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나버틴 사람들을 우리는 고수라 부른다.
잊지 않기 위해 글을 쓴다. 고수들의 가르침은 늘 단순하다. 책상에 앉아 생각만 하지 말고 현장에 나가 부딪혀라. 진리다. 부딪힘과 동시에 저항이 오고 장애물이 나타난다. 더 심하면 고통이 오고 고뇌와 번뇌도 시시때때로 찾아온다. 그 순간 다 놓아 버리고 포기하고 싶어진다. 아니 늘 그래왔을 수도 있다. 이 나약함이 습관처럼 굳어지기 시작하면 부정적인 감정의 노예가 돼버린다. 안타깝다는 말로 다 표현 못 할 정도로 심각한 상태다.
다시 재정비하고 정신 차리면 도약의 기회가 있지만, 자포자기하고 회피하면 눈동자는 흐려지고 정신은 아주 점점 나약해진다. 세상이 두려워지고 생각도 작아진다.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지금 고수라고 불리는 이들도 모두 이런 경험이 있다는 것이다. 이런 나약한 순간이 있었지만 주저앉더라도 다시 일어났다는 게 핵심이다.
왜 그런 이야기 흔히 듣지 않는가. 크게 사업을 하다가 시대적 환경이나 여러 가지 변수로 하루아침에 수십억에 채무를 떠안고 나락으로 떨어진 사업가 이야기 말이다. 그런데 드라마는 여기에서 시작된다. 엄청난 채무를 감당해야 하지만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냉철한 정신과 강인함으로 다시 일어서는 괴물 같은 모습을 보여주는 사업가들 말이다. 나는 이런 경험이 사실 없기 때문에 얼마만큼의 고통과 번뇌가 있었는지 미루어 짐작만 할 뿐 생생하게는 모른다. 이런 지독한 과정을 겪어낸 용자들은 이 자체가 훈장이다. 그 후에 어떠한 비바람이 몰아치더라도 이겨낼 수 있는 내공이 쌓여있다.
내가 있는 자리가 최선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자꾸 남의 떡이 커 보이고, 남들이 일하는 방식이 세련돼 보인다. 마케팅에 현혹된 것이 아닌지 냉철한 점검이 필요한 순간이다. 정말 일하는 방식이 다를 수 있다. 그런데 그건 어디까지나 그 방법으로 성과를 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거처를 옮긴다는 것은 꽤 큰 리스크를 발생시키는 것이다. 그곳에서 적응하고 시행착오 겪고, 휘몰아치는 바람을 또 견뎌 내야 한다. 숙명이다.
또 그곳에서 포기하고 다른 곳을 기웃거릴 것인가. 뭐 한두 번 그러는 것이야 자신과 맞는 곳을 찾는다는 명분으로 이해할 수 있지만 반복이 되면 엉덩이가 가벼운 것이고, 내공을 쌓을 기회를 스스로 차버리는 꼴이다. 그뿐만 아니라 수개월 수년을 허비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나 역시 이와 같은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야기하는 것이니 믿어도 좋다.
고수들은 한 곳에서 존버한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라 생각한다. 한 곳에서 일을 해냈다는 것은 장인 정신이 있다는 것이고 이 바닥 몇 년째야 말할 수 있는 것은 상대로 하여금 아 이 사람 전문 가구나 미루어 짐작하게 하는 명함이 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잊지 않기 위해 글을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