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리번거리며 이것저것 보며 이런저런 생각도 하며 길을 걸어 봅니다. 불현듯 사람은 자기가 마음속에 만든 환경 속에서 살아간다는 말도 떠오릅니다. 인간은 환경의 지배를 받는다는 주장과 유전적 영향을 받는다는 설이 대립되어 오래도록 지속해 왔죠. 이처럼 유전과 환경의 영향에 대한 생각은 모두에게 익숙해져 있고, 교육에도 크게 관여해온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교육에서 회자되는 환경은 유전적 요인과 대비하여 물리적 환경을 의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능과 같은 타고난 능력은 유전적 측면을, 부모나 가족 구성원의 재력이나 성향은 환경적 측면을 대표하고 있으니까요. 이러한 양립하는 주장은 여전히 그 끝이 보이지 않는 것 같아요.
글쓰기를 시작하면서 매일 혹은 이틀에 한 편씩 꾸준히 글을 써 왔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출퇴근을 지하철로 하여 매일 한 편의 글쓰기가 가능했다고 여겼습니다. 글쓰기는 지하철 출퇴근이라는 환경 덕분이라 굳게 믿었으니까요. 출퇴근 환경에 의존한 글쓰기를 하다가 어느 시기부터는 버스로 출퇴근을 하게 되었습니다. 물리적 환경이 바뀌게 된 거죠. 출퇴근 환경이 바뀌면서 자연스럽게 글쓰기는 멈추게 되었답니다. 글을 쓰지 않아도 된다는 이유를 찾아 자기 합리화를 시켰다고나 할까요. 매일 글을 쓸 필요가 없어지고 마음도 편했습니다. 글을 쓰지 않아도 되는 확실한 구실에 기댈 수 있었으니까요.
물리적 환경만 탓하고 있으면 당연히 나태함과 안이함이 모여들게 되죠. 글을 올리지 않으니 브런치에 찾아오는 독자들도 줄어들고 스스로의 관심도 점점 사라져 갔습니다. 그러니 브런치 측에서 가끔 '작가님은 몇 개월간 글을 쓰지 않았습니다.'라는 메시지도 받곤 했답니다. 그런데 최근에 어떤 변화가 생겼습니다. 예전에 올려둔 글들에 조회수가 눈에 띄게 증가한 것입니다. 독자들의 글에 대한 관심과 통계치가 마중물이라도 되었던 것일까요. 나 자신의 브런치 활동에도 조금씩 관심을 갖게 되었답니다.
6개월이나 지난 시점인 어제 브런치에 글을 한 편 써서 올렸답니다. 그런데 출퇴근 환경이 바뀐 것은 아닙니다. 뚜렷이 글을 쓰는 다른 환경도 크게 바뀐 것은 아닙니다. 지하철 출퇴근을 하지 않아서 글쓰기를 멈춘다는 구실은 그냥 구실에 불과했던 것일까요. 단순히 글쓰기가 힘이 드니 자기 합리화에 지나지 않았던 건 아닐까 스스로 의심을 해보기도 했습니다.
오늘까지 찾은 결론은 물리적 환경이 중요하다는 건 맞지만 다른 환경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입니다. 며칠 곰곰이 생각해 봤는데 그것은 마음속의 환경인 것 같아요. 마음속의 환경을 다른 말로 쉽게 쓰면 '의지'인 것 같습니다. 우리가 흔히 세상사 모든 일은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라고도 하죠. 그 마음먹기가 곧 의지는 아닐까요.
일상의 행위의 대부분은 습관에 의해 이루어진다고 하죠. 마음가짐의 변화는 내면의 동의 없이는 이루어지기 힘들다고 합니다. 좋은 습관을 갖는 것도 선행되어야 하지만 그에 더하여 의지 즉, 마음가짐이나 마음먹기가 시너지로 작동한다면 무슨 일이든 해낼 수가 있지 않을까요.
오늘 하루 시간을 내어 잠자는 의지를 일깨워 보세요. 어쩌면 사람이나 상황에 따라서는 마중물 같은 것이 필요할 수도 있겠죠. 물리적 환경에만 구속되지 말고 마음속의 환경도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면 새로운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군요. '지금 당신은 어디에 서 있으며. 어디로 가려고 하는가?'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당신이 살고 있는 마음속의 환경에 순응하거나 안주만 하지 말고 변화를 줘보세요. 원하거나 바라는 일이 있다면 지금 바로 당신의 의지를 보이면 됩니다. 그것은 곧 현실이 될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