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동대문 김사장 Aug 30. 2022

반복의 심화.

출판사 편집자와 대화 나누었다. 


'책을 좋아하시니까, 원없이 보고, 작가와도 만날 수 있으니 좋으시겠어요?'


편집자는, 보는 책은 많은데,  '끝까지' 읽는 책이 없다고 한다.  대학때 책을 다시 읽고 싶은데, 신서가 쏟아지다 보니 반복해서 읽을 엄두도 나지 않는다. 절대적으로 시간이 모자른 상황이라, 책은 발췌독하고, 영화는 1.5배속으로 본다. 그것도 모잘라, 유튜브 요약본으로 본다. 요즘은 대다수가 내가 만난 편집자처럼 콘텐츠를 소비한다. 남는 게 있을까?


콘텐츠의 바다에서는 바다를 정복하려는 야망을 버려야 한다. 일상을 충만하게 하는 것은, 많은 정보가 아니라, 반복의 심화다. 천천히 읽고, 반복해서 보기. 


하루키는 '카라마조프의 형제들'을 반복해서 읽고, 호크니도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평생 걸쳐서 읽었다. 이진경 작가는 해마다 '바네프의 만찬'을 반복해서 본다. 예전에 삼성이나 도요타의 인재상을 T자형 인재라고 했는데, 전문성과 함께 교양도 탄탄한 인재다. 콘텐츠 범람의 시대에도 T자형 전략이 필요하다. 내가 좋아하는 콘텐츠, 그리고 나머지.


잠깐 휴가 내서, 쇼생크 탈출을 한 번 더 봐야겠다. 앤디는 작은습관(small habit)으로 굴파기를 시작하고, 결국 20년만에 탈옥에 성공한다. 별꼴 다 당하다가, 한방에 인생역전, 내 인생 모토다. 


책으로는 조셉캠벨과 빌 모이어스의 대담집, '신화의 힘'을 다시 읽고 싶다. 요즘은 영문판과 일본어판을 쉽게 구할 수 있다. 일본 갔을 때, 일본어판을 미리 사두었다. 행복하다.


자산이 있다면 살아가는 데 든든한 마음이 든다. 주로 자산이라고 하면, 건물이나 아파트 같은 부동산, 주식만 생각한다. 인맥도 자산이고, 경험도 자산이다. 자기에게 맞는 자산을 쌓아가면 일상의 뿌리가 하나 더 생기는 셈이다. 힘들고, 지칠때면 그래도 나에게는 이게 있다 라며 스스로를 추스려 올릴 수 있는 자산. 


영화, 책, 음악 이런 콘텐츠는 나같은 내성적인 사람도 쉽게 쌓아갈 수 있는 자산이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