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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도둑

최대한 조심하면서

막내가 독일에 사는 제 언니에게 보내려고 구입한 책 세 권이 탁자 위에 놓여있었다.

늦은 밤 그중 한 권을 집어 들었다.

7천만 원  고료를 받은 <박화성 소설상> 수상작 '#그라이아이'였다.

7천만 원 고료라니? '고작 1천만 원?'짜리 고료 당선자인   나에겐 시쳇말로 '개 부러운' 작가고 제목도 벌써 궁금증을 자극했다.

불면증에 쉬이 잠들지 못하는 밤에는 사실 재밌는 책은 불면에 더 도움이 되지 않는 걸 안다.

그럴 땐 정말 재미없고 지루한, 읽다가 졸음이 올 만한 책을 읽어야 하는데...

샤워를 하고 나온 막내가 놀라는 눈치 더니 기어코 한 마디 한다

"언니한테 보낼 건데..."

"그래서, 읽으면 안 돼?"

"책 이잖아"

뒷 말을 생략했지만 짐작할 수 있다

책을 끔찍이 좋아하고 아끼는 제 언니에게 아무도 손대지 않은 깨끗한 상태의 책을 선물하고 싶은 마음

아침 일찍 일어나 마저 읽고 있다.

최대한 조심하면서 마치 책 도둑이 된  기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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