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태어날 때 의료사고로 뇌병변장애(뇌성마비)를 가져 걷는 게 불편하고 행동이 부자연스럽고 말이 어눌해서 발음이 부정확하다. 그래서 2012년 내가 중학생 때부터 언어치료를 시작했다. 그때 언어치료사 이은수 선생님을 알게 되었다. 선생님은 나이 차이 많이 나는 언니처럼 살갑고 다정한 분이셨다. 은수 선생님의 언어치료를 통해 어떻게 발음을 하는지 하나하나 배웠고 덕분에 정말 많이 발음이 좋아졌다.
안타깝게도 은수 선생님은 폐암으로 6년을 고생하시다가 2025년 초에 돌아가셨다. 나는 선생님께서 돌아가신 날짜를 정확히 모른다. 1월달에 선생님의 가족 분에게서 ‘선생님이 얼마 전에 돌아가셨다’라고 연락이 왔다. 돌아가셨다는 사실 이외에는 아무것도 알려드릴 수 없다는 일방적인 연락이었다. 납골당 정보나, 돌아가신 날짜도 모른다는 게 참 답답했다. 연락을 받고 나는 너무나 놀랐고 가슴이 아팠다. 선생님은 나의 인생의 멘토 같은 분이셨는데 그런 소중한 분을 다시는 못 본다는 생각을 하니 가슴이 많이 아렸다.
나는 지금 재택근무를 하면서 공무원 준비를 하고 있는데 은수 선생님의 조언이 아니었다면 나는 미래를 꿈꾸지 못했을 것이다. 선생님은 걱정이나 고민 있을 때 내 이야기를 끝까지 다 들어 주셨다. 선생님이 건강했을 때는 저녁도 자주 사주시고 내가 언어치료를 받으면 늘 끝나고 차로 집까지 데려다 주셨다. 선생님의 퇴근시간이 늦어짐에도 불구하고 늘 나는 선생님의 호의를 받았다. 너무 받기만 해서 죄송하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선생님에게 아무것도 해준 것이 없는데..
사실 나의 언어치료는 10세이전에 받는 것이 가장 적합한데, 나는 비용적인 문제로 인해서 중학교 때부터 언어치료를 받기 시작하였다. 그래서 나는 선생님의 제자 중에 나이가 제일 많은 학생이었다. 선생님이 가르치는 대부분 학생들은 아동기 아기들이었기 때문에 연락을 이어가기가 어려운 반면에, 나는 연락을 주고받을 수 있을 정도로 큰 상태에서 선생님을 알게 되어서 계속해서 선생님과 연락을 주고받을 수 있었다.
대학교에 어렵게 합격하고 나서 선생님과의 마지막 언어치료 하러 갔을 때, 선생님께서는 나를 보자마자 안아 주시면서 대학교 합격을 축하해주시고 저녁을 사주시면서 “대학생 돼서도 선생님 보러 와!” 라고 말씀 하신 게 정말 행복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그래서 나는 대학교 방학 때마다 한번씩 선생님을 만나 한참을 수다를 떨고 맛있는 것도 같이 먹고 함께 시간을 보냈다. 선생님과 함께 보낸 시간은 정말 소중하고 행복했다.
선생님이 아프시고 나서 나는 연락할 때마다 매번 선생님이 괜찮으신지, 치료과정 여쭤보기가 죄송했다. 선생님은 아픈 내색을 잘 하지 않으셨고 일상적인 이야기를 주고 받고 서로의 삶을 응원하는 대화를 나눴다. 그때 내가 선생님의 마음을 힘들 게 한 거 같아 ‘연락을 조금 덜 드릴 걸 그랬나’ 라는 후회가 올라온다. 선생님은 투병 중이신 데도 나에게 늘 잘 될 거라고 응원해주셨다. 정말 감사하다.
선생님에게 이제 더 이상 연락할 수 없는 현실이 참 암담하고 의지할 사람이 한 명도 없다는 게 너무나 힘들다. 나는 현재 가족과 함께 살고 있지만 거의 소통 없이 살고 있다. 그 흔한 대화조차 하지 않고 외식을 하거나 여행을 가지도 않는다. 모든 상황이 참 서럽고 슬프다. 선생님이 나에게 마지막으로 해주신 말이 떠오른다. “민지야 항상 포기하지 말고 자신을 사랑하고 행복하게 살아 민지야 고마워” 선생님의 마지막 문자 내용이다. 지금 현실이 너무나 힘들지만 선생님의 말씀처럼 포기 하지 않고 내 인생을 사랑하고 싶다.
글 내용에 이름은 가명을 사용하였습니다.
본 영상은 제가 진행하는 창작 워크숍 “지극히 사적인 애도의 시간” 결과물입니다.
애도 워크숍 참여자 모집합니다.
워크숍 비용은 무료입니다.
▶워크숍 내용
그리운 고인의 삶을 글과 영상으로 정리해보는 워크숍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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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식이 끝나고 뭘해야할지 모르겠는 분들
고인에 대해 너무나 간절하게 얘기 나누고 싶으신분들
고인의 사진을 하나하나 간직하고 정리하고 싶으신분들
상실의 대상이 너무 그리워서 뭔가 하고 싶으신분들
현재에 집중하지 못하고 과거에만 머물고 싶으신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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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리큘럼
1회차 : 고인의 사진들을 바탕으로 생전에 어떤 삶을 살았는지 알아봅니다.
2회차 : 1차 스크립트를 함께 수정하고 내용을 녹음합니다.
워크숍 결과물은 2주후에 공개합니다. (1회 수정 가능)
▶미엘라 소개
가족의 죽음을 겪고 멈춰버린 시간 속에서 계속 살아내기 위해 애쓰는 사람입니다. 글쓰기와 예술을 사랑하고 감정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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