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알라 예찬 - 싸움

느리게 살고 싶은 이들을 위한 잠언시

by 김혁

싸움




코알라는 워낙

성품이 온순하고

욕심이 없기 때문에


잘 싸우지 않지만

어쩌다 영역다툼이나

짝짓기 등의 문제로


서로 티격태격하다가

화가 귀 끝까지 올라가면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머리를 들이밀거나

긴 발톱을 마구 휘두르며

무섭게 싸우기도 하지요.


이때도 짝짓기 할 때처럼

최대한 굵고 낮으면서 크게

괴상한 소리를 지르지요.


(외모와 목소리가 너무나

안 어울리는 것은 사실이죠)


하지만 워낙

천성이 느긋하고

싸움을 싫어하는 성미라서


어느새

왜 싸우는지를

까맣게 잊어버리고


세상에서 가장 귀엽고

귀티 나게 생긴 얼굴을

서로 쳐다보며 빙긋이 웃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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