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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제니 Dec 08. 2024

혼자도 행복하다

요즘 나에게 행복은 아주 단순한 순간에서 온다. 스케치북을 펼쳐 연필 한 자루를 손에 쥐고 앉는 시간, 내가 좋아하는 노래가 잔잔히 흘러나오는 공간, 그리고 나 혼자 그림을 그리는 순간들. 그때만큼은 아무도 나를 방해하지 않는다. 누군가에게 보이기 위해 그리는 것도 아니고, 완벽한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압박도 없다. 그저 손이 가는 대로, 마음이 느끼는 대로 선을 긋는다. 그 자유로움 속에서 나는 충분히 행복하다.

혼자 그림을 그리며 깨달았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건 누군가와 함께하지 않아도 좋다는 것을. 오히려 혼자일 때 더 깊이 몰입할 수 있고, 더 많은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림을 그리다 보면 어릴 적 미술 시간에 느꼈던 설렘이 떠오르기도 하고, 지금의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법을 배우기도 한다.

혼자서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건 내게 작은 혁명이었다. 누군가의 시선에 흔들리지 않고, 내가 나로서 충분하다고 여기는 그 순간이 진정한 독립이었다. 그림은 내게 이런 깨달음을 선물했다. 그리는 동안엔 내가 나를 위로하고, 나를 응원해 주는 감정이 솟아난다. 선 하나, 색감 하나에 내 기분이 담긴다. 그림 속에 담긴 나 자신을 바라볼 때, 나는 내 삶의 중심에 내가 있다는 것을 실감한다.

사람들은 종종 혼자서 무언가를 하는 건 외로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혼자만의 시간은 내 마음을 깊이 들여다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다. 독립된 사람으로서 행복을 누리는 법은 거창하지 않다. 내가 좋아하는 것에 몰두하고,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드는 것, 그것으로 충분하다.

그림은 나에게 그 시간을 만들어주었다. 혼자여도 좋다. 아니, 혼자이기에 더 좋다. 아무도 평가하지 않고, 그저 내가 좋아하는 것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자유가 있다. 나 혼자의 행복은 그 어떤 순간보다도 온전히 나를 채워준다.

혼자 행복해지는 방법은 누구에게나 다를 것이다. 어떤 이는 책을 읽으며, 또 어떤 이는 자연을 걷는 시간 속에서 그 방법을 찾을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건, 나 자신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스스로를 채우고 만족하는 법을 알 때, 비로소 우리는 온전한 행복을 느낄 수 있다.

그림을 그리며 알았다. 혼자서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그 마음이 단단해질 때, 다른 사람과 함께할 때의 행복도 더 커진다. 그러니 한 번 시도해 보길 바란다. 당신만의 방식을 찾고, 그 시간을 즐겨보라. 혼자인 당신도 충분히 소중하고, 혼자인 순간에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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