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Inwook Feb 10. 2017

[부부의 연애] 좋은 것과 싫은 것

#부부 #연애 #결혼 # 사랑 #좋은것 #싫은것

잠버릇. 무심코 나오는 그게 사랑일거다.


난 새우같이 한방향을 보고 자는게 좋아.

그러면 뱃속 애기도 새우처럼 자겠지. 뭔가 귀여워.

근데 넌 마주보고 자는 걸 좋아하지.

꼭 껴안고 자야 한다고. 그럼 배부터 닿는데도.

네녀석은 내게 항상 팔베개를 해주고

요즘들어 새우처럼 잘 때는

새기술인 손깍지를 끼더라고. 안정감이 든다고.

그러다 보면 우리는 새벽내 뒤척뒤척

아주 재밌는 모습으로 왔다갔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싫어하는 것도 있어

마주 보면 너의 코골이가 넘 시끄러워,

네녀석은 아니라 하지만 숨 사이로 새어 나오는 입냄새도, 특히 대진이가 좋아하는 맥주랑 멸치 먹고 치카치카 약속 안지킨 날. 담배도 피면서,

그런 날은 나는 살그머니 거실에 나와 티비를 켜.

그리고 뜬눈으로 새거나 잠들지. 아무리 사랑해도 싫은 건 있으니까.


그럼 대진이는 잠귀가 어두워서 한참 잘 자다가 인욱이 사라졌다며 춥다 춥다 하고 나를 다시 침대로 끌어들이지. 그리고 출근 전까지 옆에 있어야 한다 말하지. 그럼 울며 겨자 먹기로 들어가곤 했지.


오늘 새벽에 잠이 깬 나는, 치카치카 약속을 지킨

네녀석이 이뻐서, 너의 방식으로 사랑을 표현해줬어.


새우처럼 잘 때는 내가 네녀석을 뒤에서 꼭 안고 두손 다 손깍지를 꼈고, 

마주볼 땐 팔베개도 해줬어. 잠꼬대에도 성심성의껏 대답해주고.

근데 잠귀가 어두운 너는 아마 몰랐을 거야.

그때는 5년동안 한결같이 해준 팔베개가 고마웠고, 마주보며 내 얼굴을 보고 쓰다듬어 줬을 네가 생각 났어. 그러니 코콜이도 안쓰럽고 미안하더라고.


그래서 싫은 것은 앞으로 치카치카 안하는 거랑 담배만 할게.

글구 팔베개는 내꺼가 더 푹신하니 자주 해주겠어.





작가의 이전글 [부부의 연애] 넌 내가 그렇게 좋니?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