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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로운 글쓰기 여행자
Apr 08. 2023
나이는 그냥 숫자가 맞지?
그녀는 지금 행복 중
남편의 여자 친구가 오늘 결혼을 한다.
아침부터 남편은 신경 써 의상을 준비하고 약간 들뜬 것처럼 보였다.
시골에서 자라 오랫동안 만나고 있는 몇몇 친구가 있다.
지난해 모임에서 나도 그들 커플을 본 적 있다
저 나이에 저렇게 달달할 수 있을까?
싶을 만큼 둘 사이가 너무 다정해서 보기 좋았다.
그때 느낀 게 사랑에 나이는 그냥 숫자일 뿐이구나
사랑하는 연인은 모두 아름답구나였다
그때 이미 결혼식 계획을 들은 친구들은 모두 오늘을 기다리고 있었나 보다.
같이 참석해야 하는데 나는 다른 일정이 있어 뒤풀이 장소로 합류하기로 하고 지금 그곳으로 가고 있다.
뒤풀이 장소는 예식장 근처에 사는 또 다른 여자 친구의 전원주택이다
"이 나이에 뒤풀이하러 다니기도 좀 그렇잖아"
남편의 말이었지만 나는 이 친구들의 우정이 참 근사하게 생각된다.
친구의 결혼식을 축하하고 자기 집을 기꺼이 뒤풀이 장소로 제공하는 친구도 멋지지 않은가.
남녀를 떠나 소꿉친구들이 함께 늙어가며 서로의 애경사를 챙기고 오랫동안 교류하며 사는 인생
꼬꼬마 시절 인연이 중년을 넘어 이제 장년의 나이 머지않아 노년의 나이가 되겠지만 이들의 우정이 변함없으리라 믿는다
지난주 남편은 고등학교 친구를 떠나보냈다
갑작스러운 폐암 진단 소식에 열흘 남짓 지나 이어진 비보까지 괴로워하던 남편을 지켜보는 일은 우울한 일이었다
그에 비해 오늘 같은 경사는 함께 기뻐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그녀가 원했던 웨딩드레스를 입고 한껏 행복한 신부와 그런 신부를 감격하며 바라볼 신랑을 식장에서 보지 못해 아쉽지만 잠시 뒤 만날 신혼의 그들을 만날 생각에 자꾸 미소가 지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