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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들멘 Dec 10. 2020

무기는 있다 – 경험과 지혜

고등학교 동창으로부터 딸이 결혼한다는 청첩장을 2월에 받았는데 10월에야 결혼식에 갔다. 원래 2월로 예정되어 있던 결혼식이 코로나 19로 인해 10월로 연기되어 단촐하게 진행되었다. 하객도 많지 않았으며 생활 속 거리 두기를 실천하려는 차원에서 그런지 식사도 생략되고 답례품으로 대신하였다.

     

고등학교 친구들도 4명만 보였다. 그 중에 한 친구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얼마 전에 책을 출간했지. 대단해.”

“1년 번 정도 일상적으로 느끼고 실천했던 이야기를 묶어서 책으로 만든거야.”

“아들한테 ‘아빠 친구는 나이도 적지 않은데 책을 출간했다.’라고 하면서 너도 인생을 더 치열하게 살아라.”라고 했단다.

그 소리를 듣고 나는 “우리도 이제 시작인데 뭘?”이라고 했더니 그 친구는 “인정할 것은 인정하자”라고 한다.

친구의 이야기는 ‘우리가 무엇을 하겠다고 도전하고 실천하기에는 나이가 너무 많다.’라는 의미일 것이다.

친구의 말에 일리가 있지만 나는 전적으로 동의하지 않는다. 자기가 좋아서 하는 일을 찾아서 하는데 나이가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육체적으로 움직이기가 불편하거나 정신적으로 생각하는 데 어려움이 있으면 몰라도 멀쩡하게 움직일 수 있고 생각하는 게 가능하다면 나이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더구나 대부분 중장년은 오랜 사회생활을 통해 많은 경험과 지혜를 가지고 있다.     


바로 그거다. 직장에서 퇴직한다고 모든 게 끝나는 것이 아니다. 대부분 사람이 퇴직하면 막막하다고 하지만 다르게 생각하면 꼭 나쁜 일만 있는 것은 아니다. 회사에 다닌다는 것은 누군가를 위해 일 해주는 대신에 월급을 받는다는 뜻이다. 반대로 자유는 없는 것이다. 특히 시간을 마음대로 쓸 수 있는 것은 불가능하다.

반면 퇴직을 하면 고정적인 수입이 없어져 불안할 수 있으나 시간을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자유를 갖게 되는 것이다. 자기 주도적인 삶을 살 수 있는 것이다. 여기에 2, 30년간 직장이나 사회생활을 하면서 쌓아놓은 경험과 지식은 비장의 무기로 갈고 닦으면 인생 2막을 풍요롭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퇴직 이후에 돈이 없다고, 돈이 없어서 어떤 것도 할 수 없다고 무기력해지거나 불평불만만 하지 말고 스스로 돈을 버는 방법을 생각하라. 그동안 그랬던 것처럼 남들에 의해 고용되어 노동의 대가로 남으로부터 받는 돈에 매달리지 말고 내가 스스로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져라.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경험과 지혜는 자신만 몰라서 그렇지 엄청 중요한 자산이다.

앞에서 친구가 언급한 책이 내가 현직에 있을 때 익힌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수행했던 일과 여가 그리고 재충전을 위한 자기계발에 관한 이야기다. 나는 은퇴를 한 이후 일과 여가 그리고 재충전을 위한 자기계발이 균형을 이루는 삶을 살아왔다. 특히 일과 관련해서는 누구나 살아오는 동안 축적된 경험과 지혜를 살리면 ‘할 일이 너무 많다’라는 메시지를 주고 싶었다.     


  나만의 장점을 찾아라     

중앙일보의 ‘폴인인사이트’라는 기사에 유명한 컨설팅 전문가의 이야기가 소개되었다. 그녀는 약 1500여 명의 잘 나가는 직장인들에 대해 컨설팅을 해주었다고 하는데, 컨설팅을 요청받으면 상담 의뢰자들에게 먼저 ‘가장 알고 싶은 것이 무엇인가?’라고 물어본다고 한다. 그러면 많은 사람의 답변은 바로 ‘나만의 강점이 무엇인지 알고 싶다’라는 것이라고 한다.

현직에 있을 때 눈앞에 닥친 일을 착실하게 추진하여 성과를 냈던 사람이라도 자신의 강점을 객관적으로 알기는 쉽지 않다. 같은 일을 20년 이상했지만 내세울 만한 경험이 없다고 하는 경우도 많이 있다.     

이러한 현상은 직장에서 이미 퇴직했거나 조만간 퇴직해야 할 중장년들에게도 마찬가지로 고민거리가 아닐까 생각된다. 하지만 그들은 모두 다른 누구와도 차별화할 수 있는 독특하고 풍부한 인생의 경험과 지혜를 가지고 있다. 이것들은 중장년의 훌륭한 사업 아이템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다만 그들은 이것들이 대단히 중요한 자산임에도 불구하고 가치를 깨닫지 못하는 것이다. 그들이 사회생활이나 직장생활을 하면서 쌓아놓은 경험과 지혜는 그들의 장점으로 치환하여 인생 2막을 시작하면 된다.

나는 중장년들이 그동안의 인생 경륜을 통해 체화된 경험과 지혜가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를 깨닫고 그것들을 묶어 다른 사람들을 도우면서 멋지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할 것이다. 중장년들 개개인의 독특하고 차별화된 경험과 지혜는 누군가의 실타래처럼 복잡하게 얽힌 문제를 해결하는 데 천군만마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믿는다.      


이제는 진정으로 좋아하는 일을 찾아 즐겨라     

월급쟁이 생활을 하면서 직장을 다니는 사람들은 누구나 예외 없이 타의든 자의든 언젠가는 그곳을 떠나게 된다. 문제는 그곳을 떠나는 것이 인생의 종착점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후에도 적게는 20년, 많게는 50년을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경제적인 문제 해결이 가장 시급하겠지만 그것 이외에도 고려해야 할 내용이 적지 않을 것이다.

우선, 퇴직했다고 해서 너무 조급해하지 말고 정말로 좋아하는 일을 찾아 즐기라는 것이다. 부지런한 사람은 머리가 좋은 사람을 못 당하고, 머리가 좋은 사람은 즐기는 사람을 못 당한다고 한다. 제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도 일을 즐기지 못하고 일 자체에 대해 피곤해하고 억지로 한다면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기는 어렵다.

그리고 재미있게 일을 하려면 반드시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라는 생각을 하라는 것이다. 또한, 좋아하는 일의 프로가 되는 것이 필요하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3년 + 2년’ 법칙을 생각해 볼 수 있다. 그 일을 어느 정도는 스스로 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를 수 있을 것이다. 

3년 고개를 넘어 2년을 더하는 5년이 되는 시점부터는 다른 사람들로부터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는 단계가 된다. 이때 전문가로 인정받기 위해 쐐기를 박아야 한다. 바로 책쓰기이다. 책쓰기는 성공 인생에 도달하는 가장 확실한 길이다. 그것을 염두에 두고 관련된 사항을 메모하는 습관을 길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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