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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일장 뒷담화

백일장에 도대체 왜 왔니?

오늘 열린 백일장은 올해 52회를 맞이했다.

한 시인은 1회 때부터 심사를 해오셨다고 해서 심사장에 있던 문인들이 무척 놀랐다.

지역 문인협회 회원인 나도 몇 년째 고등부 산문 심사를 하고 있다.

해마다 느끼지만 심사할 때마다 좀 아쉬운 마음이 크다.

학생들 글솜씨가 점점 더 안 좋아지고 있다.

참여자도 줄고 있다.

오늘은 심사하다 좀 충격을 받았다.

도저히 글을 읽을 수 없을 만큼 글씨가 엉망인 학생이 둘이나 됐고 (이 경우 낯선 외국어를 해독하는 것만큼 힘들어 아쉽지만 심사를 포기할 수밖에 없다) 원고에 욕설을 적은 경우가 있어 심사에서 제외시키기도 했다.

물론 그 학생은 욕설뿐 아니라 글씨도 내용도 순위권과는 거리가 멀었다.

나뿐 아니라 고등부 산문 심사를 했던 네 명의 심사위원 모두 마찬가지로 충격이 컸다.

도대체 뭐가 문제일까.

글쓰기 능력을 떠나

백일장에 참가하고 결과물을 제출할 때는 심사를 염두에 둔다는 뜻인데 심사위원에 대한 예의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 걸까?

알아볼 수도 없는 글씨에 욕설까지 지금까지 그런 황당한 경우는 처음이었다.


심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중에서 조금 더 나은 작품을 가려내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는 과정을 거치고야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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