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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입문 Jan 11. 2020

[야알못 탈출-018] 스프링캠프

#스프링캠프 #스프링트레이닝 #선인장리그 #자몽리그 #뭔리그가많다

올해의 10구단 스프링캠프 분포



이번 달 말에 출국해서 2월엔 새로운 멤버들이 모여서 스프링캠프를 보냅니다. 요 스프링캠프는 또 뭘까요?


간단하게 말하면 이런 느낌



왜 하는 걸까요?


스프링캠프는 내년에 시작되는 시즌 전에 정예 멤버들이 먼저 합을 맞춰보기 위해 훈련하고, 연습시합을 하고 오는 캠프입니다. 우리는 다 같이 짐싸서 갔다오는 느낌이 커서 그런지 '스프링캠프'라고 부르고, 미국에서는 봄에 하는 훈련이라 '스프링 트레이닝'이라고 해요. 뭐랄까, 카드덱을 다 맞춘 다음에 합을 맞춰보는 단계입니다.


    1. 어색함을 풀기 위해


뜨거운 스토브 리그 이후엔 팀 구성원들 얼굴이 달라져 있습니다. 새 멤버 중엔 2군에서 올라온 뉴페이스 신입선수도 있고, 거액으로 이적해온 스타들도 있어요. 국내 야구선수들은 한 두다리 건너면 학교 선후배로 이어져서 별로 어색하진 않을 수도 있지만... 그래도 몇년간 호흡을 맞추던 선수들에 싹 사라지고 새 팀원들이 들어오기도 합니다. 특히 외국인 용병선수들은 더 그렇겠죠. 상상컨데 입학식 전 어색하게 학교에 먼저 나오는 날 같은 어색함이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야구를 하면서 느낀게 있습니다. 팀운동은 신비한 힘이 있어서 같이 섞여서 운동하고 자고 밥 먹다보면 어색함도 금새 누그러집니다. 입학식 이후에 학생들 간에 어색함을 순식간에 풀어주는 소풍이나 수학여행이 필요합니다.


그런 역할을 하는 것이 스프링 캠프입니다.



    2. 따뜻한 곳에서 안전하게


겨울엔 한국은 춥죠? 아마추어 야구팀 선수들은 잔뜩 내복 껴입고, 핫팩 붙이고 야구하지만 한번 다치면 큰 손실 (오늘 계약된 안치홍 선수는 26억이 날라간다구요..)이 있습니다. 그래서 추운 곳 보다는 상대적으로 따뜻한 봄날씨인 곳으로 전지 훈련을 합니다.

중앙 시사  매거진 https://jmagazine.joins.com/monthly/view/309584


    3. 합을 맞춰보기 위해서


개별/팀 단위로 훈련하며 개인 몸상태와 팀 전술을 테스트 해봅니다. 감독과 코치진은 전력이 어떻게 융합되는지, 전술은 어떻게 갈지를 고민합니다.


차로 치면 모든 새로운 부품들을 끼워보고 서킷에서 테스트 런을 하는 시건입니다. 기계도 테스트 런을 하면서 조율하는 데 사람들이 모이는건 더 조율할게 많겠죠. 감독을 포함해 새롭게 구성된 코치진, 선수들이 한번 모여서 이 차가 굴러가는지 확인을 합니다.



뭘 맞출까?


대체 뭘 맞춰 보는걸까요?  서로가 어떤 식으로 플레이하는지, 어깨는 얼마나 강한지- 공을 던지면 내가 얼마나 빨리 들어가야하는지도 다 다르다 보니 조정할게 더 많습니다. 사인, 투수의 습관, 포수의 스타일. 견제구 속도- 서로가 익숙해져야할 것이 너무나 많습니다.


> 이런 걸 맞춥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Gebc-R5cCSs

백문이 불여일견. PFP 훈련으로 내야를 이렇게 맞춰보는 겁니다~

 


스프링캠프는 어디에서 할까?


요런 많은 일을 해내야하는 스프링캠프지는 따스한 휴양지 쪽이 많습니다. 하지만 그냥 휴양지는 안됩니다. 너무 덥거나, 너무 습하면 경기에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따뜻하면서도 and 적정한 위도 and 야구시설이 좋은 곳 and 연습경기할 팀이 있는



제가 보기엔 야구 스프링캠프의 위치조건 해당 시기에 적절한 위도만 맞으면 어디든 될 수 있습니다.

스프링캠프를 만드는 위치들을 보았을 때,  선정 조건은 대충 이런 것 같습니다. (사견~)


    1. 따뜻하다.

    2. 적절한 습도 (위도)

    3. 야구시설 좋은 곳

    4. 연습경기할 상대가 있는가?

    5. 너무 비싸지 않으면 좋겠다



대표적으로 미국 플로리다, 애리조나 일본 오키나와  대만 카오슝, 호주 등이 있네요. 지금 시기에 따뜻하고 너무 덥지 않아 기분 좋게 야구 할 수 있는 곳으로 갑니다. 시설도 안좋은 곳을 쓸 순 없어서 야구 인프라(지난번의 경기장 같은) 요소가 좋은 곳들입니다. 인프라는 시설 뿐 아니라 연습시합을 할 팀들이 모여있는지도 중요한 요소인 것 같습니다. 일본은 그런 점에서 일본의 모든 구단들이 모여있기 때문에 좋은 곳이었죠.



작년까진 다 함께 오키나와 리그를 치뤘었는데요 .올해는 호주리그, 미국리그가 되겠네요.



이렇게 스프링캠프는 따로 연습시합이 이어지기 때문에 시범경기 전의 시범경기처럼 작은 리그가 생깁니다. 작년만해도 '오키나와 리그'라고 불릴 정도로 팀들이 바글바글 보여서 했었는데 올해는 확실히 다른 느낌입니다. 오키나와다 보니 투어 프로그램도 있었는데요. 아무래도 거리가 멀어서 올해는 쉽지 않을 것도 같습니다.


삼성 2019 오키나와 팬투어 일정

http://star.mt.co.kr/stview.php?no=2019012315524829421&VNA

SK 2019 오키나와 팬투어 일정

http://www.modetour.com/Pkg/Itinerary.aspx?Pnum=51385509&B_PNUM=51567573&B_B_PNUM=51570224&MLOC=01&B_B_B_PNUM=47258084&STARTLOCATION=ICN



미국은 이런 스프링캠프 투어가 훨씬 본격적입니다.



자체적으로는 애리조나주에 몰린 팀들은 선인장리그(Cactus league), 플로리다에 모인 팀들은 (Grapefruits league)라고 합니다. 스프링리그 투어도 풍성하고, 보러가는 사람들도 많다고 해요. 양 리그는 이미 시작전부터 리그 가이드도 만들어 집니다.  


88세의 할아버지는 이 스프링 트레이닝의 투어 티켓을 받고 폭풍 눈물을 쏟았죠. (캐부럽... )

https://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12/29/2018122901085.html


이 시기에는 이 지역 호텔도 30-50% 올라가고, 지역에 사람들도 몰려들어서 경제도 활성화된다고 합니다. 생각해보면 전국으로 퍼져있던 팀들이 (미국이면 대륙으로 방대하게 흩어진 팀들이) 한 곳에 모여서 경기를 하니 한번에 보기도 쉽고 가까이 볼 수 있고 폭풍눈물 쏟을 만 합니다.(ㅠㅠ)



오키나와의 스프링캠프를 생생하게 묘사한 오쿠다 히데오의 <야구장습격사건>이 있습니다.



국도를 우회전 하자마자 야구장 지붕이 나타났다. 도로 양쪽에 '환영 주니치 드래건스'라고 쓴 깃발이 몇 개 펄럭인다. 바로 옆은 바다. 정말 멋진 경관이다. -중략-


지탄 구장 내야에 시야를 가리는 그물 망이 없어 아주 가깝다는 느낌을 준다. 파울 지역도 좁아고 "어이 후쿠도메!"하고 그냥 부르기만 해도 뒤를 돌아볼 그런 거리다. 그래서 가죽 글러브를 파고드는 볼 소리가 정말 상쾌하다. "팡! 팡!" 한산한 스탠드에 메아리 친다. 가슴이 따스해진다. 진구 구장이나 도쿄돔에서는 절대 들을 수 없는 소리다.


여기가 주니치 캠프, 맞아요?"
"맞습니다."
"입장권은 어디서 사죠?"

점원이 미간을 찌푸린다.

"공짠데요."




이 책에서 그가 하도 마셔대는 맥주 때문에 저도 맥주가 땡기네요. 언젠가 스프링캠프를 구경하고 싶습니다. 이 추운 때에 맥주 한잔이 땡기는 오늘입니다.  (미국에선 티켓을 잘 팔고 있는 모양입니다만)



p.s : 독감 덕분에 하루 쉬고 말았습니다. 정말 머리가 너무 아파서 아무것도 못하겠더군요. ㅠㅠ 감기 예방접종을 꼭 맞으세요!!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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