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수 방류에 관한 일본 언론의 아홉 가지 변명

그리고 그들의 대화

by 지지구보꾸

한국 정부의 시찰단을 취재하기 위해 후쿠시마에 다녀온 뒤 여기저기서 연락이 이어진다.

외무성에서 시작해 후쿠시마로, 시찰단이 돌아갈 때까지 연일 뉴스에 나왔으니 무언가 원하는 말을 들을 수 있으리라 생각했을 거다. 후쿠시마 현지로 곧 취재를 떠날 거라며 조언을 구하는 이들도 있다.

후쿠시마엔 2011년 겨울 현장 답사를 간 적이 있고, 2021년 도쿄에 온 이후 원전에 직접 들어갔다. 후쿠시마에 간 횟수가 벌써 적지 않다. 원전 주변 동네까지 점점 익숙해지고 있다.


요즘 후쿠시마 보도는 뜨겁다.

'일본 언론은 안 해도 우린 한다' 까진 아니지만 거의 그 수준이다.

정보 접근성만 확보된다면 그렇게 할 거다.


KakaoTalk_20230611_222142690.jpg 후쿠시마 원전 인근에서 한국 정부의 시찰단이 나타나기를 기다리는 취재진들

그에 비하면 일본 언론은 강 건너 불구경(하는 것처럼 보인다)이다. 담담한 팩트 전달이 대부분이다.

오염수 방류 문제는 사안의 중대성 때문에 그런 '객관적'인 자세가 더 두드러져 보인다.


일본 정부나 도쿄전력이 무언가를 밝히면 그때 보도한다.

심지어 발표가 있었는데도 보도를 하지 않을 때도 많다.

도쿄전력이 오염수 방류 시운전을 한다고 기자회견까지 했는데 대부분의 언론에 나오지 않았다.

이런 일은 한두 번이 아니다.

어쩌다 진보적인 성향의 도쿄신문 정도가 정부의 입장을 '거스르는' 팩트를 보도하지만 파급력도 없고 단발성에 그친다.


K10014095861_2306101919_0610192036_01_09.jpg 오염수 방류 구조도(NHK)

일본 언론의 이런 태도는 방관이라고 할 수 있을까, 아닐까?

일본 언론이 유독 객관성을 중시해서 그럴까?

내가 아는 그들은 아마도 담담히 전달만 하는 게 맞다고 여길 거다.


꼭 언론만 그런 것도 아니다.

그야말로 생존이 걸려 있는 어민들은 더 담담해 보인다.

공개석상에서 '반대 입장을 견지한다' 정도의 입장을 밝힐 뿐이다.

딱히 눈에 띄게 행동에 나서지도 않는다.

일본인들의 이런 기질 또한 모르는 바는 아니다. 일본 언론에 비판이 부족해 보이는 데는 이런 이유도 있다.


일본 언론은 왜 오염수 방류 계획을 (제대로) 비판하지 않을까?

1. 딱히 비판할 게 없다

2. 원래 비판을 잘 안 한다

3. 불편부당에 위배된다

4. 언론이 플레이어가 되어선 안 된다

5. 방류 안 하면 어쩔 건데? 도리가 없다

6. 집단주의

7. 내셔널리즘

8. 오카미에 대한 순응

9. 손타쿠

...


어민들은 계속 반대한다고 한다.

일본 정부는 곧 방류한다고 한다.

언론은 뉴스를 취사선택하며 얌전히 지켜본다.

늘 그렇듯 셋 사이에 딱히 논쟁이 벌어지진 않는다.


과연, 결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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