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저 하늘이 내게 질문을 던졌다. 고개를 들어 자기를 쳐다볼 일이 얼마나 있었느냐고. 얼마나 자기를 볼 여유를 지니고 살았느냐고. 여유가 없는 줄만 알았는데 하늘을 쳐다보자 잠시나마 빈자리가 생겼다.
다들 거북이가 되려는지 스마트폰 속 세상만 보고 사는 일상이다. 하지만 오늘 만큼은 고개를 들자 동공이 커지고 입이 벌어졌다. 여유가 생기니 탄성을 질렀고 그 속에 낭만이 피어났다.
신기루로 착각했다. 하지만 몇 번을 다시 봐도 내 눈이 맞았다. 와이키키 해변에 나도 모르는 사이에 익숙한 브랜드의 아파트가 들어서 있었고, 나폴리 항구에도 느닷없이 한글 간판들로 즐비했다. 우리가 그렇게나 부러워하던 쾌청한 하늘도 모자라, 마치 그림동화 속에서나 봤음직한 구름떼가 시선을 사로 잡았다. 깨어나기 싫은 꿈결 같았다.
소나기가 훑고 지나간 자리엔 구름 꽃들이 몽글몽글 피어나 춤을 추었다. 다양한 자태를 솜사탕이라고만 하기엔 부족했다. 백합처럼 청초하기도 했고, 왕자를 태운 백마처럼 달리기도 했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문득 생각했다. “어찌 하늘이 이토록 재주가 많았던가.”
서둘러야 했지만, 운전대를 잡은 나는 동네를 빙빙 돌았다. 구름이 친구가 되어 따라오고 있었다. 오늘 하루만큼은 내가 잊고 살았던 여유를 하늘이 조용히 되돌려주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