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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제주 Sep 24. 2024

느리게 가도 괜찮아

너와 산책할 때마다 엄마는 새로운 시선을 배우곤 한단다. 그날도 우리가 공원에 나갔지. 엄마는 네 손을 잡고 목적지에 빨리 가고 싶었지만, 너는 자꾸 멈춰서 작은 돌멩이와 나뭇잎에 관심을 보였어. 네가 멈추는 그 순간들마다 엄마는 처음엔 조금 조급했단다. '이렇게 가다간 언제 도착하지?'라는 생각이 들었거든. 그런데 네가 손끝으로 나뭇잎을 만지작거리며 해맑게 웃을 때, 엄마는 깨달았어. '아, 이게 바로 우리가 놓치고 있었던 행복이구나' 하고 말이야.

우리는 흔히 더 빨리, 더 많이 이루어야 한다고 생각해. 엄마도 네가 태어나기 전까지는 항상 바쁘게 살았단다. 더 많은 일을 해야 하고,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서둘러야만 한다고 믿었어. 그런데 네가 천천히 걸으며 작은 것들을 즐기는 모습을 보면서, 엄마는 마음을 조금씩 느긋하게 가지기 시작했단다.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빠르게 도달하는 것이 아니라, 그 여정 속에서 무엇을 보고 느끼느냐가 더 소중하다는 걸 너를 통해 배웠거든.


엄마도 어렸을 때는 항상 서두르며 살았어. 성적을 올려야 했고, 빨리 성공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았지. 그런데 그렇게 급하게 달리다 보니 정작 중요한 것들은 놓치고 말았단다. 그때는 왜 그렇게 달려가야 했는지조차 모를 때가 많았어. 이제 엄마는 너와 함께하면서, 인생이란 천천히 걸으며 주변을 둘러보는 게 더 행복한 여정이라는 걸 배우고 있단다.




삶은 빨리 달려가야 하는 경주가 아니란다. 때로는 네가 원하는 대로 천천히 걸어도 괜찮아. 네가 멈춰서 바라보는 작은 돌멩이와 나뭇잎이 네게 얼마나 많은 기쁨을 주는지, 엄마도 그 속에서 함께 행복을 느낀단다. 네가 느리게 가는 그 걸음 속에서, 삶의 아름다움이 더 많이 보일 거야.


엄마는 네가 천천히, 너의 속도로 인생을 살아가길 바라. 남들과 비교할 필요도 없고, 급하게 서두를 필요도 없단다. 네가 천천히 걸으며 그 속에서 무언가를 느끼고 발견하는 순간들이 너에게 더 큰 기쁨을 줄 거야. 그리고 엄마는 그 모든 순간을 너와 함께 느끼며, 너의 여정을 지켜볼 거란다.


사랑을 담아,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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