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개라는 이름의 자존심
우리 집 강아지는 똥개다. 종도 모른다. 이름도 거창하지 않다. 그냥 순무다. 믹스견이라는 말을 쓸 수도 있지만, 한국어로 당당한 그냥 똥개다.
똥개는 자유를 사랑한다. 비싼 개껌 따위 필요 없다. 길에서 주운 나뭇가지가 최고다. 줄에 묶이는 걸 싫어하고 목욕은 질색이다. 대신 흙바닥을 뒹굴며 자연의 향을 몸에 묻힌다. 애교? 그런 거 모른다. 오로지 자기 기분이 내킬 때만 꼬리를 흔든다.
순무는 충성심이 강하다. 내가 아플 때는 조용히 옆에 누워 있다. 기분이 울적할 때는 다가와 코를 킁킁대며 위로해 준다. 그리고 누군가 문 앞에 서면, 세상 누구보다 용맹하게 짖어댄다. 때로는 집안을 어질러놓고 밤새도록 놀아달라 괴롭히지만, 잠자리에 누우면 언제 그랬냐는 듯 옆에 찰싹 붙어 잔다. 그 작은 존재가 내 삶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하루가 다르게 느끼고 있다.
사람들은 묻는다.
"얘는 무슨 종이예요?"
나는 대답한다. “그냥, 똥개예요."
사랑스럽게 순무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어디에나 있을 것 같고, 어디에도 없을 것 같은, 이름 없는 개.
비싼 애완견과는 다른 촌티 나는 생김새.
하지만 누구보다 똑똑하고, 정이 많고, 나를 사랑하는 개.
'똥개'라는 자존심을 가진 강아지다.
너희가 똥개를 아느냐.
나는 안다. 아주 잘 안다.
세상의 편견 속에서도 당당하게 살아가는,
자존심 강한 댕댕이다.
똥개도,
누군가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가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