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kimjeegoo Apr 14. 2023

스타트업 디자이너, 3달만에 앱 런칭한 사연

스타트업에서 하나의 서비스를 런칭, 아니 무인도를 탈출하는 방법

들어가며

처음 인사드리네요 안녕하세요, 외국인들에게 한국의 여행지를 소개하는 서비스부터 내국인들을 위해 멋진 공간을 소개하는 서비스까지, 여행 스타트업에서 프로덕트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는 김지구입니다 :)


성장하고 있는 스타트업에서 많은 고난과 역경을 겪고있지만 다양한 경험을 하며 많은 것을 배우고 있습니다. 이 경험들을 통해 느꼈던 점들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경험이라 쓰고 '실패 스토리'라고 읽는, 저의 글들이 기술적으로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솔직하게 쓴 스타트업 프로덕트 디자이너가 소통하는 법 그리고 배운 점(실패해도 굳건하게 다시 일어나는 법)들을 통해 이렇게 일하는 사람도 있구나 생각하며 동질감을 느낄 순 있을 것 같아요. 잘부탁드립니다!


1. 살아남기
2. 서비스 소개
3. 프로젝트 진행과정
4. 프로젝트 회고


CHAPTER 1 살아남기


제가 생각하는 스타트업의 가장 큰 장점이자 매력은 다양한 프로젝트를 빠르게 진행할 수 있다는 점과 하나의 프로젝트를 주도적으로 이끌어 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점에 매력을 느껴 스타트업에서 커리어를 시작하게 되었지만, 실제로 그 일이 생각보다 빠르게 일어났습니다

.


일상에 코로나라는 변수가 생기고 중국인을 타겟으로 하고 있는 기존 서비스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중국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교류가 끊긴 이 시기에 우리나라로 유입하는 여행객만을 소비자로 생각할 수 없다는 판단과 이미 보유한 외국인을 대상으로 할 수 있는 새로운 서비스를 ‘빠르게’ 진행해야 한다는 현실적인 이유로 인해 인바운드 시장 뿐만 아니라 꾸준히 고객들과 만날 수 있는 국내 서비스를 만들어야 한다는 새로운 목표가 생겼습니다.




CHAPTER 2 서비스 소개

ADAPKO 어댑코
[ CONNET WITH KOREA ]

어댑코는 '국내 유학생들을 위한 중고거래 사이트' 입니다.

한국과 연결해주다, 한국에 적응하다 라는 뜻을 가진 'ADAPKO'는 꽂으면 연결되는 어댑터와 코리아의 합성어로 한국인과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 유학생들을 연결해준다는 의미를 가집니다.


어댑코의 탄생은 마치 무인도에서 살아남기만큼 막막했습니다. 

우리는 톰행크스가 아닌데.. 코로나라는 무인도는 정말이지 아득 그 자체였고, 수많은 선택의 갈림길 속에서 생존만이 옳은 선택이고 의미였습니다.


그렇게 마음 뉘일 곳 하나 없을 때 만든 윌슨 하나가 바로 어댑코입니다. ✨


어댑코를 얘기하면서 빠트릴 수 없는 서비스가 있습니다.

바로 중국인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던 기존 韩国问我 한국원워 서비스 입니다. 


중국인들이 한국인들에게 질문을 하고 정보를 얻어가는 기존 서비스에서 가장 많이 올라왔던 질문은 한국 문화에 대한 질문과 한국 여행이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한국의 뷰티 문화 관련 질문은 주된 콘텐츠인 여행만큼이나 많이 올라왔습니다.


기존 서비스를 통해 알게된 사실과 더불어 국내 거주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인터뷰에서도 외국인들의 한국 거주에 대한 정보 갈증을 꾸준히 느끼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들이 공통으로 말했던 또 한가지는 언어장벽이었습니다. 한국에 대한 관심은 커졌지만 언어 장벽은 높았고, 우리가 할 수 있는 부분을 잘활용하면 그들의 갈증을 해소해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언어 장벽을 해소할 수 있는 유학생들을 위한 커뮤니티, 깊이 있는 소통으로 들어가기 전 학교별 중고 거래 커뮤니티를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Not fluent in Korean?
You can still buy & sell with our IN-APP TRANSLATOR!
Now ANYONE can buy & sell with ADAPKO.



어댑코를 만났을 때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핵심 문장입니다.

한국어가 유창하지 않아? 그럼 번역해!



여행을 좋아하지만 영어를 유창하게 하지 못하는 저는, 외국에서 당당하게 번역기를 사용합니다.

외국에서 당당하게 영어 사용하는 외국어 고등학교 출신, 무한도전의 길 아저씨와는 다르게 저는 조금이라도 단어가 왜곡된다 싶으면 번역기를 켭니다. 


한국에 사는 유학생들도 아무리 한국어를 잘해도 결국은 가장 편한 언어는 모국어일겁니다. 

언어에서 중요한 건 자신감이기 때문에 몸짓, 손짓, 발짓(?)으로 어떻게든 소통을 할 순 있겠지만 등산장비가 등신장비가 되는 아찔한 상황 속에서 매번 자신있게 사는 건 조금 피곤하기도 하겠죠.


어댑코는 한국어, 중국어, 영어 중 자신에게 가장 편한 언어를 설정할 수 있습니다. 

다른 언어로 올린 게시물도 자신이 설정한 가장 편한 언어로 바로 번역해주기 때문에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물건을 올려도 자신의 언어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서비스 출시할 때에도 가장 신경썼던 기능도 바로 '번역'기능. 또한 '한국 유학생'이라는 타겟층에게 맞게 자신이 거주하는 학교와 '호선'을 기준으로 쉽게 위치를 설정할 수도 있습니다.






CHAPTER 3 프로젝트 진행 과정


1. 레퍼런스 조사 : 국내, 외국 중고거래 서비스는 분석하고 레퍼런스를 찾아보며 어댑코에서 보여줄 수 있는 우선 순위 기능을 확정합니다.

2. 기획 문서 작성 : 확정한 기능 관련 기획 문서를 제작합니다.

3. 화면 와이어프레임 : 화면 와이어프레임과 이미지 작업&이미지 최적화 작업을 마칩니다. 남짓

4. 프로토타입 및 디자인 수정 : 프로토타입을 통해 피드백 받기를 수십번, 아니 수백번, 그렇게 파이널, 파이널, 진짜 파이널, 진짜진짜 파이널의 과정을 마무리하고 개발에 착수합니다.

5. 스토어 배포 준비 : 앱스토어와 플레이 스토어에 신규 서비스 어댑코를 등록합니다.





총 3달만에 서비스를 런칭하는 과정입니다. 개발을 진행한 1-2달을 제외하고는 약 1달만에 위의 작업들을 완료했는데요.. 사실 스타트업 쪼무래기 주제에 이런 순간들이 가능했던 이유는 어댑코 서비스를 통해 한국을 여행하는 여행객 뿐만 아니라 한국에 거주하는 유학생들에게도 편리한 한국 생활, 다시오고 싶은 한국을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아름다운 한국을 여행하는 외국인들을 위한 국내 여행 추천 서비스부터 한국을 살고 있는 유학생들을 위한 국내 생활 거래 서비스까지. 여전히 서비스를 통해 한국에서의 좋은 기억을 외국인들에게 심어주겠다는 회사의 비전은 정말 멋지지 않나요?







CHAPTER 4 프로젝트 회고


결과만 말한다면 어댑코는 현재 저와, 그리고 서비스에 함께한 몇명의 일원들의 핸드폰에만 깔려있는 유령 서비스가 되었습니다. 없어졌다는거죠!

그럼 쓸모도, 사용할수도 없는 무인도에서 나오지 못한 채.. 가슴 속에 묻힌 윌슨 얘기를 왜 하냐.


회사에서 보면 가슴 칠 얘기지만 그래도 재밌었습니다. 

절망 속에서 희망을 찾는 건 톰행크스 뿐 아닌 누구나 할 수 있는 거니까요. 그 과정 속에서 내가 잘한 부분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길 다시한번 다짐합니다.





앞으로

앞서 살짝 언급했듯이 지금 제가 속한 조직에서는 각 구성원들이 프로젝트의 시작부터 끝까지 권한을 갖고 일 합니다. 스타트업에서 일하면서 가장 무서(?)웠던 점도 이런 부분인데, 디자이너에게 기대되는 작은 권한부터 프로젝트의 지향점을 바꿀 수 있는 큰 권한까지, 저에게 있어 처음부터 끝까지 주도권을 가진 프로젝트는 졸업전시를 마지막으로 처음인 것 같습니다만 졸전은 내 작업이 잘되든 망하든 전부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책임이지만 회사의 책임감은 나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고민이 많았습니다. 


조금 과장해서 일의 성패는 나에게 달려있는 듯하고, 부정적인 결과에 대한 책임을 내가 감당할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도 끊이지 않습니다. 각자가 일을 하지않으면 프로세스는 돌아가지 않고, 그 누구도 이렇게 저렇게 언제까지 해와라 시키지 않습니다. 그저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 할일을 할뿐입니다.


하지만 가장 잘하는 방식인 긍정법을 다시 돌리며 이 일을 잘해내면 나의 커리어가 쌓이는 거라고 되뇌어봅니다. 그리고 함께 되뇌일 수 있는 제 생각에 공감하는 분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생각하니 막막하기만 하던 마음에 욕심이 생기고, 더 잘하고 싶고! 결과를 기대하고 싶어지네요.


당차게 말했지만 솔직한 마음으로 여전히 불안합니다. 

회사가 사라질 수도 있다는 고민을 해 본 사람들이 느낄 수 있는 이 마음... 아시나요,, 아시냐구요!



부정적인 결과에 대한 책임감도, 함께 배우면서 프로덕트 디자이너는 그렇게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는.. 전설적인 얘기..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꾸벅, 두번 꾸벅)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