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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들멘 Feb 09. 2021

아직도 절반이 남았다

우리나라 경제가 초고속으로 성장하는 기반을 닦은 1차 베이비붐 세대들은 현재 대부분 은퇴했다. 조만간 중장년의 주력인 2차 베이비붐 세대들도 퇴직의 행렬에 들어설 것이다. 한 세대를 풍미했던 세대들이 속속 현장에서 퇴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아직 원기 왕성하여 무엇인가를 하고자 하는 뜨거운 의욕이 남아있다.      

직장을 그만두고도 아직 절반이 남아     


통계청이 지난 '2020년 5월 기준 경제 활동 인구조사 고령층 부가조사 결과'를 발표하였다. 동 자료에 의하면 시니어(55~79세) 3명 중 2명(67.4%)은 평균 73세까지 일하고 싶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큰 이유는 생활비(58.8%) 때문이며, '일하는 즐거움'(건강이 허락하는 한 일하고 싶어서)이 33.8%로 그 뒤를 이었다. 그들은 평균연령 49.1세 때 가장 오래 근무한 일자리를 그만둔 것으로 파악되었다.

요즘은 평균 수명이 길어져 100세 시대라고 일컬어진다. 


그런데 위의 통계청 자료를 살펴보면 중장년은 평균 50세 정도가 되면 다니던 직장에서 퇴직하게 된다. 물리적으로 살아야 하는 기간이 아직도 반 정도가 남았다는 이야기다. 그들이 일하고 싶어 하는 나이가 평균 73세이다. 퇴직 후에도 수입을 위한 활동을 20년 이상 이어져야 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러면 나머지 절반의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하는가? 노후 준비가 잘 되어있는 일부 사람은 크게 걱정할 게 없겠지만 대다수 중장년은 쉽지 않은 길을 가야 할 것이다. 나이가 들었다고 해서 숨만 쉬면서 살아갈 수는 없기 때문이다.

퇴직했다 해도 살아가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다. 위의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시니어들의 월 희망 임금 수준은 200만 원 정도다. 그런데 이게 그렇게 만만치 않다. 몸과 마음이 쌩쌩하다고 하더라도 더 쌩쌩한 사람들이 쏟아져 나오기에 그들과 경쟁하여 희망 수준에 맞는 일자리를 차지하기는 하늘에서 별 따기만큼이나 쉽지 않은 일이다.     


인생 이모작을 위해 준비해야 할 것들    

 

이제 100세 시대가 시작되었다. 이것은 사람들이 지금까지는 가능했던 하나의 직업만으로 평생을 살아갈 수 있었던 시절이 끝났다는 의미다. 인생 이모작이나 삼모작이 불가피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아직 절반이나 남은 시간을 좀 더 의미 있게 보내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할 일이 너무나 많겠지만 중장년 모두가 자기만의 삶의 방식을 마련해야 한다.     

우선, 정말로 하고 싶은 일을 찾아 나서라. 많은 중장년이 그동안 직장에 다닐 때 월급을 받으며 경제 문제는 해결했으나 반대로 마음고생은 적지 않았을 것이다. 퇴직 후에는 그 정도 수준의 일자리를 찾기는 언감생심이다. 그렇다면 이제는 방향을 바꿔 진정으로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아서 도전해 보는 것이 어떨까?


앞에서 이야기했듯이 인생 경륜이 쌓여 있는 대부분 중장년은 비장의 무기를 갖고 있다, 직장생활과 사회활동을 하면서 축적한 경험과 지혜가 바로 그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은 분명히 있다. 그들이 필요한 것들을 도와주면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자신의 경제 문제도 저절로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매야 보배’라는 말이 있다. 일단 자신의 장점을 체계적으로 묶어 보자,     

두 번째는 학습과 취미 활동을 하면서 새로운 사람들과 어울리자. 최근에는 기초자치단체, 평생교육원 등 중장년을 대상으로 한 교육 공간이 많아졌다. 프로그램도 예전보다 훨씬 다양하다. 조금만 신경 쓰면 관심 분야에 대해 배울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이런 곳에서 동병상련이라고 마음에 맞는 사람을 만나기도 어렵지 않다. 이렇게 모인 사람들과 네트워크를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퇴직 후에 무엇을 하고자 계획한다면 미래를 함께 생각하고 고민할 수 있는 사람들은 만나자. SNS 동호회나 지역 곳곳에 있는 독서나 공부 모임에 꾸준히 참가하여 활동하면서 교류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 이런 곳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고 함께 사업을 꾸려 성공하는 사례도 많다.      

세 번째는 건강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남성의 유병 기간은 14.6년, 여성은 20.2년으로 추계된다. 60세를 기준으로 볼 때 남을 생애의 70% 정도를 이런저런 병을 안고 살아가야 한다. 건강하지 않으면 신체적 고통뿐 아니라 마음의 상처도 깊어지며, 경제적 어려움도 가중될 수밖에 없다.

나이 들어 아프면 나만 억울하고 서운하다. 또 ‘긴 병에 효자 없다’라는 말이 있다. 돈도 없는 데다 건강까지 나쁘면 자식에게 짐이 된다. 젊어서도 그렇지만 나이 들어서는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 것이다. 중장년 모두 오늘이 최고로 건강할 때라고 생각하고 규칙적으로 운동하고 먹는 것을 조절하며 건강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세상의 변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자세가 중요하다. 세상이 변하면 그 변화를 궁금하게 여기고, 변화를 받아들이며 그에 따르려고 노력해야 한다. 새로운 자극에 적응하려는 시도만으로 뇌 기능의 저하를 막을 수 있다. 중년 이후 두뇌 운동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이를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이 세상 변화를 관찰하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이와 함께 ‘자아실현’을 위해 노력하자. 존재감이 없는 인생을 살아가는 것은 매우 불행한 일이며 이런 개인들로 구성된 사회는 역동적일 수 없다. 따라서 중장년 모두 일을 통해, 교육 및 자기계발과 자원봉사 등을 통해 원하는 방식으로 존재감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도록 매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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