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단, 아이 엄마인 것을 티 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뭔 개소리..?
브런치 작가가 된 지는 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이 핑계 저 핑계로 글을 쓰지 못했었다.
그러는 사이에 나는 두 아들의 엄마가 되었고,
말로만 들었던, 보기만 하였던,
워킹맘이라는 타이틀도 얻었다.
글을 다시 써야겠다.
생각한 것은 얼마 전 받은 이직 제안 때문이었다.
복직 6개월 차,
아는 사람의 아는 사람의 아는 사람을 통해
이력서를 한 번 내어 보라고 한다.
처음엔 이직 생각이 없다고 거절했다.
지금 회사는 육아 단축근무를 눈치 보지 않고 쓸 수 있고
(현재 주 30시간 일한다)
칼퇴에 워킹맘 친화적인 문화라 그럭저럭
애엄마가 다니기엔 꽤 괜찮은 회사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월급이 조금 아쉽고,
일이 재미없다는 것?
(뭐, 배부른 소리인가?ㅎㅎ)
아무튼 난 거절을 했는데 계속 한번 인터뷰나 보라고 한다.
어떤 조건을 제시하는지 들어나보라고 (귀 팔랑팔랑~)
이력서를 보내고 며칠 뒤, 인사 담당자에게 전화가 왔다.
우선 화상으로 1차 면접을 보자고 한다.
처음으로 보는 화상 면접에 화장도 하고,
나름 신경을 좀 썼다.
내 이력을 토대로 이런저런 질문이 오갔고,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그런데 아기가 있다고 하셨는데 아기 몇 개월이죠?"
"아, 네 현재 18개월입니다!"
3초간의 정적이 있었을까..
"아기가 많이 어리네요..아기는 그럼 누가 봐주나요?"
를 시작으로 내가 워킹맘으로서 워킹맘 같지 않은
퍼포먼스를 낼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융단폭격급 질문들이 쏟아졌다.
그 바람에 슬프게도 나는 내가 쌍둥이 엄마라는 사실은
입 밖에도 낼 수 없었다.
'쌍둥이를 키우고 있어요'라고 하면 바로 탈락!
할 것 같은, 아니 탈락이었을 것이다.
그래도 나의 경력과 이력이 꽤 매력(?)적이었는지
2차 대면 면접을 보고 싶다고 하셨다.
2차 면접은 임원진과의 면접인데 되도록이면
아이 엄마인 것을 티 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2차 면접에선 아이 엄마인 것을 굳이 말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것이 워킹맘이 마주하는 현실이다.
그 이야기를 듣자마자 '뭔 개소리야..'라고
속으로 생각했지만,
나의 입은
"아, 네네. 알겠습니다^^"였다.
다른 이유는 없지만, 큰 이유는..
지금 내 연봉의 20% 이상을 제안했기 때문이다.
난 자본주의에 찌든 사람이었...
그렇게 애엄마인걸 티 내면 안 되는(?)
2차 면접을 가게 되는데...
투비컨티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