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살아갈까에 대한 상념
부쩍 포근해졌다. 일주일에 서너번 빨래를 하는데, 주말을 건너 뛰었더니 바구니 한 가득 쌓였네. 아차차, 안되겠다 싶어 세제 넣고 세탁기를 부웅~. 내가 좋아하는 다우니도 넣고 헹굼 탈수.
겨우내 작은방에 빨래를 널었는데, 제법 햇살이 비추니 옥상에 널어볼까 싶었다. 엘리베이터 없는 빌라 5층, 내 신혼집. 햇살이 잘 비추는 서울 귀퉁이 어느 곳. 가끔 비도 새는 이 집이 더 좋을 때는 빨래 널 때다. 뚜벅뚜벅 계단을 올라가서 탁탁 하고 빨래를 널고 나니, 뭔가 후련했다.
어제도, 그제도, 오늘도 어떻게 살아야 하나에 대한 상념에 빠졌는데, 빨래에 때가 지워지듯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그래도 아직 차마 다 빼지 못한 찌든 때가 있다. 내 삶에도, 내 옷에도.
바라는건, 잘 마르기를. 뽀송뽀송 잘 마르기를. 그리고 향긋해지기를. 우리 삶도 우리 옷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