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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현아 Nov 14. 2023

고양이도 더 좋아하는 집사가 있다

그의 질투



난리가 났다. 티구가 치치랑 모모를 때리면서 할퀴길래 보니 발톱이 엄청 자라있었다. 또 자를 때가 왔구나..


겁이 많고 안기는 걸 좋아하지 않는 녀석의 발톱을 다듬는 건 보통일이 아니다. 특히 6kg를 찍고 나서는 힘도 세져서 담요로 단단히 말아놓고 발톱을 잘라야 하는데 내가 티구를 안고 남편이 발톱을 자르려다가 (보통은 반대로 한다) 티구가 깜짝 놀라 튀어 나가려는 걸 남편이 다시 잡았는데 그만 놀란 녀석이 우릴 다 할퀴고 도망가 버렸다.


"아니!!! 고양이를 더 단단하게 잡고 있었어야지! 이렇게 놀라서 갑자기 튀어나가면 위험하잖아. 티구는 날 더 무서워 할거 아냐!"

"이렇게 튀어나갈 줄 알았나 뭐. 그리고 니가 소리 질러서 더 무서워 할 걸?! 왜 승질이야??"


엄마 무서워


아기 고양이 시절에 인덕션에 뛰어오른 티구가 화상을 입어 남편이 몇 주간 하루에도 두 번씩 앞 발에 약 발라주고 붕대 갈아줬더니 그 이후로 트라우마가 생겼는지 티구는 아직까지도 남편을 무서워한다. 


그래도 나는 편하게 생각해서 내가 앉았다 일어나면 뱅글뱅글 주변을 맴돌면서 내가 궁디팡팡을 해주기를 바라고 빗질을 해주면 고롱고롱 하면서 그 자리에 눕곤 한다. 좀 덤덤한 치치에 비하면 티구는 누가 봐도 엄마 바라기. 내가 모모나 치치를 쓰다듬으면 귀신같이 알고 옆에 와서 서있는 샘도 많은 녀석이다. 


1년 반이 넘는 시간 동안 같이 살았는데 아직도 다 같이 잘 놀다가도 남편만 가까이 오면 후다닥 자리를 피하는 녀석 때문에 남편의 속이 말이 아니다. 티구와 친해지려고 애썼던 그의 가슴에 이번에 아주 제대로 대못을 박았다고 해야 하나. 하늘에 맹세코 고의는 아니었고, 아직도 그가 왜 그렇게 화났는지 이해할 수 없다. 





치치는 우리 둘 다 좋아하니 우리 고양이. 모모는 남편을 더 좋아하지만 나도 싫어하지 않으니 우리 고양이. 티구는 나만 좋아하니 내 고양이란다. 유치하기는. 낼모레면 마흔인데 고양이한테 사랑 못받았다고 그렇게 삐질 일이냐. 그렇다고 자기를 편애하는 고양이(모모는 정말 남편 바라기다)가 없는 것도 아닌데. 


대체 남편인지 아들인지 내 팔자야. 


아빠 껌딱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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