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리뷰: '위대한 상인의 비밀'(오그 만디노 저)
아니 그럼 지난 20년 동안 이 비밀을 대체 얼마나 많은 사람이 알게됐단 말이야?
따끈따끈한 신간 광고에서 이 책을 발견하고 그 누구보다 이 '비밀'을 빨리 알고 싶은 마음에 단박에 책을 주문하고 받자마자 읽어내린 내가 책 말머리 역자의 말을 통해 이 책이 작년 12월에 다시 초판 발행되었지만, 사실 20년 전에 번역된 바 있다는 것을 알게되었을 때 든 생각이다.
그렇다면, 20년 간 이 비밀을 알게 된 사람들 중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부자가 되었을까?
다시 말해,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비밀'을 따라하면 우리는 부자가 될 수 있을까?
어떤 성공학 서적에서는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점은 매일 아침 일어나자마자 이부자리를 완벽히 정리하는 것'이라고 하고,
어떤 자기계발서에서는 '통계적으로 부자들의 88% 이상이 하루에 30분 이상을 비문학 서적 독서에 투자한다'고 한다.
이런 방식으로 '성공한 사람들', '부자들', '세계적 CEO들' 등 소위 엄청난 '성취'를 이루어 낸 사람들의 공통점을 분석하고 그 방법을 설파한 책은 넘쳐난다.
그렇다면, 이러한 우리와 같은 범인들이 그들의 공통적 습관과 성공가도를 달리게 된 구체적 방법들을 따라하고, 그대로 살면 과연 그들과 비슷한 '위대한 성취'를 하게 될 확률이 높아질까?
많은 자기계발서와 성공학 서적을 접했을 때 중요한 것은 물론 그 내용을 삶에 적용하는 '실천'일 것이다. 적용과 실천이 없다면 어떤 비법도 통찰도 빛을 발할 수 없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한 달 7Kg 감량 비법 식단'이나 '1억 모으기 로드맵'처럼 방법을 기계적으로 행동으로 옮겨 동일한 또는 그 이상의 결과를 얻어내는 것은 자연습럽다. 하지만 '위대한 성취를 이룬 사람들의 공통적 습관'을 무작정 따라해 그들과 유사한 또는 그를 뛰어 넘는 위대한 성취를 이루어낼 수 있다는 것은 어딘가 논리적 비약이 있다.
사실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적 습관'은 무작정 따라해야 할 대상이라기 보다는, 그 습관, 즉 해당 행위가 갖는 본질적 의미를 발견하는 것이 핵심이다.
다시 말해, 그 습관이 되어버린 그들의 '그 행동'들이 갖는 '본질'이 무엇이기에 그들을 결국 엄청난 성공으로 이끌었냐에 대해 통찰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매일 아침 일어나자마자 이부자리를 완벽히 정리한다'는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적 습관을 무조건 따라하면 나의 성공 가능성이 조금이나마 높아지겠지?라는 미심쩍은 기대를 하기 전에, 대체 그 습관이 되어버린 행위가 갖는 본질적인 의미가 무엇인지, 그게 무엇이길래 그런 행동을 습관으로 갖는 사람들이 대체로 높은 성취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매일 아침 가장 먼저 완벽하게 이부자리를 정리하는 습관' 뒤에 숨은 단서들을 한 번 살펴보자.
1. 완벽한 이부자리 정리에 시간을 쏟을 수 있을 만큼 여유있는 아침 시간을 갖는다는 의미이다. 출근 시간에 임박하도록 늦잠을 잔 사람에게는 각을 맞추어 이불을 정리하고 팽팽하게 잡아당겨 주름을 펴는 일이 가능하지 않을 테니 말이다.
2. 나에게 이런 꿀같은 휴식을 선사한 이 잠자리가 매우 소중하고 이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다는 의미이다. 그러니 불과 몇 시간이면 틀림없이 다시 흐뜨러질 이 공간을 '눈 뜨자마마자' '가장 먼저' '완벽하게' 단장할 수 있는 것이다.
3. 이렇게 5성급 호텔처럼 반듯이 정리된 깔끔한 잠자리에서 휴식을 취하기에 합당한 하루를 보낼 것이라는 확신을 갖는다는 의미이다.
4. 지극히 사소한 이부자리까지도 완벽히 통제하는 삶을 추구한다는 의미이다.
5. 따라서 이부자리보다 몇 배는 중요한 일, 사업, 재정 상태, 주변 환경, 인간 관계에서는 더 완벽한 정리와 통제를 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의미이다.
결국 '매일 완벽히 이부자리 정리하기'는 위에서 언급한 것들보다 훨씬 더 많고 심오한 '삶을 대하는 본질적 자세와 태도'가 담긴 함축적인 행위라 할 수 있다.
이처럼, 습관적 행위 뒤에 숨은 본질이 중요하다.
'매일 아침 이부자리를 정리한다'
'매일 일기를 쓴다'
'매일 30분 이상 운동한다'
'매일 30분 이상 비소설 서적을 읽는다'
'매일 명상한다'
와 같은 성공한 사람들이 갖는 공통적 습관에는 인간과, 삶과 부와 세상의 본질, 즉 '성공할 수 밖에 없는 세상의 비밀'이 숨겨져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여타의 성공학, 자기계발서와는 조금 다르게 이런 성공한 사람들의 구체적 행위가 아닌, 위대한 성취의 본질 10가지를 직접적으로 제시한다.
내가 지금껏 많은 성공학, 자기계발 관련 서적을 읽고 나서 철저히 느끼게 된 것은 '본질의 중요성'이다.
보통 사람들은 간과하는 그 것, '인간과 세상의 속성과 본질' 말이다.
결국 위대한 성취를 한 사람들의 공통적 습관이란 큰 성공을 가져다준 방법이 아니라, 그 습관이 되어버린 행위가 갖는 세상과 성공과 부의 본질을 그들이 꿰뚫어 보고, 체화해 삶에 적용했기에 결과적으로 나타난 실체에 불과하다.
근래에 꽤나 많은 자기계발서, 경제경영서를 접했지만, 이 책만큼 '본질'에 가닿아 있는 책은 드물었다.
분석, 통찰, 예측, 방법론 등이 자기계발서와 경제경영서의 기본 테크라면, 이 책은 철학서에 가까울 만큼 인간의 본성, 돈의 본질에 대해 이야기한다. 수 많은 사람들이 평생을 찾아 헤매지만 발견하지 못한, 그 너무나도 기본적이고 우스우리만치 사소한 그 '위대한 성취'의 비밀 10가지를 1번부터 10번까지 번호까지 매겨가며 읊조린다.
얼마 전 읽었던, 크게 성공한 부동산 투자가이자 사업가가 쓴 책에 이런 내용이 있었다. 작가의 한 지인이 이 책에 자신의 성공 비법을 다 털어놓아서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이 그걸 그대로 따라해 경쟁자가 많아지는게 두렵지 않냐고 물었을 때, 작가는 자신이 모든 성공의 방법을 다 알려주어도 자기 말대로 실천하는 사람은 결코 많지 않다는 걸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고 대답했다는 내용이다.
결국 성공의 비결이란 매우 단순하지만 그 단순한 진리를 알고, 믿고, 매일 반복적으로 삶에 적용시켜 비밀대로 살아가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그 '실천하는 사람'의 비율이 '위대한 성취를 한 사람'의 비율과 동일하기에 그 숫자가 0에 수렴하는 것일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