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학사전을 검색해 보았다. AI 시대에 우리 인간이 흔히 하는 일에 대해 적절한 단어를 찾고 있었다. ‘누구의 생각을 그대로 옮겨 적는 사람’을 의미하는 단어로는 몇 가지가 있었다. 하지만 내 의도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단어들이었다. 대필가라는 단어는 맞지 않았고, 그렇다고 필사가는 문학에 가까운 의미라 배제했다. 그렇다면 속기사가 그나마 비슷하지만 엄연한 직업으로서의 위상도 있고 능력까지 겸비해야 하므로 합당하지 않았다.
나는 요즘 AI를 학습하는데 푹 빠져있다. AI를 배우며 느끼는 희열이 있지만 동시에 자괴감이 크게 다가오는 것도 사실이다. 내가 하려는 일을 너무도 쉽게 처리하는 능력에 놀라면서 허탈해하거니와, 나의 무능함이 새삼 두드러져 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최대한 고상한 느낌을 살려서 ‘사고 전달자’라는 합성어를 생각했다. 또는 어감은 좋지 않지만 ‘복붙 전문가 (복사하고 붙이기의 줄임말)’ 정도가 어떨까 싶다.
이미 많은 진화를 거듭해온 기계와의 경쟁 보다는 만능 비서처럼 잘 활용하리라는 선에서 패배 의식으로부터 벗어나려는 중이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그런 기분에서 쉽사리 빠져 나오지 못하는 것이 있다. 다른 것들은 그렇다 치더라도 AI 사용자로 하여금 이렇게 하는 것이 맞나 싶은 것이 있다.
며칠 전 티스토리를 개설하면서부터다. 네이버 블로그에는 나만의 공간으로 꾸준히 채워 나가고 있었다. 그런데 티스토리를 통해서는 상대적으로 네이버에 비해 노력을 많이 들이지 않고 꾸준히 글만 게시하면 연관 수익을 올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무슨 글을 올릴지 고민되는 사람을 위해서 도움을 주는 일정한 양식이 들어있는 프롬프트 체계를 알게 되었다.
조금의 수고만 들이면 티스토리에 올릴 글 한편이 뚝딱하고 작성되는 마법이 펼쳐졌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본인의 관심 분야가 아니거나 심지어 전문지식이 전혀 없어도 프롬프트에 한 줄의 명령어를 넣고 엔터를 누르면 완성된 글을 블로그 형식으로 작성해 준다. 사람들이 참으로 영리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과연 이게 맞는가 하는 의구심 역시 생겼다.
그래도 한번 시도해 보았다. 그 결과, 나는 원래부터가 해박한 국제 정치 평론가, 군사 전문가, IT 전문가 인 듯한 착각마저 들었다. 그것을 복사해서 붙이고 올리기만 하면 나의 모든 전문가 활동은 끝났다. 이미지도 생성해 주고, 태그도 제안해 주고 제일 혹하는 제목까지 추천해 주었다. 손가락 몇 번만 움직이면 완료되었다. AI가 생각한 아이디어를 단순히 전달하는 우리가 어쩌면 기계일지도 모른다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AI가 제공해 준 인간이라는 가면을 쓰고 화면 뒤에 숨어 있는 우리의 모습이었다. 기계가 인간을 지배한다는 소설과 영화가 머리를 스쳐 지나갔다. 가끔 SF 영화 속 내용이 머지않아 현실에서도 적용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러지 말라는 법도 없을 것 같다.
내용 파악도 하지 않고 이런 반복적인 활동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원천 기술이라는 말이 있다. 기초 학문이라는 말도 있다. 우리는 생각의 기초에 뿌리를 깊이 내리고 살 때 인간 본연의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AI는 분명 활용하기에 따라서 분명히 가치가 있는 기술적 소산이다. 가치란 그 의미를 퇴색시키지 않고 인간이 비로소 의미를 느낄 때 나타난다.
지배할 것인가, 지배를 당할 것인가. 각자의 몫이자 우리 전체의 몫이다. 적어도 나 자신과 후세에게는 부끄럽지 않게 살아가고 싶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깊이 생각하고 글쓰기를 스스로 이어 나가고 있다. 그럴 때 살아있음을 느낀다. 그게 진정 나다운 모습이니까.
(이 글은 AI 도움 없이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