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일단하는 킴제이 May 20. 2024

아니 턱을 떨면서 울어? 잘 큰다

5월 20일 태어난지 한 달이 훌쩍넘었다.

아이의 하루는 경이로울 정도로 어제와 또 다르다.

오늘은 자다 일어나서 응애응애 하고 울길래 자리가 들쳐안아 거실로 나갔다.

쪼르르 따라 나가 애기 표정을 보는데 웃음이 터진다.


아래턱을 떨면서 운다. 아니 언제부터지?

그전에는 울기만 하던아이가 아래턱을 쓸 줄도 안다니.

엄마 모유를 열심히 빨았더니 턱운동이 잘 되었나 보다. 

우는 너가 너무나 기특하다.


왼쪽을 먹을 때는 여기는 최선을 다하는 곳이야  라고 말하고

오른쪽은 여기는 여유롭게 즐기는 곳이라고 말해준다. 다 알아듣는다.

오른쪽은 양이 많아 사출이 심한지 먹다가 기침을 크게한다. 사례걸리나보다

기침소리도 크다.


품안에 한줌처럼 들어오는 너가 어른 같다. 

저번엔 트름을 하는데 제리한 줄 알고 깜짝 놀랐다.

낮에는 좀 덜자기 시작했다. 밤에는 왠지 더 자는거 같은데 

너랑 제리가 익숙해진 것 같기도 하다. 


너가 똥을 싸면 박수가 절로난다. 힘을 끙하고 부륵 싸는 너가 멋지다.

한 달 전쯤에는 엄마 뱃 속에만 있었는데 말이야.

이제는 숨도 쉬고 밥도 먹고 똥도 싸고 그런다. 다양한 옹알이로 말도 건다.

너를 보며 많이 배운다. 하나하나 최선을 다하는 너가 정말 멋지다.

나도 지금을 살면서 최선을 다할게.



발가락 끝을 콩콩 눌러주며 여기에도 너가 있다며 노래를 불러주었다.

초점책을 보여주며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내가 동화를 만드는 소질이 있는 것 같다.

너 앞에서는 말도 솔솔 나오고 거침없이 노래가 흐른다.


내가 숨을 깊게 들여다시고 옴- 하고 내 뱉으면 아이가 진정이 잘 된다.

네팔에서 같이 연습해서 그런걸까 아님 옴- 하는 진동을 원래 좋아하는 걸까

병원에서 앵하고 우는 너를 붙잡고 나는 옴 - 하고 말을 건냈다.

너는 내게 우주고 나도 네게 우주가 되고 싶다. 

찰싹 붙어 가는 매미에게 끝까지 물과 그늘을 주는 나무가 되고 싶다.

네가 햇살에 데여도 속으로 응원하며 너를 믿어주고 싶다.

크나 큰 바다가 되고 싶다. 너가 자유로이 날아 헤엄칠 수 있게 품이 큰 바다.

너가 신나게 날뛰다가 내가 안보여도 좋으니 그져 나는 너를 넓게 품고 있을게.


수유를 하고 유축도 했다. 유축한걸 냉장고에 넣다가 식탁위의 맥북을 보고 글을 쓴다.

아이가 푹 자니 이 밤이 건강하고 고요하다.

한시간을 자도 십분을 자도 좋으니 자는 동안 아무 고민없이 푹 잤으면 좋겠다.

많이 운다. 지금 배앓이, 산통도 많을 때라고 한다. 으아앙 울 때가 있는데 좀 처럼 진정이 잘 안되나보다

나는 아이를 안고 지금 많이 크고 있고 가장 힘들 때라고. 잘 하고 있다고 말해준다.

배마사지도 해주고... 얼마나 아플까? 사람이 살면서 가장 많은 변화를 느끼고 있다 아이가.

키도 쑥쑥 자라고 몸도 크고 몸이 뒤틀리는 고통이겠지?

행복둥아! 너가 고생이 많다. 내가 줄 수 있는건 부족함까지 끌어모은 사랑뿐이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엄만 이것 밖에, 그리고 이것 만큼은 자신있게 퍼다 나를 수 있다.

사랑을 듬뿍줄게. 어색하고 자책많은 하루도 있지만 스스로 의심할 겨를도 없이 퍼부어볼게!


작가의 이전글 네 목소리를 좋아해. 많이 울어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