한다. 홀컵까지의 거리도 100미터가 채 안 될 정도로는 짧다. 그게 거리가 비교적 긴 골프와 가장 구분되는 특징으로 나이 든 시니어들도 겁 없이(?) 대들 수 있는 요인이다.
나는 야외에서 하는 활동보다 책상에 앉아 끄적거리는 게 좋다. 직장에 다닐 때도 골프를 먼저 나서서 친 적은 없다. 그만큼 즐기지 않았다. 퇴직하고서도 마찬가지였다. 골프광인 지인이 매월 정규적으로 가는 팀을 만들어 합류를 요청해서 2, 3년 갔었다. 팔이 아프다는 핑계로 몇 번 빠졌더니 이제는 아예 부르지 않는다. 서운하기도 하지만 오히려 홀가분하다.
지난봄 형에게 ‘오랜만에 밥이나 같이 먹으러 가겠다.’라고 전화했더니, 나에게는 일언반구도 없이 파크골프장을 예약했다고 다시 연락했다. 덕분에 형과 형수, 그리고 아내와 나 4명이 3시간 정도 공원을 돌면서 자연을 즐겼다. 걷는 내내 파크골프에 흠뻑 빠진 형수의 수다(?)를 들어야 했지만 기분 전환을 위한 출구를 하나 더 찾았다.
근래에 서울 시내에도 구마다 파크골프장 만들기에 뛰어들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입소문을 듣고 그곳을 찾는 사람들의 숫자가 훨씬 많다. 당연히 공원에 들어가 채를 한 번 휘둘러 보려는 사람들이 예약하기는 하늘의 별을 따는 것처럼 어려울 테고. 한편, 지방의 시·군마다 파크골프장이 한두 개씩 들어서고 있다. 우리나라도 초고령화 시대에 접어들었다. 나이 든 사람들이 비싼 비용을 들이지 않고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운동이 파크골프가 아닐까 생각한다.
형의 도움을 자주 받아야겠다. 고향에서 치는 파크골프는 ‘일석삼조(一石三鳥)’의 효과가 있다. 먼저 머리가 복잡할 때 기분 전환을 할 수 있고. 때때로 고향 맛집에 가서 맛있는 음식도 먹고, 더불어 걸으면서 건강도 챙길 수 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