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을 빼앗겼다

가사노동이 장난이야?

청소하고 빨래하고 요리하고 점심 먹고 다림질하고 고양이 털 빗기고 나니 오후 네시가 넘었다

작업실 가기도

집 앞 수리산 가기도

애매한 시간

고양이 안고 뒹굴거리기엔 딱 알맞은 시간

그런데

고기는 또 언제 사러 갔다 오나

막둥이 저녁에 고기 먹겠다는데

가사노동은 말 그대로 노동

보상 없는 노동이 끝난 후

멍 때리다 든 생각

내 일요일 누가 가져갔어?


그 후의 썰

나를 제가 먹는 추르 한 개만큼도 귀하게 여기지 않고 집사 나부랭이로 업신여기는 뜬금이 시키 보란 듯 시장바구니에 책 한 권을 넣어 집을 나왔다

오디오북 들으며 수암천 산책 겸 30분 왕복으로 고기 사서 오는 길에 단골 카페

이제야 마음이 채워진다

나도 나 좋아하는 거 잠깐이라도 해야 덜 억울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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