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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제니 Dec 08. 2024

어느 날 문득 낯선 얼굴

하루를 살아내는 일이 어느새 습관이 되어버린 시점이 있습니다아이들은 자라 집을 떠나거나 제 자리를 찾아가고한때는 인생의 전부처럼 느껴졌던 가족을 돌보는 일도 이제 익숙하고 당연하게 여겨지죠그러다 보니 나 자신은 어디에 있는지진짜 내 마음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혼란스러울 때가 있습니다아침에 눈을 뜨고 밥을 차리고집안일을 하고또다시 반복되는 하루가 끝나면문득 이런 생각이 스치곤 합니다

*‘나는 무엇을 위해 이렇게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 걸까?’* 

저도 그랬습니다세월이 지나면서 손에 익은 일상은 더 이상 흥미롭지 않았고나를 기쁘게 했던 일들이 점점 흐릿해졌습니다행복은 마치 특별한 무언가에서만 찾아야 할 것처럼 느껴졌고그러다 보니 지금 눈앞에 있는 삶의 모습이 단조롭게 느껴졌던 순간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조금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기 시작했을 때제 삶은 놀랍도록 달라졌습니다행복은 결코 멀리 있지 않았습니다아침 공기 속에 스며든 햇살따뜻한 차 한 잔의 여유드로잉 북 위에 사각거리는 연필 소리… 이런 작은 순간들이 모여 나를 살아가게 했다는 것을 깨달았죠.

가끔은 글보다 그림이 더 큰 위로가 될 때가 있습니다붓끝에서 스며든 색감간결한 선으로 그려낸 일상 속 풍경은 마음속에 잔잔한 울림을 남기며 특별한 감정을 불러일으키죠제가 이 책을 그림과 함께 엮게 된 이유도 바로 거기에 있습니다.  

이 책은 여러분이 이미 알고 있는 평범한 일상을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게 하기 위한 작은 창문과도 같습니다골목길에 놓인 화분따뜻한 커피 한 잔창밖으로 보이는 가로수처럼 우리가 쉽게 지나치는 장면들을 한 장 한 장 그림으로 담아냈습니다어반 스케치와 일상 드로잉으로 표현된 이 순간들이바쁘게 돌아가는 일상 속에서도 숨을 고르고 마음을 쉬게 하는 작은 쉼표가 되길 바랍니다

지금부터 우리함께 걸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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