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학교교육론의 확산(2)

I. Illich의 학습네트워크 理論

by 나꿈


I. Illich의 학습네트워크 理論


Illich는 1970년대 초에 脫學校敎育論을 통해 전통적인 학교교육의 폐해를 주장함으로써 학교교육의 기능과 역할을 부정하고 새로운 형태의 교육을 모색하였다. 그는 현행 학교교육을 대신한 새로운 교육을 실현하기 위해 학습네트워크론을 주장했으며, 이러한 학습네트워크론은 나중에 J. Hass의 학교형태 연구에서 미래에 새롭게 등장할 교육유형으로서 소개되기도 했으며, 미래학자인 Drucker도 그 타당성에 동의한 바 있다. 여기서는 사회변화에 따라 요구되는 교육체제의 구조적 개혁에 대한 시사점을 얻기 위해 학교교육의 대안으로 상정하고 있는 학습네트워크 이론에 대해 고찰하였다.



I. Illich의 학습네트워크의 構成

Illich는 학교체제를 설명하면서 제도 스펙트럼의 개념을 도입해 빛이 프리즘을 통과하면 적색부터 자색까지 나누어지는 것과 같이 사회의 각종 제도도 제도 스펙트럼에서 분광해 보면, 그 波長 즉, 특징에 의해 類型化할 수 있다고 보았다. 사회의 각종 제도를 그 특성에 따라 분류하여 “操作的 制度”와 “自律的 制度”로 나누고, 오른쪽에는 조작적 제도를 위치시키고, 왼쪽에는 자율적 제도를 위치시키고 있다. 양극단에서 우단의 조작적 제도에 속하는 것이 군대, 경찰, 교도소, 정신병원, 고아원 등이고, 좌단의 자율적 제도에는 공중전화, 우편망, 지하철, 공원, 공공시설이 속하게 된다. 그리고 중앙에는 호텔이나 카페테리아가 위치하고, 그로부터 오른쪽으로는 소비물품의 생산자나 자동차산업이 있고, 왼쪽으로는 클리닉업, 이미용업, 변호사업, 자영업이 존재한다. 결국 좌단에는 자율적인 이용도가 높은 것이 위치하고, 우단에는 자율보다는 일방적으로 조작되거나 개개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강제적으로 조작되는 제도가 위치하게 된다. 그런데 이러한 제도 스펙트럼에 의하면 오늘날의 전통적인 학교체제는 군대나 교도소와 같이 자율성이 크게 부족한 우단의 조작적 제도에 위치하게 된다는 것이 Illich의 견해이다.


조작적 제도에 속하는 조직에서는 서비스를 받는 측이 일방적으로 강제되는 경우가 많고, 학교를 교육의 대인서비스의 場으로 본다면, 학년별로 편성된 교육과정을 소비하는 장으로써 학교에서의 서비스는 일방적으로 학생들에게 강제되는 것이 된다. Illich의 비판의 표적은 이와 같이 현행 학교교육이 교육수요자에게 일방적으로 강제되고, 학교 측에서 조작하는 체제로 되어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학교를 자율적 제도인 제도 스펙트럼의 좌단에 위치시켜, 수요자의 요구나 필요에 따라 자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교육체제로 변환시키는 것이 “deschooling”이라고 하며, 기존의 학교교육의 대안으로 “학습네트워크”를 구상하였다.


Illich는 그의 저서 “Deschooling Society”에서 학교교육을 대신할 새로운 교육형태로서 학습네트워크를 상정하고 있으며, 그 구성요소로서 물적 네트워크인 교육대상의 네트워크(reference service to educational objects), 기능 교환의 네트워크(skill exchanges), 학습 동료의 네트워크(peer-matching), 교육전문가의 네트워크(reference service to educators-at-large) 등 4가지를 제시하고 있으며, 그 주요 내용을 고찰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교육대상 네트워크란 물적 네트워크인 교재나 학습재료의 네트워크화를 의미한다. 학습교재는 학교만이 관리하는 것이 아니고, 학교 이외의 사회에 있는 다양한 학습자원도 이러한 네트워크로 조직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도서관, 박물관, 신문사, 소방서 등의 지역사회 내의 모든 시설이 그 대상으로 된다. 그런데 이러한 물적 네트워크는 미래학자들이 구상하는 교실 외 교육의 확대와 그 방향이 유사하다.


둘째, 기능 교환 네트워크란 인적 네트워크를 의미하며, 사회 속의 모든 사람들이 교사라고 하는 생각에 입각한 것으로 개개인이 지니고 있는 특수한 기능이나 특기를 상호 간에 가르쳐줄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시도는 나라에 따라서는 이미 시행되고 있는 경우도 많으나 Illich의 경우는 이러한 기술이나 기능 교환이 교양적인 것에 한하지 않고, 일종의 인재은행의 형태를 취해 전문성인 높은 기술이나 기능에까지 확대하려고 하는 점이 특징이다. 예를 들면, 의사의 의료기술도 이러한 상호 교환 교수학습의 네트워크에 포함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기능 교환 네트워크는 교사만이 교육을 담당하는 것이 아니라 교사 이외의 전문가나 특정 기능보유자들도 구조화된 교육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제1요소인 학교 이외의 시설을 교육 네트워크에 편입한 물적 네트워크에 대해, 제2의 네트워크로써 교사 이외의 인적자원을 상호 간의 교류에 의해 교사로서 활용하는 인적 네트워크라 할 수 있다.


셋째, 학습 동료 네트워크는 학습의 계속과 발전을 의도해 설계되는 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라고 할 수 있으며, Illich는 이것을 peer-matching이라 하고 있다. 예를 들면, 바둑을 배우는 경우에 보통은 기원에 가서 바둑을 즐기면서 묘수를 연마해야 하나, 학습 동료 네트워크의 의미는 기원에 가지 않고 정보 네트워크를 이용해 바둑 상대를 섭외하여 바둑을 연마하는 것과 같다. 만약 기원에 컴퓨터가 설치되어 있다면, 기원에 가서 바둑을 즐기고 연마하면서 때때로 컴퓨터를 이용해 자신에게 적합한 학습 상대를 선택해 학습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학습 동료의 네트워크를 통해 개체화되어 있는 현대사회인에게 잊어버린 지역공동체 의식을 회복하게 할 수도 있을 것이며, 학교체제에서도 기원에서 바둑을 연마하는 것과 같은 시스템으로 교육활동을 운영할 수 있을 것이다.


넷째, 교육전문가 네트워크란 다양한 분야의 관련 전문가를 네트워크로 연결해주는 것으로, 구성원으로는 ① 학습 네트워크를 관리하는 전문가(educational administrator), ② 학습네트워크의 사용방법을 가르쳐주기도 하고, 상담 및 조언을 주로 해주는 교육지도 카운슬러(pedagogical counselor), ③ 학습내용에 대해 리더십을 가지고 학습지도를 하는 전문가로서의 교육지도자(educational initiator) 등 세 가지 전문가에 의해 구성된다. 이러한 3가지 교육지도자는 오늘날 학교의 교사로 보면 이해하기 쉬우나 Illich는 교육애, 인간성, 봉사성 등을 그것에 덧붙여 요구하고 있다. 진리를 매개로 하면서 창조적인 활동을 행하는 사제관계 또는 우애와 도덕성을 겸비한 형태(아리스토텔레스)의 관계를 염두에 두면서 교육지도자의 이미지를 고려하였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학교를 부정하고, 학습 네트워크화를 주장해 온 Illich도 학교를 대신할 제도까지 부정하고 있지는 않다는 점이다. 결국 학교라고 하는 제도의 대안인 학습네트워크도 또 하나의 제도인 것이고, 그 제도가 제도 스펙트럼으로 보면 조작적 제도가 아니고, 자율적 제도여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자율적 제도도 완전히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이용 규제가 있어 그것을 지키지 않으며 안 될 것이다. 따라서 학습네트워크에도 이용 규제를 생각할 수 있지만 그 이용규칙이 엄격할수록 그것은 또한 조작적 제도에 접근하는 것이 되므로, 교육수요자의 요구에 따라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해 자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I. Illich의 학습네트워크 理論의 示唆点


탈학교교육론의 핵심인 학습네트워크 이론은 오늘날에 있어서도 학교의 대체물로서의 주목받고 있으나 학습네트워크 이론에 의문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첫째, Illich가 주장하는 탈학교의 사회는 사회가 학교화하는 것을 부정하고 있지만, 사회의 교육화를 촉진하는 결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이러한 네트워크 구축은 학교를 부정함으로써 사회의 학교화를 막을 수는 있을지라도, 교육 네트워크의 확산을 통해 결국엔 사회의 교육화를 촉진하는 결과로 나타난다고 할 수 있다. 둘째, 제도 스펙트럼의 개념에 의하면 학교를 조작적 제도로 보고 있지만, 그것을 자율이용제도로 전환시킨다고 하는 것은 실제로는 학교를 대신하는 별도의 학습제도까지 부정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결국 학습네트워크의 제도화가 진행되면 언젠가는 또 오늘날과 같은 학교로 집약되지 않으리란 보장은 없다. 셋째, Illich가 말하는 학습네트워크의 구상은 성인에게 주로 적용된다 해도 학생들에게 있어서는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 하는 점에 의문이 남는다. 넷째, 이러한 것과 관련해 오늘날의 학교는 학생들을 위한 학습네트워크가 극단적인 모습으로 제도화된 것에 지나지 않은 것은 아닐까 하는 점이다. 성인들에게 넓은 공원이 있다면 학생들에겐 유원지가 있는 것과 같이 학생을 위한 학습네트워크가 오늘날의 학교를 통해 가능할 수도 있다. 그러한 증거로 최근에 새로운 학교론은 정도의 차는 있지만 학습네트워크 구상의 일부를 채용하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으며, 새로운 학교로서 탈학교형 학교가 거론되고 있다.


Illich의 탈학교론에 대한 이러한 지적은 학교를 폐쇄해야 한다는 극단적 학교부정론에 대한 반론으로써 일면 타당성이 있으나, 정보화사회의 도래에 의한 학습네트워크의 구축이 교육환경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측면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Illich의 이론 중에 학교의 완전 부정보다도 오늘날의 각종 교육이 정보화사회의 도래에 따라 네트워크화할 것이라는 측면에서 학교교육의 변화를 중심으로 시사점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교실 외 교육의 확대 차원에서 현장체험학습이나 교실 밖의 각종 활동이 학교교육에 점차 도입되고 있다. 이런 점에서 박물관, 도서관, 미술관, 기타 공공기관을 연결하는 물적 네트워크는 현실적으로 타당성이 높으며, 학교교육과 관련해 체계화시켜 운영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오늘날은 각 지역시설은 상호 연계되어 있지 않고, 학교 측에 의한 일방적인 현장견학 위주로 이루어지고 있어 그 교육적 효과에 의문이 많다. 따라서 지역사회 내의 각종 관련기관이 교육체제를 중심으로 적극적으로 연계체제를 구축해 학생들의 현장중심교육을 위한 서비스를 강화해 나감으로써 교육적 기능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체제의 구축은 학생들의 등교일수를 줄이면서 학생 개개인에 필요한 현장학습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교육적 효과를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둘째, 인적 네트워크와 관련해서는 각종 정보나 지식에 대해 현재도 인터넷상에서 실제로 자연스럽게 정보를 주고받는 차원에서 간접적으로 실행되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교사들의 전문성 개발을 위한 연수도 한 곳에 모여 이루어지는 집단연수를 대신해 인터넷을 통해 지식을 상호 공유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인터넷 공간을 활용한 지식 공유는 학생과 교사, 학생과 특정분야의 전문가, 교사와 특정분야 전문가 등 다양한 측면에서 이루어질 수 있다. 학생과 교사의 경우에는 소속 학교의 학생과 교사만의 네트워크뿐만 아니라, 지역적 또는 전국적으로 학생-교사 간의 정보 공유 및 지식 교환이 실행될 수 있다.


셋째, 교사나 전문가의 개입이 없이 네트워크를 통해 학생들끼리 자율적으로 학습활동을 촉진해 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 동료학습체제는 학교교육의 특활활동, 특기적성교육, 기타 각종 학습 등에 도입될 수 있다. 바둑이나 장기 학습의 경우 기본적인 학습을 학교에서 받은 후 개별적으로 인터넷을 통해 상대를 찾아 즐기면서 기능을 연마할 수 있다. 이 경우 학생들은 가정에서도 학습을 실시할 수 있고, 인터넷이 있는 곳이면 어디서든 학습에 임할 수가 있을 것이며, 컴퓨터를 학교에 비치해 두었을 경우 교사는 특정 장비의 관리만 해 주고 학생들을 스스로 학습하게 할 수 있다. 일반 교과의 경우에도 특정 교과에 대한 흥미나 관심에 따라 네트워크 學習網을 만들고 그곳에서 교과의 학습 진도나 학습주제에 따라 상호 의문점을 해결해 나가며 학습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넷째, 학습 네트워크 사회가 진행되면 학교교육의 역할과 기능이 변화될 뿐만 아니라, 교육전문가로서의 교사의 역할 또한 변화되지 않으면 안 된다. 오늘날은 교실에서 교과진도에 따라 학습지도를 해오고 있지만 정보화로 인한 네트워크 사회의 구축은 교사들로 하여금 네트워크와 관련해 전문성을 요구하게 될 것이다. 학생들에게 지식 및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교과서의 내용만이 아니라 인터넷을 통한 각종 정보의 출처를 신속히 확인해 제공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대면적 학생관리에 익숙한 오늘날의 학교 상황과는 달리 비대면적 통신을 통한 학생관리 및 상담기법 등에 대한 전문적 능력이 요구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