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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들멘 Apr 10. 2023

얘깃거리 - 사물5

니도 얘기하고 싶어 33

41. 등산

   

(1) 화자는 수억 년을 한 곳에서 자리 지키고 있는 산은 거역할 수 없는 힘으로 버티며 쉽사리 몸을 내주지 않는다라고 합니다

(2) “오르내리는 이치를 아는 이에게만 비로소 그 안에 들어오는 것을 허락한다라고도 했지요.

⇒ 여러분이 산에 오를 때 느꼈던 감정이나 느낌을 이야기해보세요.                    

수억 년을 깔고 앉아 묵묵하다. 거역할 수 없는 웅자함으로 쉽사리 몸을 내주지 않는다. 피 섞인 호흡과 한 걸음의 소중함을 아는 이에게만 그 안으로 오를 것을 허락한다. 더욱이 산맥은 오르내릴 이치를 알아야 비로소 앞으로 나갈 수 있다는 걸 험준한 언어로 말한다. 

김근우, 산, The 수필 2022 빛나는 수필가 60, 북인 (p232)


42. 파도

   

(1) 화자가 문득 어둠이 드리워진 바다에서 하얀 파도가 백마처럼 밀려오는 걸 보고 해마라고 이름 지었다고 합니다

(2) “해마는 바다의 말이기도 하지만 기억을 관장하는 뇌의 다른 이름이기도 하다라고 합니다

⇒ 여러분이 바닷가에 갔을 때 밀려오는 하얀 파도(백마)를 본 경험이 있었텐 데그때의 기억이 떠올려 이야기해보세요.

                

문득 머리를 쳐들고 어둠이 한 겹 더 드리워진 바다를 보았다. 그때 바람이 휘두르는 채찍에 하얀 갈기를 세우고 밀려드는 백마를 보았다. 일렬횡대로 달려드는 하얀 군마들을 나는 바다의 말, 해마라고 이름한다. 해마는 바다의 말이기도 하지만, 기억을 관장하는 뇌의 다른 이름이기도 하다. 그러니까 나에게 해마는 기억 속에서 달려오는 하얀 말이다. 

강대선, 해마가 몰려오는 시간, The 수필 2022 빛나는 수필가 60, 북인 (p223)


43. 선택

   

(1) 화자는 왜가리나 어부처럼 여유롭게 사는 것도가마우지나 사업가처럼 바쁘게 사는 것도 각자의 선택의 문제다라고 합니다

(2) 그러나 화자 자신은 외진 산속에서 한가롭게 사는 자연인 더 부러워 여유롭게 먼 하늘만 바라보는 왜가리가 더 좋다고 합니다

⇒ 여러분은 어떤 방식의 삶을 살고 있나요?

[선택1] 왜가리나 어부처럼 여유롭게 그리고 아등바등하지 않는 삶

[선택2] 가마우지나 사업가처럼 바쁘게 그리고 열심히 사는 삶                    


왜가리나 어부처럼 사는 것도, 가마우지나 사업가처럼 사는 것도 좋다. 선택은 각자의 몫, 바쁘게 사는 돈 많은 사장보다는 외진 산속에서 한가롭게 사는 욕심 없는 자연인이 더 부러운 것은 순전히 나의 취향이다. 그래서 빈 하늘만 쳐다보고 있는 왜가리가 좋아 보이고 눈길이 자주 가는가보다. 無爲而無不爲라는데 너무 열심히 살 일도 아니다.

박석원, 가마우지와 왜가리, The 수필 2022 빛나는 수필가 60, 북인 (p249∼250)


44. 미래 달력

   

(1) 화자는 인간 생명의 유한성을 생각하며 알 수 없는 미래를 살펴보기 위해 스마트폰의 꺼내 달력 화면을 넘겼다고 합니다

(2) 화면은 2036년에 이르러 멈쳤고그해 아내 생일날에 축하해요라는 글자를 남기고 현실로 돌아왔다고 합니다

⇒ 여러분도 미래의 어느 특정한 날에 하고 싶은 스케줄을 만들어 이야기해보세요.                    


달력 수십 권의 부피로 가늠되는 인간의 유한성에 고개를 떨구었다. 이미 사라진 달력들에 대한 아쉬움과 남은 권 수를 알 수 없는 막막함 때문인지 무턱대고 스마트폰을 꺼내 달력 화면을 열어 미래로 계속 넘겼다. 화면은 2036년에 이르자 더 이상 넘어가지 않았다. (…) 손가락 끝을 물끄러미 쳐다보며 잠시 앞날의 행복을 꿈꾸다가 ‘오늘’ 표시를 눌러 현실로 귀환했다.

홍범식, 생존곡선, The 수필 2022 빛나는 수필가 60, 북인 (p280)


45. <대장간>

   

(1) 화자는 단원 김홍도의 <대장간>이라는 민화를 보았다고 합니다

(2) 화자는 그림에 있는 물건이나 사람들을 보면서 상상의 나래를 펼쳤습니다

⇒ 여러분도 기억에 남는 그림 하나를 골라서 이야기를 펼쳐보세요.                    

그림에는 풀무나 화덕, 燒湯 외에 세세한 배경은 없지만 일하는 사람들의 표정과 동작이 사실적으로 잘 묘사되어 있더군요. 앳되 보이는 젊은이가 긴장된 눈길로 화덕에다 풀무질하고, 나이 든 집게잡이는 벌겋게 달구어진 쇳덩어리를 집어서 모룻돌 위에 올려놓고, 힘 좋은 메잡이 두 명이 긴 나무 자루의 쇠메로 번갈아 내리치는 그림입니다.

허정진, 대장간을 엿보다, The 수필 2022 빛나는 수필가 60, 북인 (p283)


46. 미루나무

   

(1) 화자는 유년 시절 들에서 일하는 엄마에게로 가는 길목인 냇가 둔치에 조성된 미루나무밭을 좋아했다고 합니다

(2) 하지만 미루나무밭의 추억이 서린 고향 집은 지금은 쓸쓸한 바람만 심심하게 드나드는 곳으로 변했다고 합니다

⇒ 여러분의 마음속에도 나무에 대한 아련한 추억 그리고 그와 관련된 사람이 있나요?                    

미루나무는 내 유년의 나무다. 냇가 둔치에 조성된 미루나무밭은 들에 있는 엄마에게로 가는 길목이었다. 아이는 햇빛에 반짝이며 바람에 팔랑이고, 바람개비같이 뱅글뱅글 도는, 너뭇잎의 움직임을 지켜보기를 좋아했다. 아이에게 익숙한 미루나무는 집을 벗어난 넓은 곳에서도 아이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김귀옥, 미루나무가 있던 집, The 수필 2023 빛나는 수필가 60, 북인 (p17)

 

47. 재래시장

   

(1) 화자는 어시장 바닥에 쪼그려 앉아 플라스틱 채반 두 개에 담긴 가자미를 팔려고 하는 할머니를 보았습니다

(2) “끝물이니 팔천 원에 모두 가져가라라는 할머니의 말에 두말없이 다 샀다고 합니다

⇒ 여러분이 재래시장에 가서 만났던 인상적인 사람이나 물건을 샀던 경험을 이야기해보세요.

  

어시장을 더 걸어 나오니 또 가자미가 보였다. 뼈째 먹어도 될성싶은 작은 것들이었다. 장터 바닥에 쪼그리고 앉아서 홍합을 까던 할머니가 눈짓으로 플라스틱 채반 두 개를 가리켰다. 끝물이니 모두 팔천 윈에 가져가란다. 조금 전에 들었던 “알배고 낳니라고 예비서…”라던 말이 떠올라 할머니 무릎 앞에 있던 가자미들을 다 샀다.

박금아, 가재미가 돌아오는 시간, The 수필 2023 빛나는 수필가 60, 북인 (p47)


48. 국화     


(1) 화자는 국화의 입장에서 사람들이 이름을 붙여주기 훨씬 이전부터 꽃을 피고지며 세월을 지켰다라고 합니다

(2) ‘국화에다 의미나 명분을 갖다 붙이지 말고 사람 스스로 이루고 싶은 이상이 있다면 직접 몸으로 부딪쳐보라고 합니다

⇒ 여러분도 좋아하는 꽃이나 나무가 있다면 그 입장에서 사람들에게 이야기해보세요                    


사람들이 국화라고 이름 붙여주기 훨씬 이전부터 나는 이 계절을 지키고 있었다. 윤리와 도덕을 입에 올리기 한참 전부터 나는 시린 바람을 맞을지언정 행복했다. 그대, 정녕 실현하고 싶은 이상이 있다면 자기의 몸으로 직접 도달해보라. (…) 의미나 명분에 얽매이지 말고, ‘만물이 濟物’이라는 그대의 가슴을 채우라.

강천, 국화를 위하여, The 수필 2023 빛나는 수필가 60, 북인 (p87―88)


49. 새총

   

(1) 화자는 어릴 때 다른 아이들과 달리 덫이나 새총으로 단 한 마리의 새로 잡지 않았다라고 합니다

(2) 화자의 눈은 그저 공중에 나는 새의 뒤를 따르기만 지금도 새는 경외의 대상이라고 합니다.

⇒ 여러분이 좋아하는 또는 싫어하는 새가 있디면 그 이유와 함께 이야기해보세요                    


아이들은 덫을 놓고 새총을 겨눴지만 나는 한 마리 새도 포획한 적이 없다. 평생을 두고, 내 눈은 줄곧 공중을 나는 새의 뒤를 따르기만 했다. 지금도 새는 외경의 대상이다. 새의 날갯짓 앞에 쉬이 눈을 떼지 못한다. 눈이 뒤를 따르고 마음이 뒤를 따른다. 내 영혼이 새를 혹독히 그리워하는지도 모른다.

김길웅, 새의 뒤를 따르는 눈, The 수필 2023 빛나는 수필가 60, 북인 (p92)


50. 신발

   

(1) 화자는 선심 쓰듯 신발만 신으면 그만이라는 듯 발에는 무심했다고 했다고 합니다

(2) 그러함에도 수많은 생채기가 나도 조용히 감내하며쉽게 무너지지 않는 걸음걸음을 걸을 수 있게 하는 발을 경배한다고 합니다

⇒ 여러분은 몸의 신체 중 중요한 것 하나를 골라 말해보세요                    

그간 선심 쓰듯 신발만 던져주며 무심했던 죄과가 떠오른다. 뻣뻣하게 각을 세우는 신발이 달려들어도 순응하기 종용하던 내가 아니던가. 그럼에도 수많은 생채기를 침묵으로 감내해온 발이 듬직하다. (…) 여기저기 통증에도 결코, 무너지지 않을 걸음걸음의 발을 경배한다.

황진숙, 발, The 수필 2023 빛나는 수필가 60, 북인 (p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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