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일단하는 킴제이 Sep 13. 2021

내 이름은 '푸른 마음을 끼고 나를 세우다' 입니다.

할아버지가 내 사주에 물이 없다고 '수련'이라고 지어주셨다가 이제 정말 좋은 이름이라며 동네 친구들에게 말했는데, 할아버지 친구가 먼저 태어난 자기 손녀에게 그 이름을 줘버렸다.

그렇게해서 내게 주워진 이름 '김정은' 

윗쪽의 김정은과 같은 이름에 내 생일은 625다. 분명 크게 될 수밖에 없는 운명이로다. 

오늘은 내 이름의 한자를 요리조리 보며 뜯어보았다.

편안할 (靖) 은나라 은 (殷)  편안, 안정, 평정, 진정 할 때  그 '정'자이다. 은나라 은 자는 중국 은나라의 은이다.

성하다. 많다. 부유하다. 크다. 깊다. 우뚝하다. 성대하다라는 뜻을 가졌다. 편안한 마음으로 나를 살고 나의 세계를 만들 이름이다.

편안할 정(靖) 을 보면 설입(立)에 푸를 청(靑)이다. 푸르른 마음을 품고 내가 서 있다. 우뚝 선 내가 갈길을 가며 나를 이루어 낸다. 나는 이 동사가 좋다. 푸른 꿈을 가진 내가 편안한 상태에 있는 거다. 걸어나가고 나를 알아가는 길이 험난하겠지만, 인생에서는 그 나아감이 결국 평온한 상태의 하루라고 나에게 말을 걸어준다.

언제나 열린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것. 파란 하늘을 마음에 품고 나를 사는 것.

어제는 브라이언과 샤부샤부를 먹고 대화를 나눴다. 3년만에 본 브라이언은 LA에서 일을 하다가 이직을 위해 샌디에고로 떠난다. LA 에서도 서핑을 하고 요가를 하더니 샌디에고 집은 바닷가랑 5분 거리라고 했다. 엔지니어 회사인데 일을 하며서 주말에는 파트타임잡으로 스시가게에서 일을 하고 참치도 직접 잡아보고 싶다고 했다. 해산물을 너무 좋아하니까 나중엔 직접 자기가 참치 사시미를 만는게 꿈이라고 했다. 3년 전에는 불안해하고 놀기만 좋아했는데, 이번에 만났을 때는 뭐랄까 눈이 똘망똘망하고 피부는 힘들어 보였으나 얼굴에 빛이 났다. 

"브라이언, 진짜 좋아보인다. 너가 원하는걸 하는 것 같아서 진짜 I feel so wonderful 이야"

"Right? 지금 나한테는 기회들이 계속 와서 정신이 없고 행복해. 사람들은 나를 이상하다고 생각하는데, 난 정말 이런 맛있는 음식도 처음이고, 요가에서 만난 사람들도 새롭고 난 매일매일 진짜 다 흥분돼. 예전에는 난 가난하기만 했는데, 지금은 진짜 내 시간이 온다는 걸 느껴. 나 지금 샌디에고 가잖아? 정말 믿을 수 없는 일이야."

"응, 예전엔 많이 힘들었는데, 지금은 매일 흥분된다는게 참 듣기 좋다. 비밀이 뭐야?"

"Well.. 실패지 내 비밀은 실패야"

"실패?"

"응, 난 진짜 엄청나게 실패했어. 10년동안 감정상태도 엉망이고, 여자친구들과의 관계도 엉망이었지. 그래서 나는 가만히 누워서 생각을 많이 했는데, 사람들은 내가 아무것도 안한다고 비난하기도 했지만.. 난 시뮬레이션을 하고 있었어. 지금 여기서 나는 어떻게 해야할까? 앞으로 또 같은 일이 생긴다면 나는 뭘해야하지?

그런데 실패를 하다보니까 you know. 배운게 정말 많아. 나는 실패를 통해서 배웠어. 그러니까 이제는 어떤 실패들이 내 인생에 있을지 진짜 흥분돼. 왜냐면 내가 더 큰걸 배울 수 있는거니까!"

"진짜 멋지다. 너의 인생이 기대돼. 이럴꺼면 더 힘든일이 있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너가 더 빛나고 뭔가 너가 다 흡수해서 지금처럼 멋질거 같아"

실패가 기대되는 브라이언. 명쾌한 웃음소리로 마음을 열어재끼고 자신의 시간을 빚어내는 사람. 

예전에 회사 고객이 엄청난 컴플레인으로 브라이언에게 소리를 질렀다고 한다. 충격을 받아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다시 알아보니 그 고객은 회사에 화가 났고 모든 사람들에게 소리를 질렀더란다. 다음 고객과 만났을 때 브라이언은 웃으며 일을 하니 너는 정말 성공할 사람이다. 지금 이 실패에서도 너가 가장 빛난다고 고객이 말을 했다고 했다. 

"왜 웃었어?"

"우리가 지금 할 수 있는게 뭐가 있겠어. 일단 해결해야하는거지. 그리고 뭐 어쩔 수 없잖아?"

대단한 놈. 어마무시한 놈. 반짝반짝 빛나는 앞으로 어떻게 지내는지 또 옆에서 구경하고 싶은 사람.

이렇게 자기를 사는 사람은 빛이난다. 푸른마음, 열린 마음을 열고 가는 사람. 찬란한 세계를 만들어 자기관으로 세상을 사는 사람이다. 그러니까 흔들리지 않는다. 

나는 혼자서는 또 쫄아서 마음문이 닫히니까 이렇게 멋진 친구들을 옆에 끼고 부대껴 지내며 각자 걸어가는 길을 응원해야겠다. 오늘도 열린 마음으로 화이팅! 

작가의 이전글 미국에서 만난 요기니들이 알려준 말의 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