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서파괴>를 읽고...
몰입. 스타트업의 성공을 위해 팀원들이 목표와 업무에 몰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해 리더들은 직원들에게 비전을 제시하거나 성과 제도를 통해 동기부여를 하기도 한다. 최근 읽은 책에서는 조직의 구조적 차원에서 직원들을 몰입시키고 성과를 최대화하는 '싱글 스레드 리더십'에 대해 서술되어 있었다. 싱글 스레드 리더십은 팀이나 리더가 여러 업무를 병행하는 대신, 한 가지 일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구조를 채택하는 것이다. 이 방법의 대표적인 예로 '2 Pizza Team'이 소개되었다.
2 Pizza Team은 피자 두 판을 나누어 먹을 수 있는 최대 10명 이내의 팀원으로 구성하고 한 가지 임무에 몰입하도록 하여 최고의 성과를 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하지만, 한국의 스타트업 환경에서는 이러한 방법을 적용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 경험을 바탕으로 그 이유를 몇 가지 설명해 보면 아래와 같다.
1. 정부과제 의존성 (환경적 요인)
한국의 많은 스타트업들은 정부 지원 프로그램이나 R&D 과제에 의존하여 자금을 확보하고 초기 인건비를 충당한다. 이러한 의존성은 스타트업이 가설 검증이나 고객 문제 해결을 위한 제품 개발 외에도 다양한 업무를 병행할 수밖에 없게 만든다. 결과적으로, 불가피한 멀티스레드 운영을 하게 되고 한 가지 일에 집중하기 어려운 환경이 조성된다.
2. 희소한 인적 자원
사업이 궤도에 오르고 인력 풀이 확보된 기업들은 제품팀(Product Team) 단위로 구성되어 각 팀이 독립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그러나, 초기 단계의 스타트업에서는 특정 포지션의 인력(ex, 인프라 담당자)이 부족하여 여러 제품이나 팀에 공공재처럼 활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인력은 기술 스택을 보유한 사람들로 구성되며, 다양한 팀과 프로젝트에 걸쳐 활용된다.(ex, 웹개발팀/AI개발팀/기획팀)
3. 해고의 어려움 (법적 요인)
한국에서는 법적으로 직원을 해고하는 것이 어렵고 복잡하다. 이는 팀 구성원 간의 문제나 성과 부진이 발생해도 해당 인력을 해고하기 쉽지 않고, 미국식 2 Pizza Team처럼 유연하게 팀을 재구성하거나 축소하는 것이 어렵다.
K-Startup에서 2 Pizza Team이 어려운 이유는 팀 운영의 유연성과 자율성을 저해하는 법적, 구조적, 환경적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스타트업이 우리만의 방법을 찾아내어 성공할 수 있기를 바란다. 혁신과 몰입의 문화를 만들어 나가며, 한국적 환경에 맞는 최적의 팀 운영 방식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 정답은 없다. 꼭 아마존의 방법을 채택할 필요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